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ys/Poems

사랑만큼 아름다운 이별/김별

Peter Hong 2016. 11. 6. 12:02

이미 떠난 것들을

아직 보내지 못하고 살았네

그리워하고 아파하며 살았네

 

그러나 이제 보내야 할 것들을

계절을 알고 떠나는 철새처럼

모두 놓아 주어야 하리.

 

차마 놓을 수 없던 그 얼굴, 그 마음, 그 약속,

영원으로 이어지던 그 순간들을

 

저문 강둑에 앉아

꽃잎처럼 강물에 띄워 보내야 하리.

 

펄펄 떨어지는 눈발 속에

발자국을 찍으며 떠나는

다시 올 수 없는 것들에게서

마른 눈물을 거두어야 하리.

 

아무리 향기롭고 눈부셨다 해도

꽃은 지는 순간이 가장 아름다운 것

죽을 만큼 아팠어도

사랑했다면

이별은 사랑만큼 아름다워야 하리.

 

아 그렇건만

나 아직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았네.

 

다시 펄펄 눈이 내리네.

 

- 김별 -

 

'Says > Poem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의 향연  (0) 2017.03.14
빈자리/나태주  (0) 2017.02.06
11월/나태주  (0) 2016.11.06
말과 침묵/이해인  (0) 2016.11.02
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이해인  (0) 2016.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