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교정에 들어선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이별 앞에 섰습니다 체온을 나누어 주고 교문을 나서려니 까닭 없이 눈물까지 납니다 기억조차 할 수 없는 수많은 추억을 덮으며 지친 내 영혼을 눕혀 보려 해도 스쳐가는 얼굴들을 몰래 불러 보니 허공의 메아리뿐이긴 해도 떠나보낸 후 새 길손 맞는 객사주인처럼 빈자리 채워줄 또 다른 낯선 만남이 기다린다 해도 석별은 아쉽기만 합니다 오늘도 입학식 그날처럼 교정에는 꽃이 가득 피었습니다 정든 제자들과 헤어진 졸업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