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일 : 2023년 7월 20일
◎ 코스 : 남청주버스정류장~옥천읍사무소 앞 하차~문정사거리~정지용생가, 육영수여사생가~장계관광지~인포삼거리~화인산림욕장~안남면~동이면 우산리~금강휴게소~정지용생가
◎ 주행거리 약60km, 주행시간 : 총 7시간 30분(장계유원지 30분, 화인산림욕장 1시간 30분 소요 포함)
◎ 참고사항 :
① <장계관광유원지>는 자전거 라이더들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관광지이고, <화인산림욕장>도 산림욕장 정상을 다녀오면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어 나머지 일정에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찾지 않는 것이 좋을 듯 하다.
② 옥천 <향수100리길>은 비포장도로는 전혀 없고 완전 포장도로이다. 자전거길 표지판(milestone)이 있기는 하지만 크기가 작고 눈에 띠지 않는 곳에 있어 불편하다. 방향표시만 있고 거리표시가 없으며 타 자전거길에 비해 제대로 안내되지 못하고 있다.
③ 자전거 전용도로가 아니어서 갓길 또는 차도를 이용하여야 한다. <소정교차로>에서 <인포삼거리>까지 37번 국도(자동차전용도로)를 달릴때는 차량통행이 많아 주의를 기울어야 한다. 다만, 575번 지방도로와 금강변 도로는 차량통행이 적어 비교적 여유있게 달릴 수 있다.
④ 전체 주행거리가 약 60km정도 이지만 Uphill 구간이 많아 완주하는 것이 만만찮다. 순수 주행시간은 5~6시간이면 가능하다.
⑤ 옥천읍을 벗어나면 금강휴게소까지는 식당이나 편의점을 거의 이용할 수 없다. 미리 행동식을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우리고장의 자랑인 정지용 시인의 생가터에서 정지용 시인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고, 30여년전 방문한 적 있는 육영수여사 생가터를 관람한 다음, 오래전에 개통된 옥천 <향수100리길>을 따라 자전거 라이딩을 할 작정으로 청주에서 버스에 몸을 실었다.
[산골소년]
내 고향 우산리*는
녹음 짙은 산골짜기 사이로
금강 깊은 물이 소리 없이 굽이돌아 흘러가고
강가에서 송사리 피라미 떼 쫓아 물장난하는
개구쟁이 소꿉친구들이 모여 노니는 곳
경부고속도로에는 꼬리 문 차량들이
바쁜 길 재촉하며 스쳐 지나 가지만
여름이면 강가 찾는 행락인파 넘치는 곳이라
그래도 이곳은 깡촌 아니라고 우리끼리 우기는 곳
달랑 열댓 명 남짓한
철모르는 아이들이 다니는 작은 초등학교는
운동장에 태극기 높이 걸고
아이들의 희망찬 꿈을 키워주는 곳
지난한 외로움과 싸우지만
때 묻지 않은 순수함과
창창한 앞날 희망 잃지 않고
꿋꿋이 이곳에서 뛰어 놀고 있는 아이들 모습이 참 대견하다
먼 훗날 돌아보면
필경 이곳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짙게 남아있으리라
오늘도 산골소년은
책가방 메고
할머니가 주름진 거친 손으로
따사로이 다독이며 보듬어줄
가파른 산비탈 집으로 오른다
*우산리는 충북 옥천군 동이면에 있다
글/ Peter Hong
옥천 향수100리길은?
정지용시인 생가터와 육영수여사 생가를 둘러보고 나서 그들의 삶의 궤적을 조금이나마 느껴보자는 의도로 계획하고 출발했다. 옥천이라는 시골 소읍에서 벗어나자 새로 생긴 자동차전용도로 때문인지 보은으로 가는 37번국도가 시내버스만 가끔 오갈 뿐 한가하다. 옥천읍에서 군북~안내~안남~청성~동이면을 두루두루 거친다. 논밭의 들판을 가로질러 놓인 한적한 시골도로를 달리다보면 마음의 여유도 생긴다. 옥천읍에서 안남면까지는 업힐 구간이 꽤 있다. 그러나 안남면을 지나면 금강 수변길을 달리게 되는데 금강휴게소까지는 평탄한 강변도로이다. 시원한 강 바람이 땀을 식혀주고 통행차량도 거의 없어 위험하지도 않다. 강태공들이 낚시를 즐길 법도 한 곳이다. 금강휴게소를 지나면 다시 무대(scene)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 완전 시골 마을로 접어 든다. 경운기소리가 요란하고 퇴비내음이 콧끝을 자극한다. 돌담 골목길을 그냥 걷고도 싶은 포근한 마음뿐이다. 정지용 시인은 옥천읍에서 고개너머에 있는 이곳 <금암리><석탄리>로 놀러와 물고기 잡으며 친구들과 어린시절을 보내지 않았을까...그런 시골 마을을 달리다 보면 어느새 정지용시인 생가에 닿는다. 이곳이 바로 향수 100리길 종점이다. 향수 100리길 내내 특별히 내세울 만한 유명한 곳도 볼거리도 없다. 그래서 "이게 뭐지?" 했다가도 완주하고 나니까 그저서야 은은하게 마음속에 남아 있는 것이 있다. 잠시 개구쟁이 친구들과 놀던 시골 고향에 다녀온 듯한 편안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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