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ys/Poems

깨달은 자가 바라보는 담대한 세상/류시화

Peter Hong 2013. 12. 12. 19:27

세상을 잊기 위해 나는

산으로 가는데

물은 산 아래

세상으로 내려간다

버릴 것이 있다는 듯

버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는 듯

나만 홀로 산으로 가는데

 

채울 것이 있다는 듯

채워야할 빈자리가 있다는 듯

물은 자꾸만

산 아래 세상으로 흘러간다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눈을 감고

내안에 앉아

빈자리에 그 반짝이는 물 출렁이는 걸

바라봐야할 시간

 

/류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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