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ys/실개천에 비친 마음

졸업식

Peter Hong 2023. 7. 4. 00:43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교정에 들어선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이별 앞에 섰습니다

 

체온을 나누어 주고

교문을 나서려니

까닭 없이 눈물까지 납니다

 

기억조차 할 수 없는 수많은 추억을 덮으며

지친 내 영혼을 눕혀 보려 해도

스쳐가는 얼굴들을 몰래 불러 보니

허공의 메아리뿐이긴 해도

떠나보낸 후 새 길손 맞는 객사주인처럼

빈자리 채워줄 또 다른 낯선 만남이 기다린다 해도

석별은 아쉽기만 합니다

 

오늘도 입학식 그날처럼

교정에는 꽃이 가득 피었습니다

정든 제자들과 헤어진

졸업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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