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ys/Poems

혼자 먹는 술/임헌부

Peter Hong 2015. 12. 28. 05:32

혼자 먹는 술/임헌부

 

 

해묵은 앙금을 흔드는

고독의 술잔

 

약지 손끝 하나로

인생 밑바닥까지 휘저어

당신에게 건네지만

늘 취하는 건 나

 

먼 산이 잠기도록

빈 가슴에 따르며

꽃잎 흩날리는 바람에도

무덤덤 작별 하고

 

존재의 이유로 연연하다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만 키운다

석회암 녹여내 듯

자정하는 막걸리 잔에

후벼 파던 생각들이

생의 찌꺼기로 걸죽하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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