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ys/Poems

소주병/공광규

Peter Hong 2019. 11. 28. 00:55

술병은 잔에다

자기를 계속 따라주면서

속을 비워간다

 

빈 병은 아무렇게나 버려져

길거리나

쓰레기장에서 굴러다닌다

 

바람이 세게 불던 밤 나는

문 밖에서

아버지가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나가보니

마루 끝에 쪼그려 앉은

빈 소주병이었다

 

~공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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