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lish Class/Advanced English

영어교육에 대해 함부로 까불지 마라

Peter Hong 2013. 8. 15. 16:01

요즘 TV만 켜면 영어교육에 대해 어쩌구 저쩌구 마구 떠들어 대고 있는데요...

그거요..반드시 실패할겁니다. 영어교육에 대해 정권이 바뀔 때 마다 항상 떠들어대던 건데 또다시 이명박 정부도 떠들어 대고 있네요. “막대한 예산을 투입시켜서라도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영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러는데요, 한마디로 이명박 신정부의 군기잡기式 폭력행위에 불과하고 “짜식들이 좀 까부는구나.” 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네요.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1. 외국어는 두 가지 형태로 나뉩니다. 하나는 Foreign language(외국어)이고 다른 하나는 Secondary  language(2차어)로 구분합니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 영어를 배울 때 한국인에게 영어는 Foreign language이고, 반대로 영어를 모르는 한국인이 미국에 가서 영어를 배울 때 한국인에게 영어는 Secondary  language에 해당됩니다. 물론 말레이시아처럼 말레이어와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경우도 말레이어는 Mother language(모국어)라고 하고 영어는 Secondary  language라고도 하죠. 지금 우리는 Foreign language를 배우고 있기 때문에 영어를 배우는 것이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일제시대 때를 돌아봅시다. 학교에서도 일본어를 배우고 집에 돌아와서도 자연스럽게 일본어를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초등학교에서 일본어를 2~3년만 배워도 능숙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던 겁니다. 그 당시 일본어는 한국인에게 Secondary  language(2차어)였거든요.


2. 전 세계에는 Foreign language로서의 영어를 배우는 나라 중에서 그래도 영어교육이 쉽게 이루어지는 나라가 많이 있는데요. 그 이유는 뭘까요. 그런 나라중의 대부분이 모국어가 Alphabet으로 되어 있다는 겁니다. 독일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는 물론 동남아시아의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태국어, 말레이시아어 등등이 그렇습니다. 영어를 배우는데 어색함이 없다는 거죠.


3. 중국어의 경우도 우리보다는 영어를 배우는데 휠씬 잇점이 있습니다. 영어의 주어+동사+목적어의 어순이 중국어 어순과 똑 같거든요.


우리와 사정이 가장 비슷한 나라가 일본과 아랍권국가입니다. 일본어가 알파벳으로 되어 있지 않다는 점과 어순이 우리말과 비슷하죠. 일본에서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초중등학교 영어 교육을 시도했지만 실패로 끝났습니다. 그래서 우리처럼 영어교육에 그다지 열을 올리지 않고 있죠.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새 정부에서 목표로 하고 있는 것처럼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이라면 생활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을까요. 그 대안은 이렇습니다.


첫째, 대입수능시험에서 영어 과목을 영어회화로 시험을 치루는 겁니다. 배점비율도 전체 수능시험점수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대폭 늘리는 겁니다. 영어회화를 하지 못하면 대학에 갈 수 없을 정도로 하는 거죠. 그런데 이것도 불가능합니다. 그러자면 영어로 interview를 해야 하는데 이건 완전 불가능한 일입니다.


둘째, 1학급당 학생수를 10명 이하로 줄이는 겁니다. 그리고 거의 모든 교실에 영어회화교육을 할 수 있는 Lab실을 설치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막대한 예산 때문이죠.


셋째, 영어선생님은 아예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외국인이거나 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교포로 대체하는 겁니다. 그것도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출신으로만 하고 영국식영어를 구사하거나 흑인(유색인)은 제외해야합니다. 물론 영어회화를 할 수 있다고 하여 영어교육을 담당할 수 있는것도 아니구요. 영어교수법도 알아야 하니까요. 전국의 중고등학교 영어교사가 26,000여명이고, 초등학교영어전담교사가 7,000여명이나 되는데 영어회화교육이 가능한 교사확충이 가능할까요. 국내대학 출신영어교사는 적어도 2년 정도는 영어사용국가에서 어학연수를 시켜야 대충 외국인 처럼 회화가 가능할 테죠.


넷째, 관공서등 공공 기관은 물론 은행이나 병원, 기업체등지에서 영어를 공용어로 하여 거리낌 없이 영어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길거리에서도 어색함이 없이 영어를 사용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이루어져야만 합니다. 직장에서든 길거리에서든 Thank you. I'm sorry. Excuse me.라는 간단한 말조차도 사용하기가 부담스럽게 느끼곤 합니다.


따라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이라면 생활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가 도대체 뭔지 알 수가 없네요. 영어는 우리에게 Secondary language가 아니라 Foreign language인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네요. 영어는 필요한 사람만 배워서 사용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남호철 국장처럼 자주 외국인을 만나거나 해외여행을 하는 분들은 영어를 배워두면 좋겠지만 살면서 외국인과 마주칠 일이 거의 없거나 어쩌다가 외국여행 한번 하는 우리가 굳이 영어를 배워야 할 필요가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