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몽선습(童蒙先習) 발(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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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가 말하기를 '그 글을 읽고 그 시를 외면서 그 사람을 모른다면 이 어찌 옳은 일인가.' 하였다. 내가 어릴 적에 보면 남의 집의 처음 배우는 자제들이 모두 동몽선습을 맨 먼저 익히곤 하는데, 이 책이 어느 사람의 손에서 나왔는지 알 수 없었다가 이제 상사(上舍) 박정의(朴廷儀)씨가 와서 나에게 이르기를 '이 글은 우리 고조 휘 세무(世茂)가 엮은 것이다.' 하기에 나는 자신도 모르게 놀라고 기뻐하면서 '오늘에야 그 사람을 알았다.' 하였다.
공은 명종(明宗) 때의 명신(名臣)으로 그 학문에 연원(淵源)이 있고 문로(門路)가 매우 바름을 이 글에서 보아 알 수 있다. 즉 포괄(包括)된 범위와 요약된 설명이 모두 학문 중에서 체득한 일대 공안(公案)이고, 또 서열된 역대(歷代)도 사가(史家)의 총목(總目)이 된다.
어떤 이는 의심하기를 본서(本書)에 수록된 이기(理氣)ㆍ성명(性命) 등의 설(說)은 동학(童學)들이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 이는 작자(作者)의 본의를 모른 것이다.
주자(朱子)가 일찍이 인(仁)을 논하여 말하기를, "인(仁)이라는 명의(名義)는 옛사람의 가르침에 이미 소학(小學) 시절로부터 솔직 분명한 훈설(訓說)이 되어 있으니, 이 도리를 알아서 착실히 실천하게 하는 것은 그 지위에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만약 이를 망연(茫然)히 알지 못한다면 그 구하는 바가 한평생 모르는 물건이 되고 말 터인데, 다시 무엇을 바라고 사모하여 그 힘쓸 바를 알겠는가." 하였으니, 오늘의 동학으로 여러 가지 명의의 한계를 대략 알아서 그 귀추를 세운 자가 반드시 이 글에서 체득한다면 그 효과가 어찌 크지 않겠는가. 듣건대, 금상 전하가 경연(經筵)에 임할 때마다 이 글을 말씀하기를 좋아하신다 하니, 그 학문의 밝음이 반드시 이를 알고 계신 것이다.
공의 자는 경번(景蕃)으로 함양(咸陽) 사람이다. 과거에 급제하여 처음에 한림(翰林)이 되었고, 벼슬이 감정(監正)에 그쳤다. 소재(蘇齋) 상공(相公) 노수신(盧守愼)이 일찍이 공이 이 글을 지어서 그 자제를 가르친 사실을 공의 묘갈(墓碣)에 실었다고 한다.
숭정 기원 경술년(1670, 현종11)에 은진 송시열은 삼가 쓴다.
◆ 동몽선습(童蒙先習) 해제(解題)
<동몽선습>은 조선 명종(明宗) 때의 유학자 박세무(朴世茂)가 지은 것으로, 부자유친(夫子有親)ㆍ군신유의(君臣有義)ㆍ부부유별(夫婦有別)ㆍ장유유서(長幼有序)ㆍ붕우유신(朋友有信) 및 총론(總論)의 6편으로 되어 있다. 그 후 100년이 지난 뒤, 우암 송시열(宋時烈)이 발문(跋文)을 지어서 이것이 어린이의 교재로서 적절하고도 유익한 것이라고 논했는데, 그 글을 통해서 보더라도 당시에 있어 이 책이 이미 어린이의 교재로 널리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영조 임금도 손수 서문을 써서 이 책의 우수성을 말하고, 어린이들이 부지런히 익혀서 앞날의 대성의 터전을 닦을 것을 강조하였다.
[출처] 동몽선습(童蒙先習) 발(跋)|작성자 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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