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U(Chinese Language)/중국고전모음

동몽선습(童蒙先習)/서론(序論)~총론(總論)

Peter Hong 2020. 3. 16. 19:06

序論

 

 

天地之間萬物之中에 惟人이 最貴하니 所貴乎人者는 以其有五倫也라.
(천지지간만물지중에 유인이 최귀하니 소귀호인자는 이기유오륜야라.)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모든 것 중에서 오직 사람이 가장 귀한데, 사람이 귀한 까닭은 오륜이 있기 때문이다.


是故로 孟子曰, 父子有親하며 君臣有義하며 夫婦有別하며 長幼有序하며 朋友有信이라 하시니
(시고로 맹자왈, 부자유친하며 군신유의하며 부부유별하며 장유유서하며 붕우유신이라 하시니)

 

이런 까닭에 맹자가 말하기를 "아버지와 자식 사이에는 친함이 있고,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의리가 있고, 남편과 아내 사이에는 분별이 있고, 어른과 어린이 사이에는 차례가 있고, 벗과 벗 사이에는 믿음이 있다고"고 했으니,


人而不知有五常이면 則其違禽獸不遠矣니라.
(인이부지유오상이면 즉기위금수불원의니라.)

 

사람이 되어 이 다섯 가지 도리가 있음을 알지 못하면 금수와 다름이 없다.


然則 父慈子孝하며 君義臣忠하며 夫和婦順하며 兄友弟恭하며 朋友輔仁然後에야 方可謂之人矣니라.
(연즉 부자자효하며 군의신충하며 부화부순하며 형우제공하며 붕우보인연후에야 방가위지인의니라.)

 

그러하니, 아버지는 사랑하고, 자식은 효도하며, 임금은 의롭고, 신하는충성되며, 남편은 화평하고, 아내는 유순하며, 형은 우애하고 아우는 공경하며, 벗은 인으로써 서로 도운 연후에야 사람이라 할 수 있다.


 
 
 
父子有親
 
 
 
父子는 天性之親이라. 生而育之하고 愛而敎之하며 奉而承之하고 孝而養之하나니
(부자는 천성지친이라. 생이육지하고 애이교지하며 봉이승지하고 효이양지하나니)
 
어버이와 자식은 서로 친애함이 타고난 성품이니, 어버이는 자식을 낳아 기르고 사랑하고 가르치며, 자식은 어버이의 뜻을 받들어서 순종하게 효도하여 봉양한다.

是故로 敎之以義方하여 弗納於邪하며 柔聲以諫하여 不使得罪於鄕黨州閭니라.
(시고로 교지이의방하여 불납어사하며 유성이간하여 불사득죄어향당주려니라.)
 
그러므로, 어버이는 자식을 바른 도리로 가르쳐서 나쁜 길로 빠지지 않게 하며, 자식은 부드러운 말로 어버이의 잘못을 간하여 세상에서 죄를 짓지 않게 하여야 한다.

苟或父而不子其子하며 子而不父其父하면 其何以立於世乎아.
(구혹부이부자기자하며 자이불부기부하면 기하이립어세호아.)
 
만일 어버이가 자식을 자식으로 대하지 않고, 자식이 어버이를 어버이로 받들지 않는다면 무슨 낯으로 세상에 설 수 있으랴.

雖然이나 天下에 無不是底父母라. 父雖不慈나 子不可以不孝니라.
(수연이나 천하에 무불식저부모라. 부수부자나 자불가이불효니라.)
 
그러나 천하에는 옳지 않은 부모가 없는지라, 어버이가 비록 인자하지 않더라도 지식은 효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

昔者에 大舜이 父頑母嚚하되 嘗欲殺舜이어늘
(석자에 대순이 부완모은하되 상욕살순이어늘)
 
옛날에 위대하신 순(舜)임금은, 아버지가 완악(頑惡)하고 어머니는 모질어서 항상 순을 죽이려 했으나,

舜이 克諧以孝하며 烝烝乂不格姦하니 孝子之道가 於斯에 至矣라.
(순이 극해이효하며 증증예불격간하니 효자지도가 어사에 지의라.)
 
효도를 다하여 부모의 마음을 화락하게 하며, 차츰 선의 길로 인도하여서 간악하지 않게 하였으니, 효자의 도리가 지극한 데 이른 것이다.

孔子曰, 五刑之屬이 三千이로되 而罪가 莫大於不孝니라.
(공자왈, 오형지속이 삼천이로되 이죄가 막대어불효니라.)
 
공자가 말하기를 "오형에 속하는 죄가 삼천 가지지만, 그 중에서 불효보다 큰 죄는 없다"고 하였다.
 
 
 
君臣有義
 
 
 
君臣은 天地之分이라.
(군신은 천지지분이라.)
 
임금과 신하는 천지처럼 다르다.

尊且貴焉하며 卑且賤焉하니 尊貴之使卑賤과 卑賤之事尊貴는 天地之常經이며 古今之通義라.
(존차귀언하며 비차천언하니 존귀지사비천과 비천지사존귀는 천지지상경이며 고금지통의라.)
 
임금은 높고 귀하며, 신하는 낮고 천하니, 임금이 신하를 부리는 것과 신하가 임금을 섬기는 것은 천지의 법칙이고, 고금에 통용되는 의리이다.

是故로 君者는 體元而發號施令者也요 臣者는 調元而陳善閉邪者也라.
(시고로 군자는 체원이발호시령자야요 신자는 조원이지선폐사자야라.)
 
이런 까닭에 임금은 하늘의 이치를 본받아 명령을 내리는 자이고, 신하는 임금을 도와 선을 권하여 사악을 막는 자이다.

會遇之際에 各盡其道하여 同寅協恭하여 以臻至治하나니라.
(회우지제여 각진기도하여 동연협공하여 이진지야하나니라.)
 
임금과 신하가 만나, 각각 그 도리를 다하고 서로 협력하여 지치에 이르게 하여야 한다.

苟或君而不能盡君道하며 臣而不能修臣職이면 不可與共治天下國家也니라.
(구혹군이불능진군도하며 군이불능수신직이면 불가여공치천하국가야니라.)
 
만일 진실로 임금으로서 임금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신라호서 신하의 직분을 다하지 못한다면 함께 천하와 국가를 다스릴 수 없다.

雖然이나 吾君不能을 謂之賊이라.
(수연이나 오군불능을 위지적이라.)
 
비록 그러하나 "우리 임금은 능히 일을 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자를 도적이라 부른다.

昔者에 商紂가 暴虐이어늘 比干이 諫而死하니 忠臣之節이 於斯에 盡矣라.
(석자에 상주가 포학이어늘 비간이 간이사하니 충신지절이 어사에 진의라.)
 
옛날에 상나라의 주왕(紂王)이 포악했는데, 비간(比干)이 간언하다가 죽었으니, 충신의 절개를 다했다.

孔子曰, 臣事君以忠이라.
(공자왈, 신사군이충이라.)
 
공자가 말하기를 "신하는 임금을 섬기기를 충성으로 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夫婦有別
 
 
 
夫婦는 二姓之合이라. 生民之始며 萬福之原이니
(부부는 이성지합이라. 생민지시며 만복지원이니)
 
부부는 두 성(姓)의 합함이니, 백성을 낳게 하는 시초이고, 만복의 근원이다.

行媒議婚하며 納幣親迎者는 厚其別也라.
(행매의혼하며 납폐친영자는 후기별야라.)
 
중매를 통하여 혼인을 의논하며, 폐백을 드리고 친히 맞이함은 그 분별을 두텁게 하는 것이다.

是故로 娶妻하되 不娶同姓하며 爲宮室하되 辨內外하여
(시고로 취처하되 불취동성하며 위궁실하되 변내외하여)
 
그러므로 아내를 맞이하되 같은 성을 맞이하지 않고, 집을 짓되 안과 밖을 분별하여

男子는 居外而不言內하고 婦人은 居內而不言外니라.
(남자는 거외이불언내하고 부인은 거내이불언외니라.)
 
남편은 밖에 있어 안의 일을 말하지 않고, 부인은 안에 있어 밖의 일을 말하지 않는다.

苟能莊以之하여 以體乾健之道하고 柔以正之하여 以承坤順之義면 則家道正矣어니와
(구능장이지하여 이체건건지도하고 유이정지하여 이승곤순지의면 즉가도정의어니와)
 
남편은 진실로 장중한 태도로 위에 임하여서 하늘의 건전한 도리를 본받고, 아내는 유순한 태도로 몸가짐을 바르게 하여서 땅의 순종하는 의리에 따른다면 집안의 도(道)가 바르려니와,

反是하여 而夫不能專制하여 御之不以其道하고 婦乘其夫하여 事之不以其義하며
(반시하여 이부불능전제하여 어지불이기도하고 부승기부하여 사지불이기의하며)
 
이에 반하여, 남편은 능히 전제(專制)하지 못하여 거느리기를 바른 도리로써 하지 못하고, 아내는 그 남편의 잘못에 편승하여 남편 섬기기를 의리로 하지 아니하며,

昧三從之道하고 有七去之惡하면 則家道索矣라.
(매삼종지도하고 유칠거지악하면 즉가도삭의라.)
 
삼종(三從)의 도리에 어둡고, 칠거지악이 있다면 집안의 도가 어지러워진다.

須是夫敬其身하여 以帥其婦하고 婦敬其身하여 以乘其夫하며 內外和順하여야 父母가 其安樂之矣리라.
(수시부경기신하여 이솔기부하고 부경기신하여 이승기부하며 내외부순하여야 부모가 기안낙지의리라.)
 
모름지기 남편은 몸가짐을 공경히 하여 그 아내를 거느리고, 아내도 몸가짐을 공경히 하여 그 남편을 받들어서 안과 밖이 순해야만 부모의 마음이 편안하고 즐겁다.

昔者에 郤缺이 耨어늘 其妻가 饁之하되 敬하여 相待如賓하니 夫婦之道는 當如是也라.
(석자에 극결이 누어늘 기처가 엽지하되 공하여 상대여빈하니 부부지도는 당여시야라.)
 
옛날에 극결이 밭을 맬 때에 그의 아내가 점심밥 대접하기를 공경히 하여 서로 손님을 대하듯이 했으니, 부부의 도리는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한다.

子思曰, 君子之道는 造端乎夫婦라 하시니라.
(자사왈, 군자지도는 조단호부부라 하시니라.)
 
자사(子思)가 말하기를 "군자의 도리는 부부에서 비롯된다"고 하였다.

 
 
 
長幼有序
 
 
 
長幼는 天倫之序라. 兄之所以爲兄과 弟之所以爲弟는 長幼之道의 所自出也라.
(장유는 천류지서라. 형지소이위형과 제지소이위제는 장유지도의 소자출야라.)
 
어른과 어린이는 천륜의 차례이다. 형이 형되는 까닭과 아우가 아우되는 까닭에서 어른과 어린이의 도리가 비롯된다.

蓋宗族鄕黨에 皆有長幼하니 不可紊也라.
(개종족향당에 개유장유하니 불가문야라.)
 
대개 종족과 향당에 어른과 어린이가 있으니, 이것을 문란케 해서는 안 된다.

徐行後長者를 謂之弟요 疾行先長者를 謂之不弟니
(서행후장자를 위지제요 질행선장자를 위지불제니)
 
천천히 걸어서 어른의 뒤에 가는 것을 공손하다 이르고, 빨리 걸어서 어른을 앞질러 가는 것을 공손하지 않다고 이른다.

是故로 年長以倍면 則父事之하고 十年以長이면 則兄事之하며 五年以長이면 則肩隨之니라.
(시고로 년장이배면 즉부사지하고 십년이장이면 즉형사지하며 오년이장이면 즉견수지니라.)
 
이런 까닭에 나이가 갑절이면 어버이로 섬기고, 열 살이 많으면 형으로 섬기며, 다섯 살이 많으면 어깨를 나란히 하여 따라 간다.

長慈幼하며 幼敬長然後에야 無侮少陵長之弊하여 而人道正矣리라.
(장자유하며 유경장연후에야 무모소능장지폐하여 이인도정의리라.)
 
어른은 어린이를 사랑하고 어린이는 어른을 공경한 연후에야, 어린이를 업신여기고 어른을 능멸하는 폐단이 없어서 사람의 도리가 바르게 된다.

而況兄弟는 同氣之人이며 骨肉至親이라. 尤當友愛요 不可藏怒宿怨하여 以敗天常也니라.
(이황형제는 동기지인이며 골육지친이라. 우당애인요 불가장노숙원하여 이패천상야니라.)
 
하물며 형제는 동기의 사람이고, 뼈와 살을 같이한 지극히 가까운 친족이니 더욱 마땅히 우애하여야 하고, 노여움을 마음에 품고 원망하여서 하늘의 바른 뜻을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

昔者에 司馬光이 與其兄伯康으로 友愛尤篤하여 敬之如嚴父하고 保之如嬰兒하니 兄弟之道가 當如是也니라.
(석자에 사마광이 기여형백강으로 우애우독하여 경인여엄부하고 보지여영아하니 형제지도가 당여시야니라.)
 
옛날에 사마광이 그 형 백강과 더불어 우애가 매우 두터워서, 형을 공경하기를 엄한 아버지와 같이 하고, 아우를 보호하기를 젖먹이 어린 아이와 같이 하니, 형제의 도리는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한다.

孟子曰, 孩提之童이 無不知愛其親이며 及其長也에는 無不知敬其兄也라 하시니라.
(공자왈, 해제지동이 무부지애기친이며 급기장야에는 무부지경기형야라 하시니라.)
 
맹자가 말하기를 "어른의 손에 이끌려 다니는 어린 아이도 그 어버이의 사랑을 모르는 자가 없으며, 자라나기에 이르러서는 그 형을 공경할 줄 모르는 자가 없다"고 하였다.
 

 
 
朋友有信
 
 
 
朋友는 同類之人이라. 益者가 三友요 損者가 三友니
(붕우는 동류지인이라. 익자가 삼우요 손자가 삼우니)
 
벗은 같은 무리의 사람이다. 유익한 벗이 세 가지가 있고, 해로운 벗이 세 가지가 있으니,

友直하며 友諒하며 友多聞이면 益矣요 友便辟하며 友善柔하며 友便佞이면 損矣리라.
(우직하여 우량하며 우다문이면 익의요 우편벽하며 우선유하며 우편녕이면 손의리라.)
 
벗이 곧고 성실하고 견문이 많으면 이롭고, 편벽되고 유약하고 아첨하면 해롭다.

友也者는 友其德也라.
(천우자는 우기덕야라.)
 
벗이란 그 덕을 벗하는지라

自天子로 至於庶人이 未有不須友以成者니 其分이 若疎而其所關이 爲至親이라.
(자천자로 지어서인이 미유불수우이성자니 기분이 약소이기소관이 위지친이라.)
 
천자로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벗으로 인하여 그 덕을 성취하지 않음이 없으니, 그 정분이 성긴 것 같지만 그 관계되는 바가 지극히 밀접한 것이다.

是故로 取友를 必端人하며 擇友를 必勝己니
(시고로 취우를 필단인하며 택우를 필승기니)
 
이런 까닭에 벗을 사귈 때에는 반드시 단정한 사람으로 하여야 하며, 벗을 가림은 반드시 나보다 나은 자로 하여야 한다.

要當責善以信하며 切切偲偲하여 忠告而善道之하다가 不可則止니라.
(요당책선이신하며 절절시시하여 충고이선도지하다가 불가즉지니라.)
 
마땅히 선을 권하되 믿음으로써 하며, 허물이 있으면 간절하게 타일러서 선의 길로 인도하고, 할 수 없으면 그만두어야 한다.

苟或交遊之際에 不以切磋琢磨로 爲相與하고 但以歡狎戱謔으로 爲相親이면 則安應久而不疎乎리오.
(구혹교유지제에 불이절차탁마로 위상여하고 단이권압희학으로 위상친이면 즉안응구이불소호리오.)
 
진실로 놀 때에 절차탁마하는 도리로써 서로 사귀지 않고, 다만 장난하고 농담하는 일로써 서로 친한다면 어찌 오래도록 그 정분이 소원해지지 않으랴.

昔者에 晏子가 與人交하되 久而敬之하니 朋友之道는 當如是也니라.
(석자에 안자가 여인교하되 구이경지하니 붕우지도는 당여시야니라.)
 
옛날에 안자는, 남과 사귐에 있어 오래도록 서로 공경하였으니, 벗 사이의 도리는 마땅히 이러해야 한다.

孔子曰, 不信乎朋友면 不獲乎上矣리라. 信乎朋友有道하니 不順乎親이면 不信乎朋友矣리라.
(공자왈, 불신호붕우면 불득호상의리라. 신호붕우유도하니 불순호친이면 불신호붕우의리라.)
 
공자가 말하기를 "벗에게 믿음이 없으면 윗사람에게도 신임을 얻지 못한다. 벗에게 믿음을 얻는 도리가 있으니, 어버이의 뜻에 순종하지 않는다면 벗에게도 믿음을 얻지 못하리라"고 했다.
 

 
 
總 論
 
 
此五品者는 天敍之典이니 而人理之所固有者라.
(차오품자는 천서지전이니 이인리지소고유자라.)
 
이 다섯 가지 윤리는 하늘이 마련한 법칙이요, 사람의 도리로 본디 가지고 있으니,

人之行이 不外乎五者而惟孝爲百行之源이라.
(인지행이 불외호오자이유효위백행지원이라.)
 
사람의 행실은 이 다섯 가지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오직 효도가 모든 행실의 근원이다.

是以로 孝子之事親也는 鷄初鳴이면 咸盥漱하고 適父母之所하여 下氣怡聲하여
(시이로 효자지사친야는 계초명이면 함관수하고 적부모지소하여 하기이성하여)
 
이런 까닭에 효자의 어버이 섬김은, 닭이 처음 울면 양치질하고 세수하고서 부모의 처소로 나아가 나직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問衣燠寒하며 問何食飮하며 冬溫而夏淸하며 昏定而晨省하며
(문의욱한하며 문하식음하며 동온이하정하며 혼정이신성하며)
 
입으신 옷이 추운가 더운가를 묻고, 무슨 음식을 드시고자 하는가를 여쭈어 보며, 겨울에는 따뜻하게 해 드리고 여름에는 서늘하게 해 드린다. 밤에는 잠자리를 정해 드리고 아침에는 문안드리며,

出必告하며 反必面하며 不遠遊하며 遊必有方하며 不敢有其身하며 不敢私其財니라.
(출필고하며 반필면하며 불원유하며 유필유방하며 불감유기신하며 불감사기재니라.)
 
밖에 나갈 때에는 반드시 고하고, 돌아오면 반드시 뵙는다. 멀리 나다니지 말고, 나다니면 반드시 방향을 알리며, 감히 그 몸을 마음대로 가지지 말며, 감히 그 재물을 사사로이 차지하지 못한다.

父母愛之어든 喜而不忘하며 惡之어시든 懼而無怨하며
(부모애지어든 희이불망하며 악지어시든 구이무원하며)
 
부모가 사랑하시면 기뻐하여 잊지 말고, 미워하시더라도 두려워할 뿐 원망하지 않는다.

有過어시든 諫而不逆하며 三諫而不聽이어시든 則號泣而隨之하되 怒而撻之有血이라도 不敢疾怨이니라.
(유과어시든 간이불역하며 삼간이불청이어시든 즉호읍이수지하되 노이달지유혈이라도 불감질원이니라.)
 
부모가 허물이 있으면 간언하되 뜻을 거스르지 않고, 세번 간하여도 듣지 않으시면 울부짖으면서 따르되, 부모가 노하여 때려서 피가 흘러도 감히 원망하지 않는다.

居則致其敬하고 養則致其樂하며 病則致其憂하며 喪則致其哀하며 祭則致其嚴이니라.
(거즉치기경하고 양즉치기락하며 병즉치기우하며 상즉치기애하며 제즉치기엄이니라.)
 
부모가 계시면 그 공경함을 지극히 하고, 봉양할 때는 그 즐거움을 지극히 하며, 병이 드시면 근심을 다하고, 돌아가시면 슬픔을 다하며, 제사에는 엄숙함을 다한다.

若夫人子之不孝也는 不愛其親하고 而愛他人하며 不敬其親하고 而敬他人하며
(약부인자지불효야는 불애기친하고 이애타인하며 불경기친하고 이경타인하며)
 
대개 남의 자식으로서 불효하는 자는, 그 어버이를 사랑하지 않고 남을 사랑하며, 그 어버이를 공경하지 않고 남을 공경하며,

惰其四肢하여 不顧父母之養하며 博奕好飮酒하여 不顧父母之養하며
(타기사지하여 불고부모지양하며 박혁호음주하여 불고부모지양하며)
 
그 몸을 게을리하여서 부모의 봉양을 돌보지 않으며, 바둑이나 장기나 두며 술마시기를 좋아하며 부모의 봉양을 돌보지 않으며

好貨財私妻子하여 不顧父母之養하며 從耳目之好하여 以爲父母戮하며 好勇鬪很하여 以危父母라.
(호화재사처자하여 불고부모지양하며 종이목지호하여 이위부모륙하며 호용투흔하여 이위부모라.)
 
재물을 좋아하고 처자만을 사랑하여 부모의 봉양을 돌보지 않으며, 눈과 귀에 즐거운 일만 좇아서 부모를 욕되게 하며, 용력을 좋아하여 사납게 싸워서 부모를 위태롭게 한다.

噫라. 欲觀其人의 行之善不善이면 必先觀其人之孝不孝니 可不愼哉며 可不懼哉아
(희라. 욕관기인의 행지선불선이면 필선관기인지효불효니 가불신재며 가불구재아)
 
아! 그 사람의 행실이 선하고 선하지 않음을 보려 한다면 반드시 먼저 그 사람의 효도하고 효도하지 않음을 볼 것이니, 어찌 삼가지 않으며 두려워하지 않으랴.

苟能孝於其親이면 則推之於君臣也와 夫婦也와 長幼也와 朋友也에 何往而不可哉리오.
(구능효어기친이면 즉추지어군신야와 부부야와 장유야와 붕우야에 하왕이불가재리오.)
 
진실로 능히 그 어버이에게 효도한다면 이를 미루어서 임그모가 신사 사이와, 부부 사이와, 어른과 어린이 사이와, 벗과 벗 간에, 어디를 가나 옳지 않으랴.

然則孝之於人에 大矣로되 而亦非高遠難行之事也라.
(연즉효지어인에 대의로되 이역비고원난행지사야라.)
 
그렇다면 효도란 사람의 길에 있어 참으로 큰 것이지만 그렇다고, 또한 멀고 높아서 행하기 어려운 일이 아니다.

然이나 自非生知者면 必資學問而知之니라.
(연이나 자비생지자면 필자학문이지지니라.)
 
그러나 나면서부터 아는자가 아니거든, 반드시 학문에 힘입어서 알아야 한다.

學問之道는 無他라, 將欲通古今達事理하여 存之於心하며 體之於身하니 可不勉其學問之力哉아.
(학문지도는 무타라, 장욕통고금달사리하여 존지어심하며 체지어신하니 가불면기학문지력재아.)
 
학문의 길은 다름 아니라, 장차 고금의 일에 통하고 사물의 이치에 통달하여서 이것을 마음에 간직하여 몸에 본받고자 하는 것이니, 어찌 학문에 힘쓰지 않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