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U(Chinese Language)/현대중국입문

11. 광대한 중국은 어떻게 통치되는가

Peter Hong 2015. 5. 25. 23:32

11. 광대한 중국은 어떻게 통치되는가

 

<강의내용 정리>

1. 중국은 34개(타이완을 제외하면 33개)의 급 행정구역으로 편제되어 있다. 여기에는 省, 直辖市(베이징, 상하이, 톈진, 충칭), 소수민족自治区(5개), 특별행정구(홍콩, 마카오)가 포함된다. 강의록(PPT) 자료의 지도를 참고하여, 수업시간에 여러 번 언급된 몇몇 성들의 명칭과 위치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동북3성, 산둥성, 장쑤성, 저장성, 푸젠성, 광둥성, 윈난성, 칭하이, 쓰촨성, 시짱(티베트), 신장(위구르) 등.

 

2. 지방행정체계는 상급에서 하급단위 순으로 성(省)급 → 지(地)급[地区급] → 현(县)급 → 향진(乡镇)급으로 위계화 되어 있다. 대부분의 성 명칭과 경계는 명청 시대를 거치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하급단위의 그것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역사가 오래된 편이다. 각 성들 간의 면적 및 인구 면에서 많은 차이가 있어서 행정관리체계가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있으나 성급 행정구역에 대해서는 쉽게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지급 단위는 성, 현과 같은 전통적인 행정단위와 달리 상대적으로 최근에 생겨난 행정단위이다. 성 아래에 백 개 이상의 많은 현들이 있다 보니 현급 행정단위에 대한 관리가 어려워 지급 단위를 신설해오고 있다. 이러한 행정체계가 효율적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논란이 있으며, 하층의 행정 단위는 개편이 잦은 편이다.

 

3. 분열과 통일을 반복해온 중국 역사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중앙-지방 관계는 국가의 통일 및 통합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2-3강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중화민국이라는 통일 국가가 존재했던 1910-20년대만 해도 중앙정부의 통제력이 약하고 여러 지방에 군벌들이 난립하여 실질적으로는 분열된 상태나 다름이 없었다.

 

4. 1949년에 수립된 중화인민공화국은 중국 역사상 가장 중앙집권적인 국가 중의 하나이다. 이는 한편으로는 마오쩌둥의 영향력이 강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사회주의 중국의 계획경제체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국적인 차원에서 계획경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거대한 관료체계가 필요했는데, 수직적 차원의 명령체계가 지역 차원에서의 수평적 통합체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발달된 모습을 보였다.

 

5. 개혁개방 이후 중앙-지방 관계에도 변화가 생겨났다. 중앙정부가 담당했던 경제계획의 기능이 대폭 축소되고 시장 원리가 확산되면서 중앙정부의 영향력이 축소되었다. 각 지역실정에 맞는 개혁개방을 실행한다는 원칙하에 지방정부의 권한이 강화됨과 동시에 재정적 책임도 커졌다. 개혁개방 부작용의 하나인 지역 간 불평등은 지방정부들 간에도 나타났다. 경제가 발전한 지역과 그렇지 못한 지방정부 간의 재정적 차이가 뚜렷해진 것이다. 이와 동시에 중앙의 재정적 통제력도 약화되었다.

 

6. 지방정부간 재정 격차를 해소하고 중앙정부의 재정적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1994년에 분세제 개혁이 실시되었다. 분세제 개혁의 핵심은 각종 세금의 종류에 따라 중앙과 지방정부의 수입원을 구분한 것이다. 이 개혁을 통해 중앙정부는 부가가치세의 75%, 개인 및 기업 소득세의 60%, 관세 등을 수입원으로 확보하게 되었으며, 부가가치세는 중앙정부의 가장 큰 세수항목을 이루고 있다. 분세제 개혁 결과 중앙정부의 재정상황은 급속히 호전되기 시작했다. 중앙정부는 늘어난 세수 중 일부를 다시 경제발전이 더딘 지방에 보조금(재정이전) 형태로 지원함으로써 지역 간 재정 불균형상태를 조정해오고 있다. 분세제 개혁으로 재정수입원이 줄어들거나 만성적인 재정 적자 상태에 있는 지방정부는 부족한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여러 형태의 지방성 조세를 신설하거나 농민들의 토지를 반강제로 수용하여 부동산을 개발함으로써 충당해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 농촌 사회를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7. 중화인민공화국의 대외정책은 약 10년을 단위로 크고 작은 변화를 겪어왔다. 건국 직후 몇 년간 유지되었던 소련과의 밀월관계는 1950년대 후반 사실상 끝났다. 제4-5강에서 살펴본 대약진운동 등의 모험적인 정책은 소련과의 관계가 악화된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 1969년 소련과의 국경분쟁으로 중소관계가 악화되자 소련을 견제하고자 했던 중국과 미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시작했다. 1970년대 초반 닉슨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중국은 다시 조심스럽게 세계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중화민국(타이완)을 대신하여 UN에 복귀했고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의 지위를 확보했다. 개혁개방 직후인 1980년대에는 조심스럽게, 그리고 남순강화 이후의 1990년대에는 보다 과감하게 세계무대에서 자리를 넓혀갔다. 천안문사건으로 인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에는 국제사회에서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8. 완전한 묘사가 아닐 수도 있지만,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각 정권별 대외정책의 특성을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사자성어로 표현할 수 있다.

(1) 덩샤오핑 시대[1978-1992]의 도광양회(韬光养晦):‘빛을 감추고 약점을 보강하면서 힘을 기른다’는 의미이다. 개혁개방 이후 경제발전과 현대화라는 최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평화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었게 때문에, 밖으로는 미국, 유럽 및 일본 등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고 안으로는 경제건설에 주력했다는 점에서이다.

(2) 장쩌민 시대[1992-2002]의 유소작위(有所作为):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행한다’는 의미이다. 1991년 12월 소련이 해체되면서 냉전 상태가 종식되자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급속히 커졌다. 이 시기는 또한 천안문사건 및 신장, 티베트 문제 등으로 인해 중국의 인권과 민주화 문제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적 여론의 비판의 대상이 된 시기였다. 이에 대해 중국은 이 문제들과 관련된 직접적인 마찰은 피하면서 제3세계 국가들에 대한 지원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조금씩 영향력을 넓혀갔다.

(3) 후진타오 시대[2002-2012]의 화평굴기(和平崛起): ‘평화롭게 떨쳐 일어선다’는 의미이다. 그간의 경제성장의 성과를 토대로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위상이 급속하게 높아진 시기이다. 그러나 실업, 빈부격차, 지역간 불평등과 같은 내부 문제가 첨예화되기도 했다. 이에 후진타오 정부는 유교 등 전통사상을 바탕으로 ‘화합’(和谐)을 강조했으며, 이러한 방침을 대외정책에도 적용했다. ‘중국위협론’이 거세짐에 따라 ‘화평굴기’ 대신에 화평발전(和平发展)이라는 용어로 전환했으며, 특히 자원외교 분야에서 눈부신 성과를 이루어 냈다.

(4) 시진핑 시대[2012-현재]의 대국굴기(大国崛起): ‘강대국으로 우뚝 일어선다’는 의미이다. 이미 미국과 함께 세계 양대 강국으로서의 위상이 확립되었으며, 경제를 넘어 정치와 군사 강국으로서 발전하고 있다. 시진핑 집권 초기 동아시아의 불안정한 정세로 인해 중국의 정치 및 군사대국화 움직임이 오히려 탄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보충연습문제>

1. 다음 지방행정 단위들 중 위계관계의 측면에서 위에서 세 번째에 해당하는 것은

① 자치구(自治区) ② 현(县) ③ 진(镇) ④ 지구(地区)

 

2. 분세제 개혁 이후 중앙정부의 재정수입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① 부가가치세 ② 기업소득세 ③ 수출입 관세 ④ 영업세

 

3. 중국의 중앙-지방 관계에 관한 설명으로 적합하지 않은 것은

① 분세제 개혁 이후 중앙은 재정상황이 열악한 지방정부에 보조금을 주고 있다.

② 개혁개방 이후 기존의 성급 행정단위에 대해서는 대규모의 개편이 없었다.

③ 1949-1978년 기간에는 지방의 수평적 통합체계가 중앙-지방의 수직적 체계보다 강했다.

④ 1920년대에도 중앙의 통제력이 약해서 중국이 실질적으로 분열된 적이 있다.

 

4. 각 정권별 최고실권자와 대외정책의 특징을 나타내는 사자성어를 알맞게 짝지은 것은

① 후진타오 —유소작위 ② 장쩌민 —대국굴기

③ 덩샤오핑 —도광양회 ④ 시진핑 —화평굴기

 

5. 중국의 대외정책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근대 이전 중국 대외정책은 중화사상에 기반하였으며, 화이사상과 천하사상에 의해 지탱되었다.

② 신중국 수립 초기에 친소련, 반제국주의 노선을 취했으나, 50년대 말-70년대 초에는 소련과의 대립 등으로 외교적 고립에 처하기도 했다.

③ 1970년대 초 미국과 관계개선을 시도했으며 점차 대외관계에 유연한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④ 최근 중국은 차세대 세계 최강대국임을 내세우면서 힘 일변도의 대외정책을 취하고 있으며, 주변국과의 협력에 의한 평화로운 문제해결 방식보다는 군사적 해결에 주력하고 있다.

 

6. 1990년대 중반 조세 종류에 따라 중앙-지방의 수입원을 구분하여 현재 중국의 조세제도의 틀을 확립한 개혁은 무엇인가

① 분세제(分稅制) 개혁 ② 조조(條條)·괴괴(塊塊) 개혁

③ 승포제(承包制) 개혁 ④ 호구제(戶口制) 개혁

 

(정답) 1② 2① 3③ 4③ 5④ 6①

해설 5 : ④ 최근 중국의 대외정책 평가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다. 과거 전통적인 중화사상의 부활로부터 정치경제적 실력에 맞는 대국외교까지 많은 평가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차세대 세계 최강대국임을 내세우기보다는 여전히 제3세계의 대변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하며, 중국 주도의 지역질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힘 일변도 보다는 주변국과의 협력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해설 6 : ① 개혁개방 이후 중앙의 재정통제력이 전반적으로 약화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4년 중국은 분세제 개혁을 통해서 중앙-지방의 세원과 재정을 구분하였다.

 

<요약>

 

1. 중국의 행정구역은 중앙, 성급, 지(구)급, 현급, 향진급 단위로 편제되어 있다. 성-현-향의 행정구역은 명·청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역사가 비교적 오래된 편이며, 지(구)급은 개혁개방 이후 지방행정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설치된 것이다. 공산당, 전국인대, 행정부(국무원)와 같은 주요 당-국가 기관은 각 지방행정단위마다 지부 또는 하위조직을 두고 있다.

2. 중앙과 지방의 역학관계는 각 시기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변해왔다. 계획경제 시기에는 중앙의 영향력이 훨씬 컸으며 관료체계에서도 수직적인 명령계통이 발달했다. 개혁개방 이후 계획의 중요성이 약화됨에 따라 중앙의 권한과 책임의 많은 부분이 지방정부로 이양되고 지방정부의 역할이 증대되었다. 1994년 분세제 개혁 이후 중앙의 재정 상황은 호전된 반면 지방의 재정 부담이 가중되었는데, 지방정부가 부족한 재원을 충당하는 과정에서 지방 인민들과 농민들에게 많은 부담이 전가되었다.

3. 신중국 수립 이후 중국의 외교 정책은 약 10년 단위로 변화를 겪어왔다. 특히 개혁개방 이후에는 각 정권별 대외정책이 상당히 뚜렷한 차이를 지니면서도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을 점진적으로 강화해오고 있다는 일정한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 경제발전과 현대화가 최대 당면 목표였던 덩샤오핑 시기 도광양회(韬光养晦), 국제사회에서 조심스레 발언권을 확대했던 장쩌민 시기 유소작위(有所作为), 급성장한 경제를 바탕으로 힘의 외교를 추진하기 시작했던 후진타오 시기 화평굴기(和平崛起), 그리고 G2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본격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한 시진핑 시기 대국굴기(大国崛起)와 같은 성어로 대외정책의 변화를 정리해볼 수 있다.

<주요용어>

 

1. 지구(地區)

중국의 지방행정 편제의 한 층위로, 성(省) 바로 아래에 해당된다. 중국의 행정체계는 위로부터 중앙, 성·시·자치구, 지구(地區), 현(縣), 향진(鄕鎭)으로 편제되어 있는데, 조직의 위계서열의 측면에서 볼 때, 성급은 한국의 광역자치단체(도, 특별·광역시), 현은 기초자치단체(시, 군, 구), 향진은 읍면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성급과 현급 사이에 지구급을 편제한 이유는 상당수 성들의 면적과 인구규모가 너무 커서 그 하부의 수많은 현급 행정단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흔히 지구급을 줄여 ‘지급’으로 쓰기도 하는데, 이 행정단위를 유지하는 것이 효율적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2. 조조(條條)·괴괴(塊塊)

계획경제 시기에 특정 부서의 중앙-지방간 수직적 네트워크와 특정 지역 내 다양한 부서간의 통합을 가리킬 때 쓰이던 용어이다. 조조는 비슷한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들이 수직적으로 결합된 양상[예를 들어, 교육부-교육국-교육과]을 가리키는 용어로 흔히 계통(系統)으로도 불렸으며, 괴괴는 한 지역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분야를 담당하는 다양한 기관들이 통합된 양상[예를 들어, 칭다오 시의 경제, 건설, 교통, 교육, 복지 등의 담당 부서들이 시정부를 중심으로 통합된 것]을 가리키던 용어이다. 계획경제 시기에는 조조가, 개혁개방 이후에는 괴괴가 상대적으로 중시되었다.

 

3. 분세제(分稅制)

각종 세수(稅收) 자원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분담하여 관리하는 제도로서, 1994년 흔히 금세공정(金稅工程)이라 불리는 조세제도 개혁의 결과로 확립되었다. 지방정부가 모든 세금을 걷어서 중앙에 상납하던 이전의 방식과 달리, 중앙과 지방 정부의 세수입원을 항목별로 구분하고 각각 징수하여 각자의 재정수입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분세제가 실행된 이후, 중앙의 재정이 대폭 확충된 반면 지방 재정은 대폭 감소됨에 따라 지방정부는 ‘재정이전’이라 불리는 중앙정부의 교부금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4. 도광양회(韬光养晦)

‘칼날의 빛을 칼집에 감추고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른다’는 뜻의 성어로, <삼국지>에서 조조가 유비의 위인됨을 살펴보기 위해 방문했을 때 일부러 자신을 낮추고 어리석게 보이도록 하여 조조의 경계심을 풀게 하고 때를 기다렸다는 데서 비롯되었다. 오늘날에는 덩샤오핑 시대의 대외전략을 언급할 때 자주 사용되는데, 덩은 대외적으로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고 내부적으로 국력을 발전시키는 것을 외교정책의 기본으로 삼았다. 이는 당시 서구 열강들에 대항할 만한 국력을 갖추지 못한 중국에게 매우 현실적인 전략이었으며, 이후 고도의 경제성장을 통해 세계적인 강국의 반열에 오르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11. 광대한 중국은 어떻게 통치되는가.hwp

11. 광대한 중국은 어떻게 통치되는가.hwp
0.03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