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장님이 팻말을 목에 걸고
지하철 입구에서 구걸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팻말에는 이런 글귀가 씌어져 있었습니다.
'저는 태어날 때부터 장님입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많았으나
그 장님에게 동전을 주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장님이 쪼그려 앉아 빵조각을 먹는 것을 보고 한 청년이 장님에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불쌍했던지 그 장님을 위해 팻말의 글씨를 바꿔주기로 했습니다.
그 청년은 팻말에 있던 글귀를 지우고 그 위에 다시 쓰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봄이 와도 꽃을 볼 수 없답니다.'
그 후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태도가 변했습니다.
장님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장님앞에 놓인 깡통에 동전을 아낌없이 넣었습니다.
참 신기합니다.
글자 몇개 바꿨을 뿐인데 사람들은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합니다.
그 만큼 우리의 일상이 메말랐다는 반증이겠지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는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당신의 풍부한 감성으로 그 간격을 없애 주시길 바랍니다.
분명 세상은 당신의 간절함으로 인해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 김현태 산문집 '행복을 전하는 우체통'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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