수선화에게 수선화에게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 Says/Poems 2018.05.16
벗에게 부탁함/정호승 벗이여 이제 나를 욕하더라도 올 봄에는 저 새 같은 놈 저 나무 같은 놈이라고 욕을 해다오. 봄비가 내리고 먼 산에 진달래가 만발하면 벗이여 이제 나를 욕하더라도 저 꽃 같은 놈 저 봄비 같은 놈이라고 욕을 해다오. 나는 때때로 잎보다 먼저 피어나는 꽃 같은 놈이 되고 싶다. /정호승 .. Says/Poems 2018.05.16
시를 처음 쓰는 친구에게/임헌부 1. 시는 칭찬받기 위해 쓰지 마라. 어떤 시가 되었든 간에 대중매체에 발표되고 타인에게 공유되는 순간, 도마 위에 놓인 고기라고 생각하라. 발표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것이다. 오히려 두렵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 누가 어떤 말을 해도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지 않으면 붓을 꺾어라. .. Says/Poems 2018.03.29
꿈꾸며 사는 세상/나태주 가보지 못한 골목들을 그리워 하면서 산다. 알지 못한 꽃밭, 꽃밭의 예쁜 꽃들을 꿈꾸면서 산다. 세상 어디엔가 우리가 아직 가보지 못한 골목길과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던 꽃밭이 숨어 있다는 것은 그것 만으로도 얼마나 희망적인 일이겠니!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 산다.. Says/Poems 2017.03.15
봄의 향연 땅속 깊이 개구리가 기지개를 켜면 봄은 반가운 손님처럼 나를 찾아온다. 꽃을 시샘하는 추위가 심술을 부려도 봄은 가뿐하게 징검다리를 건너온다. 버들강아지 환히 웃고 냇물은 졸졸졸 춤을 추고 냉이 향기 밥상에 오르면 나는 온몸으로 봄을 맞이한다. 이제 산과 들에 연분홍 진달래가.. Says/Poems 2017.03.14
빈자리/나태주 누군가 아름답게 비워둔 자리 누군가 깨끗하게 남겨둔 자리 그 자리에 앉을 때 나도 향기가 되고 고운 새소리 되고 꽃이 됩니다. 나도 누군가에게 아름답고 깨끗하게 비워둔 자리이고 싶습니다. - 나태주 - ✨지금 할 일과 나중에 할 일 "봄 날의 예약표가 스물하고 여덟 장이나 새로 나왔.. Says/Poems 2017.02.06
사랑만큼 아름다운 이별/김별 이미 떠난 것들을 아직 보내지 못하고 살았네 그리워하고 아파하며 살았네 그러나 이제 보내야 할 것들을 계절을 알고 떠나는 철새처럼 모두 놓아 주어야 하리. 차마 놓을 수 없던 그 얼굴, 그 마음, 그 약속, 영원으로 이어지던 그 순간들을 저문 강둑에 앉아 꽃잎처럼 강물에 띄워 보내.. Says/Poems 2016.11.06
11월/나태주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 버렸고 버리기에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 어디선가 서리 맞은 어린 장미 한 송이 피를 문 입술로 이쪽을 보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낮이 조금 더 짧아졌습니다. 더욱 그대를 사랑해야겠습니다. - 나태주 사랑시집에서 - Says/Poems 2016.11.06
말과 침묵/이해인 말을 전혀 안 해도 따스한 사람의 향기가 전해지는 사람이 있고 사람이 말을 많이 해도 사람과는 거리가 먼 냉랭함이 전해지는 사람이 있지. 말과 침묵이 균형을 이루려면 얼마나 오래 덕을 닦아야 할지. 침묵을 잘 지킨다고 너무 빨리 감탄할 일도 아닌 것 같아 판단은 보류하고 그냥 깊.. Says/Poems 2016.11.02
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이해인 - 이해인 하늘이 맑으니 바람도 맑고 내 마음도 맑습니다 오랜 세월 사랑으로 잘 읽은 그대의 목소리가 노래로 펼쳐지고 들꽃으로 피어나는 가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물들어 떨어질 때마다 그대를 향한 나의 그리움도 한 잎 두 잎 익어서 떨어집니다 사랑하는 이여 내 마음의 가을 숲으.. Says/Poems 2016.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