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한번만 빌려 줄래요.
아무것도
따지지도 말고
아무것도 묻지도 말고
그냥 어깨만 한번 빌려줄래요.
삶에 지치고
그리움에 지치고
외로움에 지쳐서
서 있기조차 힘들어 그래요.
빌려준 그대의 어깨가
조금 젖을지도 몰라요.
그래도 괜찮다고 말해줄래요.
어쩌면 소리 내어 울지도 몰라요.
우는 소리가
좀 클지도 몰라요.
이번 한 번만
그대 어깨 좀 빌려 줄래요.
그대는 아무 말 하지 않고
그냥 옆에 가만히 있어 주면 되구요.
다시는 이런 부탁하지 않을 게요.
오늘만은 그대의 어깨에 기대
울고 싶어요.
- 김인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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