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U(Chinese Language)/현대의 서양문화

망치를 든 철학자 니체

Peter Hong 2016. 9. 26. 08:39


강성률 지음, 『서양철학사를 보다』, (주)리베르스쿨, 2015.

 

망치를 든 철학자 니체

 

운명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라

 

흔히 니체를 ‘망치를 든 철학자’ 라고 부른다. 그가 모든 기존의 가치를 허물어뜨리고 그 자리에 새로운 가치를 세우려고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니체에게서 삶이란 과연 무엇이었을까? 첫째, 니체에게 삶이란 권력의지(權力意志)이다. 권력의지란 남을 정복하여 스스로 강해지려는 의지이다. 남보다 우수해져서 남을 지배하려는 의지를 말한다. 니체는 권력의 의지가 존재의 본질이자 삶의 근본 충동이라고 보고 이웃사랑이나 복지 등을 비웃었다. 둘째 니체는 삶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에는 죄가 없다고 보았다. 현실은 늘 정당하다는 것이다. 자연은 순수하므로 생존 자체에는 아무런 흠도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선하기 때문에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승리했기 때문에 선한 것이 된다. 셋째, 니체는 삶에 나타난 모든 것을 받아들여야 할 뿐만 아니라 그들을 사랑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운명에 대한 사랑’, 즉 운명애(運命愛)야 말로 인간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니체가 “이것이 삶이었던가? 자, 그렇다면 다시 한번!”이라고 외치는 대목에서는 삶에 대한 강력한 긍정을 엿볼 수 있다.

 

죽은 신을 대신할 이상적인 인간, 초인(超人)

 

니체는 “신은 죽었다. 이제 우리가 바라는 것은 초인(超人)이다.” 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초인(超人)은 어떤 존재일까? 첫째, 초인은 ‘대지(大地)의 의의(意義)’로서 이 땅에 충실한 사람이다. 그는 하늘나라를 노래하는 자들을 믿지 않는다. 둘째, 초인은 신의 죽음을 확신하는 사람이다. 그는 하늘나라란 환영(幻影)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이 땅을 위해 그리고 삶 자체를 위해 스스로를 바친다. 셋째, 초인이란 영겁회귀(永劫回歸) 마저 깨달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는 영원한 시간은 원형(圓形)을 이루고 있다는 것과 그 원형 안에서 모든 것은 이미 여러 차례 되풀이 되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

니체는 유럽의 상황을 허무주의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새로운 가치 체계를 굳건히 세우려고 하였다. 이러한 작업에 앞서 그는 전통적인 가치와 도덕을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니체는 노예도덕(奴隸道德, 지각이 없는 군중의 도덕)을 반대하고 민주화 운동을 비웃었다. 사회주의와 여성해방 운동도 반대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리스도교에 반대하였다.

니체의 사상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생존경쟁이나 건전한 야만성, 마키아벨리즘, 금발의 야수(니체가 갈망한 초인)와 같은 개념이 자주 등장한다. 유대주의를 반대하는 자들과 나치의 지지자들이 니체의 사상을 악용하기도 했다. 니체의 여동생이 그가 남긴 원고를 멋대로 왜곡했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있어 났던 것 같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