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덩샤오핑이 열어젖힌 개혁개방정책

6. 덩샤오핑이 열어젖힌 개혁개방정책

    

<강의내용 정리>

1. 마오쩌둥 사후 권력을 승계한 화궈펑(華國峰)은 마오가 결정한 정책과 그가 지시한 사항들은 모두 옳다는 양개범시(兩個凡是)론을 주창하면서 마오의 권위에 기대어 권력을 강화하고자 했다. 이에 대해 덩샤오핑은 마오쩌둥이 잘 한 일도 많지만 그 역시 실수와 오류가 있었다(3-7開 30%는 잘못했고 70%는 잘했다)며, 무엇이 진리인지는 실천을 통해서만 검증할 수 있다(实践是检验真理的唯一标准)고 화궈펑을 비판하였다. 화궈펑과 덩샤오핑 간의 이 논쟁을 ‘진리표준논쟁’이라고 하며, 덩샤오핑의 이러한 입장을 ‘실사구시(实事求是)론’이라고 한다.

2. 덩샤오핑을 중심으로 한 개혁파는 1978년 12월 ‘중국공산당 제11기 3중전회’에서 마오 시대의 계급투쟁중심노선을 폐기하고 개인숭배를 금지하며, 향후 정국 운영의 최대 목표를 생산력 발전을 통한 경제건설로 정했다. 현대화와 경제발전이라는 중심 목표를 인함으로써 개혁개방을 공식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농촌 개혁이 시급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의견이 일치되었다. 그러나 어느 분야부터 어떻게 개혁개방을 실시할 것인지에 관한 구체적인 방침은 마련된 것이 없었다.

3. ‘개혁개방’은 국내의 (농촌 및 도시) 제도 ‘개혁’과 중국 경제의 대외 ‘개방’을 합쳐서 부르는 말이다. 개혁은 농촌에서부터 시작되었고 나중에 (1984년이 되어서야) 도시로 확대되었는데, 개혁개방초기 농촌과 도시 개혁 방안의 핵심은 각각 농업과 기업 생산 활동에서 ‘계약제’를 도입한 것이다.

4. ‘농촌에서의 개혁은 농가생산청부제(계약제)의 도입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이는 농촌집체 소유의 토지를 개별 농가들로 하여금 직접 경작하게 해서, 국가에 납부해야 할 생산 분량을 납부한 후에 그 나머지 추가 수확물을 농민들이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농가생산청부제가 정착되자, 이전에 농촌제도의 근간으로 작용했던 인민공사가 폐지되고 향진 정부로 대체되었다.

5. 도시 지역에서의 개혁은 기업 개혁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공장 및 경제활동 단위 별로 계약을 맺어서 추가로 생산된 부분을 인센티브로 제공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한편, 노동자들에 대한 종신고용을 철폐함으로써 도시 단웨이 체제 하의 이른바 ‘철밥통’을 깨뜨린 것이다. 또한, 1984년에는 당시 점점 늘어나고 있던 도시의 소규모 자영업자들, 즉 개체호(個體戶 个体户)에게 합법적 지위를 부여했다.

6. 개방, 즉 경제의 대외개방은 1980년 남동연해지역에 4개의 경제특구(深圳, 珠海, 厦门, 汕头)를 설치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상하이(上海)는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들 도시들을 경제특구로 지정한 이유는 홍콩과 타이완과 가까워서 홍콩, 타이완, 동남아 화교 자본을 받아들이고 생산물을 수출하는 데에도 유리했기 때문이다.

7. 덩샤오핑 자신이 ‘摸着石头过河’라고 표현한 바와 같이, 중국의 개혁개방 과정은 매우 조심스럽고 점진적인 과정이었다. 중국의 개혁개방 과정을 ‘자본주의의 도입’ 또는 ‘사회주의를 버리고 자본주의를 받아들였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것은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것으로 적절한 설명방식이 아니다.

 

8. 상품경제와 시장 범위가 확산됨에 따라 사회주의 이념 및 제도의 틀과 ‘상품, 시장’과 같은 요소의 결합을 어떻게 정당화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생겨났다. 덩샤오핑은 그의 실용주의적 사상이 잘 드러나는 ‘흑묘백묘론(不管黑猫白猫，捉到老鼠就是好猫)’, 일시적인 지역 간 불균형 발전을 감수한 ‘선부론(让一部分人、一部分地区先富起来)’ 등을 제시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9. 이후 중국공산당은 중국 사회주의의 특수성을 강조하는 ‘사회주의초급단계론[중국은 이미 사회주의에 진입했으나 아직 초급단계에 처해있기 때문에 사회주의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생산력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 등을 통해 이념과 현실 간의 모순적인 상황을 정당화하고자 했다.

10. 중국의 개혁개방은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한 채 기존의 틀 내에 점차 상품경제와 시장의 범위를 넓혀나가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즉, 구제도와 신제도를 동시에 유지하는 이중트랙(雙軌制)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또한 당시 중국의 비교우위[중국의 최대 장점]가 가장 뚜렷했던 값싸고 풍부한 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수출중심 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전략을 취했다.

 

v 보충연습문제

1. 개혁개방 정책이 결정된 1970년대 말의 상황에 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① 마오쩌둥 시대의 문화대혁명 정신이 그대로 계승되었다.

② 덩샤오핑은 ‘양개범시론’을 기초로 개혁개방 이론을 정립했다.

③ 화궈펑이 실각한 가장 큰 이유는 마오쩌둥을 비판했기 때문이다.

④ 개혁개방의 필요성은 인정되었으나, 구체적 방안이 제시되지는 않았다.

 

2. 덩샤오핑의 실용주의적인 노선이 가장 잘 나타나 있는 말을 하나만 고른다면

① 实践是检验真理的唯一标准.

② 摸着石头过河.

③ 不管黑猫白猫，捉到老鼠就是好猫.

④ 让一部分人、一部分地区先富起来.

 

3. 인민공사가 해체된 후, 농촌의 산업화를 위해 만들어진 기업 형태는

① 개체호 ② 향진기업 ③ 사영기업 ④ 합자기업

 

4. 개혁개방의 시작과 관련된 설명 중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개혁개방은 계급투쟁을 중시하던 입장에서 경제건설과 생산력 발전에 전력하는 입장으로 바뀌면서 시작되었다

② 개혁개방은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무산계급독재 등 과거 사회주의의 유산을 철저히 부정하고 자본주의적 발전을 취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삼았다.

③ 개혁개방은 초기 농가생산청부제 등 농촌개혁에서 시작하였고, 도시개혁은 보다 신중하게 추진되었다.

④ 수출중심의 성장전략을 바탕으로 남동연해지역에 경제특구가 신설되었다.

 

5. 다음 중 개혁개방 초기(1980년대) 정책의 특징으로 적절한 것은?

① 내수경제 활성화

② 증량식(增量式) 개혁

③ 중앙집권화

④ 사회주의 중공업 발전전략

 

(연습문제정답) 1④ 2③ 3② 4② 5②

 

해설 4 : 개혁개방이 문화대혁명의 과오를 반성하는데서 출발한 것은 맞지만 사회주의 자체를 폐기한 것은 아니다. 개혁개방 초기 천명한 1개 중심, 2개 기본점에서 4항 기본원칙은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둥 사상, 당의 영도권, 무산계급 독재, 사회주의 총노선이다.

해설 5 : 초기 개혁개방의 특징은 점진주의, 비교우위에 입각한 발전전략, 증량식 개혁 등을 들 수 있다. 개혁개방 초기 중국 중앙정부는 각 지방정부가 각 지역 실정에 맞는 산업을 선택하도록 권장하며 지방분권화가 가속되었다. 또한 사회주의 중공업화 전략은 마오쩌둥 시기 공업화 발전 전략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요약>

1. 마오저둥 사후 권력을 승계한 화궈펑(華國峰)은 이른바 양개범시(兩個凡是)론을 주창하면서 마오의 권위에 기대어 권력을 강화하고자 했다. 이에 대해 덩샤오핑(鄧小平)은 마오가 행했던 모든 것이 옳다고 볼 수는 없으며, 무엇이 진리인지는 실천의 과정을 통해서만 검증할 수 있다고 비판하였다.
2. 덩샤오핑을 중심으로 한 개혁파는 1978년 12월 중국공산당 제11기 3중전회에서 기존의 계급투쟁노선을 폐기하고 향후 정국 운영의 최대 목표를 생산력 발전을 통한 경제건설로 설정했다. 개혁개방의 구체적인 방침은 마련되지 않았으나, 현대화와 경제발전이라는 중심 목표를 확인함으로써 개혁개방 정책을 공식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3. 개혁개방 정책은 농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농촌집체 소유의 토지를 개별 농민들로 하여금 직접 경작하게 하는 농업생산청부제 방식이 채택되어 실질적인 농업사영화가 허용되었다. 또한 기존의 인민공사가 폐지되고 향진 정부로 대체되었다. 도시 지역에서는 계약을 바탕으로 한 기업운용, 기업 소유제 개편, 종신고용 철폐 등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졌으며, 1984년부터는 개체호라 불리는 자영업체들이 합법적인 지위를 얻게 되었다.
4. 개혁개방은 위에서 언급한 국내의 제도 개혁과 경제의 대외 개방을 통칭하는 말이다. 대외 개방은 1980년에 남동연해지역에 4개의 경제특구를 신설한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는데, 이는 해외 자본을 유치하고 공업생산 거점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후 동부 해안 도시에 경제개발지구를 설립하면서 대외개방 및 경제개혁의 폭과 범위가 점차 확장되었다.
5. 중국의 개혁개방은 기존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사회주의적 제도의 틀 내에서 점진적으로 상품경제와 시장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이는 사회주의라는 이념 및 제도의 틀 내에서 상품/시장이라는 자본주의적 요소를 어떻게 정당화할 것인가의 문제를 야기하였다. 덩샤오핑은 “흑묘백묘론,” “선부론”과 같은 실용주의적 입장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으며, 이후 공산당은 중국의 특수성을 강조하는 “사회주의초급단계론” 등을 통해 이념과 현실 간의 모순을 이론적으로 정당화하고자 하였다.

<주요용어설명> 

1. 진리표준 논쟁

 

마오쩌둥의 정치적 유산에 대한 평가를 둘러싸고 마오의 후계자였던 보수파 화궈펑(華國鋒)과 개혁파의 대표 주자였던 덩샤오핑(鄧小平)이 벌였던 논쟁을 말한다. 화궈평은 마오쩌둥이 결정한 정책은 옹호되어야 하고 그가 내린 지시는 계속 준수되어야 한다는 양개범시론(兩個凡是論)을 내세우면서 마오의 사상이 진리의 기준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반해 덩샤오핑은 마오 사상의 핵심은 ‘실사구시(實事求是)’이기 때문에 마오의 사상을 교조적으로 받아들이거나 숭배해서는 안 된다고 논박하였다. 그는 “진리를 검증하는 유일한 기준은 실천(實踐是檢驗眞理的唯一標準)”이라고 주장하면서 사상해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실용주의적인 개혁개방 정책의 사상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2. 개혁개방

덩샤오핑이 당권을 장악한 이후 전개했던 일련의 개혁적 조치를 통칭하는 말이다. 농촌과 도시의 경제 및 사회체제를 변화시켰던 ‘개혁’과 해외의 자본과 기술의 유입을 도모하고 자국 경제를 대외수출지향적인 체제로 변모시키고자 했던 ‘개방’을 함께 일컫는다.

개혁개방 정책은 1978년 12월 중국공산당 제11기 3중전회에서 공식적으로 채택되었으며, 구체적인 방침은 이후 각 부문의 상황에 따라 순차적이고 점진적으로 제시되었다.

 

3. 농가생산청부제(家庭联产承包责任制)

1980년대 초반 농촌 및 농업부문의 개혁을 특징짓는 제도로서 농촌 집체 소유의 토지를 개별 농가들에게 위탁하여 생산, 경영하게 하는 제도이다. 농가에게 생산만을 위탁하는 포산도호(包産到戶) 방식과 토지경영까지 위탁하는 포간도호(包幹到戶) 방식이 있었다. 농민들은 정부가 설정한 최소 생산물을 제외하고 남은 잉여 생산물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처분할 수 있게 되어서 개혁개방 초기 농업생산력 향상과 농가 소득 향상에 커다란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방식은 1978년 안후이성 샤오강촌(小岗村) 농민들이 비밀리에 시행한 것을 시작으로 농촌 저변에서 유사한 방식이 확산되고 생산량이 증대하자 정부가 이를 사후적으로 승인함으로써 제도적으로 정착되었다.

 

4. 흑묘백묘론

개혁개방을 주도했던 덩샤오핑의 실용주의적 사상을 단적으로 표현해주는 용어이다. 개혁개방 정책의 추진이 결정된 후 덩샤오핑은 1979년 미국 방문에서 돌아와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不管黑猫白猫, 捉到老鼠, 就是好猫)”고 외쳤다. 이는 경제발전을 위해서라면 계획경제이든 상품경제이든 상관없이 채택해야 한다는 생각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흑묘백묘론은 “공동 부유의 원칙 하에서, 일부 사람들, 일부 지역부터 부유해지라”는 선부론(先富論)과 더불어 덩샤오핑의 실용주의적인 개혁개방 사상의 상징으로 간주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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