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ys/Poems

꽃무릇-지귀의 사랑/안애정

Peter Hong 2020. 2. 6. 20:27

꽃무릇

-지귀의 사랑

 

안애정

 

기다리다 기다리다

지쳐 잠이 들었을 때

그대 바람처럼 내 곁을 스쳐갔습니다

 

이대로 죽어도 좋으리라

이대로 불꽃이 되어도 좋으리라

 

천 년을 기다리면

그대 볼 수 있을까요

 

그리움이 내 몸을 갈래갈래 찢어

하늘과 땅을 피로 붉게 적시면

그대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사랑하다 사랑하다

억겁의 시간이 흘러

나 그대 앞에 마주 설수 없어도

여왕이여, 나의 사랑이여

내 영혼 꽃무릇이 되었습니다

 

 

※지귀 : 신라 선덕여왕을 사랑한 백성. 사랑의 열병을 앓다 불공을 마치고 돌아가던 여왕으로부터

정표로 금팔찌를 받은 후 기쁨에 겨워 제 몸이 타 올랐다는 전설 속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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