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lish Class/Teaching Materials

인문계 고등학생의 진로지도

Peter Hong 2013. 8. 2. 23:09

1. 들어가는 말
요즈음 인문계고등학교의 우수학생들은 마치 가진 자들이 우루루 몰려가서 부동산 투기라도 하는 것처럼 특정분야로 진로를 결정하려는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들은 특정분야가 아닌 분야로 진로를 선택하는 또래학생을 오히려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매도하기까지 하고 있다. 분명히 우리사회는 특정 집단이나 소수의 영역에 의해 지배되고 있지는 않으며 그들 분야만이 발전되어서도 안 된다. 개인적인 성취도 중요하지만 사회 각 분야가 균등하게 발전하는 국가·사회적 번영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하며 모든 분야가 그 성장발전의 잠재력은 균일하다는데 충분한 이해와 공감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최근 우수학생들이 이공계열의 기피가 매우 심각하고 의학이나 법학계열 등 특정학과로 몰리는 현상이 점차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도 분석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1994년과 1998년, 2001년 대학 신입생들의 수능 평균성적 백분율을 비교한 결과 자연계열의 경우 94년 신입생의 수능 평균성적 백분율이 전체의 상위 18.9%이었으나 98년에는 26.9%, 2001년에는 31.8%로 떨어져 우수 학생의 이공계 기피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중 공학계열에서 서울대는 98년에는 상위 0.16%에 든 학생이 입학했으나 2001년에는 0.28%로 떨어졌고 포항공대는 0.18%에서 0.64%로 떨어진 반면, 서울대 의대는 94년 0.16%에서 2000년 0.04%로, 경희대 한의대는 0.17%에서 0.07%로 평균성적이 높아졌고 서울대 법대도 0.20%에서 0.07%로 올랐다고 발표하였다. 이러한 편향된 진로 선택 추세는 어디까지 갈 것이며 그 풍조는 언제쯤 진정될 것인가. 젊은이들의 이러한 진로와 직업 편중으로 인한 우리나라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과연 현재의 기성세대가 누리고 있는 특정분야의 혜택을 현재의 중·고등학생들이 기성세대가 되어 있을 20여년 후까지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가. 한번쯤 되짚어 볼일이다. 물론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된 타당한 이유는 있다. 60년대 이후 산업국가로의 발전에 기여한바가 컸던 이공계열 전공자들이었지만 소위 우리경제가 IMF 관리 체제 하에 들어갔을 무렵 직장에서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가장 먼저 고통을 당한 것이 그들이었고, 벤처기업 등과 같은 첨단기술산업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던 고급 과학기술 두뇌들이 국가적 지원의 미흡으로 인해 자긍심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그러나 나와 나의 가족만의 가족공동체의식도 소중하지만 현재 함께 동시대를 더불어 살고 있는 이웃, 국민, 인류 전체뿐만 아니라, 미래의 후손도 마찬가지로 편안하게 잘 살아야 한다는 사회공동체의식도 갖추어야 할 중요한 덕목인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학생들에게 유행과 추세가 아닌, 그리고 현재 사회에서 인기있는 직업을 선택하면 성공하리라는 막연한 기대가 아닌 학생의 소질과 적성, 능력수준과 가치관, 직업관, 그리고 주변환경은 물론 미래사회의 변화 가능성과 국가·사회적 공동체의식을 고려하여 진로선택의 이정표에서 각 계열분야에 대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선택을 하도록 적극 도와주어야 한다. 진로선택의 문제에 대한 진정한 해결은 바로 이와 같은 학생에 대한 충분한 총체적 이해와 제반 여건을 고려한 가운데 주의 깊게 출발하며 정확하고 구체적인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여 계열의 특성을 파악하고 학생의 잘못된 진로선택으로 인한 갈등과 방황을 최소화하도록 하는데 있다. 이를 위하여 무엇을 어떻게 고려하여 조언할 것인지를 논하려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2. 진로지도 교육의 운영
가. 학생 개개인의 생활사를 통한 진로선택
학생각자는 청소년기에 이르는 과정에서 자라온 시대적, 공간적인 주변환경에 따라 경험이 다르고 부모를 비롯한 가족구성원의 직업에 대한 가치관이 다를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학생이 진로를 결정하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에 따라 1차적 진로선택의 요소는 학생 스스로의 진로 선택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진로의 선택은 흥미나 적성은 다소 타당할지 몰라도 본인의 능력이 고려되지 않는다면 헛된 기대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정확한 배경지식도 없이 적성이나 소질을 고려하지 않고 주변의 강요에 의해 선택한 전공학과나 직업에 대해 부적응자가 된다면 개인적으로 얼마나 큰 불행이며 국가적으로 손실이겠는가.
따라서 이러한 선택을 존중은 하되 능력이 따르지 못할 경우 좌절감을 느끼지 않도록 적절히 그 대안을 제시해 주어야 하고 전공학과나 직업에 대해 주변의 강요가 아닌 스스로의 선택이 이루어지도록 교사는 조언과 도움을 주어야한다.

나. 각종 과학적 검사결과를 고려한 진로선택
고등학교 1학년초에 진로 탐색을 위한 5 要因 인성검사, 직업적성검사, 흥미검사 등 과학적 심리검사를 실시하여 그 결과를 토대로 진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심리검사의 결과가 고도로 개념화, 추상화, 이론화되어 있어 이를 근거로 실제 진로선택에 적용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정분야에서 뚜렷한 반응이 나타났다면 진로의 선택에 어려움이 없겠지만 어떤 학생은 각 분야의 영역에서 특별한 편차 구분없이 고르게 상위 또는 하위반응을 나타내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이 경우 검사의 결과만으로 진로를 선택하는데는 고민이 있기 마련이다. 이때 교사의 問診과 심미안적 관찰을 종합하여 학생에게 時宜 적절한 진로선택지도가 필요하다.
다. 대학 진학을 위한 계열선택
7차 교육과정에서는 선택중심 교육과정을 편성, 운영하도록 되어 있는 고등학교 2학년부터 보다 명확한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의 선택을 요구하고 있고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대부분의 대학이 인문계열은 사회탐구영역만을, 자연계열은 과학탐구영역만을 선택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국민공통기본교과를 이수하고 있는 10학년(고등학교 1학년)부터 대부분의 학생들이 진학하려는 계열의 대입 준비를 위한 맞춤식공부를 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한편 많은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는 물론 계열조차 정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다가 2학년으로 진급하고, 계열이 정해지고 난 2학년이 되어서야 때늦은 후회를 하고는 계열을 바꾸려는 사례를 자주 접하게 된다. 여기서 교사는 학교 내신성적 및 전국연합학력평가를 토대로 한 학업성취도와 학생의 흥미, 적성 그리고 학부모의 의견 등 제반 고려사항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때맞추어 계열선택을 하는데 도움을 주어야 한다.

라. 전공학과와 직업의 선택
고등학교 2학년부터는 자신이 선택한 계열을 이수하면서 보다 신중하게 전공학과와 직업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우선 학생들은 전공학과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입수해야한다. 그리고 교사는 학생의 학습능력에 따른 전공학과로의 합격 가능성, 관심과 흥미의 정도 및 적성, 사회적 기여도, 부모와 주변인물의 의견, 취업의 용이성, 장기적 관점에서의 직업관등을 고려하여 직업선택을 위한 전공학과의 결정을 도와주어야 한다. 물론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인해 초래할 혼란에 대비하여 하나의 전공학과를 결정하기보다는 예측 가능한 여러 대안들을 마련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왕왕 보아온 바와 같이 대학입시원서접수 창구 앞에서 성적에 맞추어 전공학과를 결정하는 일은 지양되어야 하고, 이렇게 무조건 대학에 진학만 하면 인생이 저절로 성공할 듯한 사회적 풍토와 그릇된 사고방식은 사라져야 한다. 대학 졸업 후 일정한 대졸자수(적어도 50%이상)가 구조적으로 취업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함부로 진로를 결정할 일은 아니다. 그리고 모든 고등학교 학생이 대학진학을 원한다고 해서 진학의 적격자라고 판단할 수는 없으며 대학입학이라는 분위기에 휩싸여 많은 학생들이 희생되는 일은 최소화되어야 한다.
전공학과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이나 희망대학의 홈페이지를 이용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습득할 수 있겠으나, 해당대학의 학과에 재학중인 동문선배 또는 대학의 교수님을 활용하여 문의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겠다.

3. 바람직한 진로의 선택
요즘 청소년에게는 급격한 시대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능력과 지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과거의 인습에 안주하려 하거나 고착화된 사고의 틀은 자기발전과 사회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경우에 따라 저해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기존의 관행이나 사상과 의식에 뿌리깊이 젖어있는 기성세대에 의해 무시되고 전통과 질서를 무너뜨린다는 비난받을 수도 있다. 사회가 변화하는 과정 속에서 크고 작은 갈등과 저항은 필연이며 그것을 두려워하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자격이 없다. 그렇다고 무조건 과거의 구습은 탈피해야하며 배척의 대상이라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기성세대의 기존의 전통적 인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의식과의 조화로움 속에서 결실을 얻어야하며 이러한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기성세대에 대한 인내와 조정 그리고 유연한 의식태도도 필요하다. 다변화의 우리사회는 인기있는 특정 분야가 아닌 모든 분야가 지혜로운 젊은이들에 의해 균형을 갖추어 발전이 이루어져야 하며 그 성장 및 발전 가능성과 기회 역시 동등하다. 또한 오늘의 청소년은 성공적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생산적 사회구성원으로서 직업적 역할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역할도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한다.
직업을 선택하는 것은 마치 일평생을 함께 살아갈 배우자를 선택하는 일 만큼이나 소중하다. 배우자를 선택할 때 배우자의 성격, 건강상태, 경제적 능력, 외모, 취미, 종교, 가정환경 등의 신중한 고려사항이 있듯이 직업도 적성에 맞아야하고 직업의 안정성과 일정한 수입의 보장이 이루어져야 하며 직업(직장)에 대한 보람과 긍지를 가질 수 있는 등 제반 직업선택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사랑하는 훌륭한 배우자를 만나 행복한 가정생활을 이루듯이 모든 이들이 자신의 인생을 걸고 사랑하면서 도전할만한 훌륭한 직업을 선택하여 개인의 성취는 물론 국가 사회적으로도 발전과 번영을 이루어야 하지 않겠는가?

(작성일 2004.10.2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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