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ys/나누고 싶은 이야기

오래된 기도

Peter Hong 2018. 4. 12. 09:55

가만히 눈을

감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왼손으로

오른손을

감싸기만 해도 

 

맞잡은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기만 해도 

 

말없이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기만 해도 

 

노을이 질 때

걸음을

멈추기만 해도 

 

꽃 진 자리에서

지난 봄날을

떠올리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 이문재 / 오래된 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