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U(Chinese Language)/經書諸子강독

老子 上篇(道經)

Peter Hong 2016. 6. 11. 11:28



노자 상편 (도경)

 1.

道可道는 非常道라.(老子 上篇 1章)

도가도는   비상도라.   (노자 상편 1장)


    이것이 도라고 할 수 있는 도는 일정불변의 도가 아니다.

   이것이 이상적인 도라고 해서 사람들에게 내보일 수 있는 도는 일정 불변의 진실한 도가 아니다. 당시 세간에 상식화되어 있는 공자의 도 곧 인(仁)과 의(義)의 도는 참된 도가 아니라고 배척하고, 상도(常道) 곧 노자의 도는 인간 세계의 인위적 약속인 도가 아니고, 우주 자연을 포함한 유일 절대적인 도임을 주장하는 말이다.  
ㅇ도(道)-도. 도리. ㅇ가(可)-가하다. 할 수 있다. ㅇ비(非)-아니다. ㅇ상(常)-떳떳하다. 일정불변하다.

 2.

名可名은 非常名이라.(老子 上篇 1章)

 명가명은  비상명이라.  (노자 상편 1장)

 

    이것이 이름이라고 할 수 있는 이름은 일정불변의 이름이 아니다.

   명(名)이란 명칭, 언어, 개념을 의미하며, 명성이라든지 명분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이것은 진리이다. 라고 내세울 수 있는 말은 영원불변의 진리의 말은 될 수 없다. 영원불변의 진리의 말이란 말없는 말 또는 말하지 않는 말이다. 도는 말로서는 말할 수 없다. 이름을 붙일 수 없는 도의 성격과 관련하여 하는 말로서 당시 유가(儒家)나 법가(法家) 등이 명목에 사로 잡혀서 이름을 붙이려 하는 데 대한 비판의 말이다.
  ㅇ명(名)-이름. 명칭. 명분. ㅇ가(可)-가하다. ㅇ비(非)-아니다.


3.

無名은 天地之始라.(老子 上篇 1章)

무명은   천지지시라.  (노자 상편 1장)

  이름이 없는 것은 천지의 처음이다.

   노자는 무를 천지보다 앞서서 모든 존재를 생성하게 하는 것이라 보았다. 만물의 생성 이전에 존재하는 형이상학적인 실체인 원리 곧 만물 생성의 근본인 이름(명)이 없는 무명은 도를 의미하며 천지의 처음이다.
ㅇ명(名)-이름. ㅇ천(天)-하늘. ㅇ지(地)-땅. ㅇ시(始)-처음.

 

4. 

有名은 萬物之母라.(老子 上篇 1章)

유명은   만물지모라.  (노자 상편 1장)

     이름이 있는 것은 만물의 어머니이다.

   만물이 생성되고 분화되면서 이름이 생기니 이 이름이 있는 것은 만물의 어머니이다. 곧 만물의 어머니란 천지를 말한다.
ㅇ유(有)-있다. ㅇ만(萬)-만. 모든. ㅇ물(物)-물건. 사물. ㅇ모(母)-어머니.

 5.

玄之又玄하니 衆妙之門이라.(老子 上篇 1章)

현지우현하니    중묘지문이라.   (노자 상편 1장)

     현하고 또 현하니, 온갖 오묘한 것이 나오는 문이다.

   도는 만물 생성의 근본이라는 다른 표현이다. 현(玄)이란 노자의 도를 가리키는 말로서 도란 모든 것을 생성하는 것이므로 문(門)이라 하고, 중묘(衆妙)란 우주간의 삼라만상을 가리킨다. 현하고 또 현하다란 유현(幽玄)한 것이다. 현(玄)이란 검은 빛깔인데 보통의 검정이 아니라 빨강과 검정이 두루 섞인 검정이다. 노자의 도는 무(無)이지만 그것은 유(有)에 대한 무가 아니라 유무를 초월한 무이다. 도를 현 곧 현묘 불가사의(不可思議)한 실재로 특징을 짓는 것이다. 이것이 우주 삼라만상의 생성의 근본이라 함이다.

  ㅇ현(玄)-검다. ㅇ우(又)-또. ㅇ중(衆)-무리. ㅇ묘(妙)-묘하다  ㅇ문(門)-문.

 6.

聖人은 處無爲之事하고 行不言之敎하니라.(老子 上篇 2章)

성인은 처무위지사하고    행불언지교하니라.  (노자 상편 2장)

     성인은 일을 대함에 무위에 처하고, 무언의 가르침을 행한다.

   노자가 말하는 성인이란 절대불변의 도와 합일된 이상적인 인간으로 이런 성인은 일을 대하고서는 일부러 하려는 의지를 가지지 아니하고, 자연의 추이에 따라 인간의 지혜나 감정을 버리고, 자연에 따라 그대로 하는 무위의 처지에 있으면서 말없이 가르침을 행한다. 무위의 일이란 사람의 간교한 행동을 버리고 도와 하나가 된 무심의 상태를 말하며, 무언의 가르침이란 말이 없고 이름이 없는 도의 본연의 자태에 그대로 따르는 자연의 교화를 말한다.

ㅇ처(處)-곳. 처하다. ㅇ교(敎)-가르치다.

 7.

不見可欲이면 使民心不亂이라.(老子 上篇 3章)

불견가욕이면    사민심불란이라.   (노자 상편 3장)


    욕심을 일으키는 일을 보지 않게 하면, 백성으로 하여금 마음을 어지럽게 하지 아니한다.


  욕망을 자극하는 일들을 백성들의 눈에 보이지 않게 하면, 백성의 마음은 흔들리지 아니하여 평정을 얻을 수 있다. 무지 무욕의 정치만이 훌륭한 정치임을 강조한다.

ㅇ견(見)-보다. ㅇ가(可)-할 수 있다. ㅇ욕(欲)-욕심. ㅇ사(使)-하여금. ㅇ심(心)-마음. ㅇ란(亂)-어지럽다.

 8.

聖人之治는 虛其心하고 實其腹이라.(老子 上篇 3章)

성인지치는   허기심하고    실기복이라.  (노자 상편 삼장)

     성인의 정치는 그 마음을 비워 그 배를 채운다.

   도와 일체가 된 성인이 행하는 정치는 백성의 마음을 쓸모없는 지식에 의하여 힘들게 하지 아니하고, 그 마음을 비워서 그들을 배부르게 하는 것이다. 위정자가 현명한 사람만을 존중하면 백성은 경쟁을 하게 되고, 백성의 욕망을 자극하는 일을 하게 되면 백성은 평정을 찾으려 하여 평안해질 수 없을 것이다.

ㅇ허(虛)-비다. ㅇ실(實)-참. ㅇ복(腹)-배.

 9.

弱其志하고 强其骨이라.(老子 上篇 3章)

약기지하고   강기골이라.   (노자 상편 삼장)

     그 뜻을 약하게 하고 그 뼈를 강하게 한다.

   백성이 바라는 바 욕망을 약하고 작게 하고, 그 육체의 근육과 골격을 강하게 한다. 곧 욕망은 약하게 하고 도리의 이념을 강하게 한다.

ㅇ약(弱)-약하다. ㅇ지(志)-뜻. ㅇ강(强)-세다. ㅇ골(骨)-뼈.

 10. 

爲無爲則無不治라.(老子 上篇 3章)

 위무위즉무불치라.   (노자 상편 삼장)

    무위로 일을 하면, 다스려지지 않는 것이 없다.

   무위 곧 자연에 맞는 정치를 한다면 세상에 다스리지 못할 것이 없다.

ㅇ즉(則)-그러면. ㅇ치(治)-다스리다.


11.

挫其銳하고 解其紛이라.(老子 上篇 4章)

 좌기예하고   해기분이라.  (노자 상편 사장)

     예리한 것을 꺾고 얽힌 것을 푼다.

   사람은 지성이 날카로운 것을 좋아하고 현상이 복잡한 것에 흥미를 가진다. 그러나 칼날 같이 날카로운 것은 둔화시키는 것이 좋고, 실이 얽힌 것 같은 복잡한 것은 단순하게 풀수록 좋다. 생각해보면 문명이나 문화란 인간 정신의 소산으로서 복잡함을 자아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것은 풀수록 좋은 것이다.

ㅇ좌(挫)-꺾다. ㅇ예(銳)-날카롭다. ㅇ해(解)-풀다. ㅇ분(紛)-얽히다.

 12.

道는 冲而用之或不盈이라.(老子 上篇 4章)

 도는  충이용지혹불영이라.   (노자 상편 4장)

    도는 비어 있으나, 이를 쓰려고 다시 채우지 아니한다.

   도는 텅텅 비어있어서 아무 쓸모가 없는 듯하지만 그 역할은 무한하여 그 빈자리를 무엇으로 채우지는 아니한다. 무엇이 채워진다면 그것을 다 쓰고 나면 끝나버려서 유한한 것이 되지만, 늘 비어 있으므로 무한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ㅇ충(冲)-비다. ㅇ용(用)-쓰다. ㅇ혹(或)-다시(又).

 13.

和其光하고 同其塵이라.(老子 上篇 4章)

화기광하고   동기진이라.   (노자 상편 4장)

    그 빛을 흐리게 하고 그 티끌과 함께 한다.

   번뜩이는 지성이나 뛰어난 명성은 순하게 하고, 속세에 살면서 저 혼자 정결하기를 바라지 말고, 속세의 티끌과 함께 하여야 한다. 혼자 고고함을 물리친다는 뜻의 화광동진(和光同塵)이란 말은 여기서 유래한다.

ㅇ화(和)-순하다. ㅇ광(光)-빛. ㅇ동(同)-함께. ㅇ진(塵)-티끌.

 14.

天地는 不仁하여 以萬物爲芻狗라.(老子 上篇 5章)

 천지는 불인하여    이만물위추구라.   (노자 상편 5장)

     천지는 어질지 않아, 만물로써 추구를 삼는다.

   천지는 인자함이 없다. 왜냐하면 만물을 있는 그대로, 되어 가는 대로 맡겨두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인으로 보이나 실은 자연 그대로 되게 하는 것이 곧 인이다. 추구(芻狗)란 풀로 만든 개로서 제사를 지낼 때 제단을 장식하여 액을 쫓거나 복을 빌기 위한 상징물인데 제사가 끝나면 버려지는 것이다. 본래 존귀한 것이 아니지만 자연의 필요에 따라 존귀해지기도 하고 버려지기도 하는 것이므로 만물을 추구를 삼는다함은 필요에 따라 귀히 쓰다가도 필요가 없어지면 무자비하게 내버린다 함이다.

ㅇ인(仁)-인. 어질다. ㅇ이(以)-로써. ㅇ위(爲)-되다. 삼다. ㅇ추(芻)-풀. 짚. ㅇ구(狗)-개.

 15.

聖人은 不仁하니 以百姓爲芻狗라.(老子 上篇 5章)

성인은   불인하니   이백성위추구라.   (노자 상편 5장)

    성인은 어질지 않아, 백성으로써 추구를 삼는다.

   성인은 인자하지 못하다. 왜냐하면 백성을 자연 그대로 맡겨 버리기 때문이다. 이것은 보통 사람의 생각이지만 실은 무위자연에 맡기는 것이 인이다. 성인은 백성을 추구처럼 필요하면 귀히 쓰고 필요가 없어지면 무자비하게 내버린다.

ㅇ성(聖)-성인. ㅇ백(百)-일백. ㅇ성(姓)-성. ㅇ백성(百姓)-국민.

 16.

天地之間은 其猶槖籥乎아 虛而不屈하고 動而愈出하니라.(老子 上篇 5章)

 천지지간은   기유탁약호아   허이불굴하고    동이유출하니라.   (노자 상편 5장)

     천지의 사이는 풀무 도가니와 같다고 할까 비어 있어도 다함이 없고, 움직일수록 더욱 나온다.

   하늘과 땅 사이의 천지간은 마치 풀무 도가니와 같다고 할까. 비어 있지만 거기서 만물이 생겨나서 끝이 없으며,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더 많이 생겨난다.

ㅇ간(間)-사이. ㅇ유(猶)-같다. ㅇ탁(橐)-풀무도가니

ㅇ약(籥)-귀리. ㅇ허(虛)-비다. ㅇ굴(屈)-다하다.ㅇ동(動)-움직이다. ㅇ유(愈)-더하다. 심하다.

17.

多言이면 數窮이라.(老子 上篇 5章)

다언이면   삭궁이라.   (노자 상편 5장)

     말이 많으면 자주 막힌다.

   말을 많이 하게 되면 사실과 달리 과장 된 말이 많아질 수 있다. 그러면 말이 막혀서 곤궁에 빠질 수 있지 않겠는가.

ㅇ다(多)-많다. ㅇ언(言)-말. ㅇ삭(數)-자주. ㅇ궁(窮)-막히다. 궁하다.


18.

谷神은 不死하니 是謂玄牝이라.(老子 上篇 6章)

 곡신은  불사하니   시위현빈이라.  (노자 상편 6장)

     곡신은 죽지 아니하니 이를 현빈이라 한다.

   골짜기의 신은 깊은 골짜기에서 끊임없이 샘을 솟구어 영원한 생명으로서 죽음에 의하여 다함이 없다. 이것을 현빈이라 한다. 노자는 골짜기를 만물의 근원이라고 여기고 암컷에 비유하여 생식력이 풍부한 신으로 비유하고 있다.

ㅇ곡(谷)-골짜기. ㅇ시(是)-이것. ㅇ위(謂)-말하다. ㅇ현(玄형)-검다. ㅇ빈(牝)-암소. 골짜기.

 19.

天長地久라.(老子 上篇 7章)

 천장지구라.  (노자 상편 7장)

     하늘은 길고 땅은 오래다.

   하늘과 땅 곧 천지 대자연은 영원하고 유구한 것이다. 천지는 무위 무욕으로 만물을 생성하고 있기 때문에 영원 유구해질 수 있다.

ㅇ천(天)-하늘. ㅇ장(長)-길다. ㅇ지(地)-땅. ㅇ구(久)-오래다.

 20.

上善若水라.(老子 上篇 8章)

상선약수라.   (노자 상편 8장)

     가장 선한 것은 물과 같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은 첫째로 만물에 이로운 혜택을 주고 있어 물이 없다면 만물은 존재하지 못한다. 그러나 물은 공치사를 하는 바 없다. 둘째는 물은 언제나 낮은 곳을 찾아 흐른다. 인간은 될 수 있으면 남보다 높은 지위에 있고 싶어 한다. 셋째는 언제나 낮은 곳에 있기 때문에 점점 커진다. 시냇물이 흘러 강을 이루고  넓은 바다를 이룬다. 최고의 선이란 이처럼 물이 가진 덕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ㅇ상(上)-위 ㅇ선(善)-선. 착함. ㅇ약(若)-같다. ㅇ수(水)-물.

 21.

持而盈之는 不如其已라.(老子 上篇 9章)

 지이영지는  불여기이라.   (노자 상편 9장)

     가지고 채우는 것은 그만두는 것만 같지 못하다.

   그릇에 물을 가득 채우고 이를 오래 지탱하려는 것은 무리이다. 하고자 하는 욕심을 다 채우려 하거나 이를 오래 지탱하려고 하지 마라. 그만 두는 것이 낫다. 비탈은 막 오르면 내려가야 하고, 권세가 극점에 이르면 쇠퇴해지는 것이다.

ㅇ지(持)-가지다. ㅇ영(盈)-차다. ㅇ이(已)-그치다.

 22.

金玉滿堂이나 莫之能守라.(老子 上篇 9章)

금옥만당이나    막지능수라.  (노자 상편 9장)

     금과 옥이 대청에 가득하나 능히 지킬 수 없다.

   금이나 옥 같은 재화를 집안 가득 채울 정도의 부자가 되면 공연히 거만해지고 이를 지킬 수 없게 된다. 되도록 욕망을 마음껏 누리는 것은 금물이다.

ㅇ금(金)-돈. 금. ㅇ옥(玉)-옥. ㅇ만(滿)-가득 차다. ㅇ당(堂)-집. ㅇ막(莫)-말다. 아니다. ㅇ능(能)-능하다. ㅇ수(守)-지키다.

 23.

富貴而驕이면 自遺其咎라.(老子 上篇 9章)

 부귀이교이면    자유기구라.  (노자 상편 9장)

    부귀하여 교만해지면 스스로 재앙을 남긴다.

   부귀한 몸이 되었다고 교만해지면 스스로 허물을 후회하게 되는 재앙을 남긴다.

ㅇ교(驕)-교만하다. ㅇ자(自)-스스로. ㅇ유(遺구)-남다. ㅇ(咎)-허물. 재앙.

 24.

功遂身退는 天之道라.(老子 上篇 9章)

공수신퇴는    천지도라.  (노자 상편 9장)

    공이 이루어져서 물러나는 것은 하늘의 도리이다.

   자연은 계절마다 그 할 일이 있어서 봄은 봄대로 그 할 일을 다 하면 여름으로 계절을 옮기고, 여름 또한 가을로 계절을 옮기 듯이 인간도 하는 일이 이루어지면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당연한 하늘의 도리이다.

ㅇ공(功)-공. ㅇ수(遂)-이루다. ㅇ퇴(退)-물러나다.

 25.

爲而不恃라.(老子 上篇 10章)

위이불시라.   (노지 상편 10장)

    일을 해내어도 자랑하지 아니한다.

   자기가 아무리 큰일을 이루었다 해도, 이것을 자연의 도움이라 생각하고, 자기 혼자의 힘으로 이룬 것이라고 자랑하지 마라. 이것이 바른 덕이다.

ㅇ위(爲)-하다. ㅇ시(恃)-자랑하다.

 26.

長而不宰라.(老子 上篇 10章)

 장이부재라.  (노자 상편 10장)

    우두머리가 되어도 거느리지 아니한다.

   무리의 장 곧 가장 높은 자리에 있다 하더라도 무리를 거느리지 마라. 이것이 바른 덕이다.

ㅇ장(長)-어른. ㅇ재(宰)-거느리다. 재상.

 27.

三十輻共一轂하나 當其無有車之用이라.(老子 上篇 11章)

삼십복공일곡하나     당기무유거지용이라.    (노자 상편 11장)

    서른 개의 바퀴살이 한 바퀴통을 함께 하니, 그 비어 있음이 알맞아 수레로서 쓰인다.

   수레에는 하나의 바퀴통이 있고 그 바퀴통에 30개의 바퀴살이 함께 끼어 있어서 바퀴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바퀴의 기능은 이 바퀴통이나 바퀴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퀴통 안이 비어 있다는 데 있다. 이 공허한 부분 곧 무의 부분으로서 그 속에 바퀴심이 들어 있어서 비로소 바퀴가 구르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만물의 움직임은 무에서 일어난다. 사물이 있다는 것은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고, 움직임이 있다는 것은 유를 의미하며 이 유는 무에서 생겨난다는 것이 노자의 근본사상이다.

ㅇ복(輻)-바퀴살. ㅇ공(共)-함께. ㅇ곡(轂)-바퀴 통. ㅇ당(當)-당하다. ㅇ거(車)-수레.

 28.

埏埴以爲器하니 當其無有器之用이라.(老子 上篇 11章)

선식이위기하니     당기무유기지용이라.    (노자 상편 11장)

     찰흙을 이겨 그릇을 만드니, 그 비어 있음이 알맞아 그릇으로 쓰인다.

   찰흙을 이기고 빚어서 그릇을 만드는데 그 그릇의 속은 비어 있으므로 그 공허한 부분을 그릇으로서의 구실을 하게 하는 것이다.

ㅇ선(埏)-흙 이기다.  ㅇ식(埴)-찰흙. ㅇ기(器)-그릇. ㅇ용(用)-쓰다.

 29.

有之以爲利는 無之以爲用이라.(老子 上篇 11章)

유지이위리는    무지이위용이라.   (노자 상편 11장)

     있는 것이 이로움이 되는 것은 없는 것이 쓰이기 때문이다.

   유 곧 있다는 것이 세상에서 유용하고 혜택을 주는 것은 무 곧 없음이 제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ㅇ리(利)-이로움. ㅇ용(用)-쓰다.

 30.

五色은 令人目盲이라.(老子 上篇 12章)

오색은   영인목맹이라.   (노자 상편 12장)

     오색은 사람으로 하여금 눈을 멀게 한다.

   오색 곧 하양, 검정, 파랑, 빨강, 노랑 등의 색깔은 눈을 즐겁게도 하지만, 지나치게 이 색깔에 탐닉하게 되면 눈의 제구실을 잃게 된다. 인간관계에서 보면 오관 중에서도 색에 대하여서 젊은이는 탐닉하기 쉬우니, 이는 눈을 멀게 하는 것과 같다.

ㅇ색(色)-색깔.  ㅇ령(令)-시키다. ㅇ목(目)-눈. ㅇ맹(盲)-눈어둡다.

 31.

難得之貨는 令人行妨이라.(老子 上篇 12章)

난득지화는    영인행방이라.   (노자 상편 12장)

    얻기 어려운 재화는 사람의 행동을 방해한다.

   얻기 어려워서 희소가치가 높은 물건은 값이 높을 뿐 아니라, 이를 얻고자 하는 사람의 욕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사람의 올바른 행동을 방해하게 된다.

ㅇ난(難)-어렵다. ㅇ득(得)-얻다. ㅇ화(貨)-재화. ㅇ방(妨)-해롭다 방해하다.

 32.

聖人은 爲腹不爲目이라.(老子 上篇 12章)

성인은   위복불위목이라.   (노자 상편 12장)

    성인은 배를 위하고 눈을 위하지 아니한다.

   성인은 자기 자신의 배를 채우는 일에 힘써서 눈으로 보이는 감각적인 즐거움을 위하지 아니한다. 곧 눈으로 상징되는 감각적인 유혹에 끌리어 일어나는 욕망으로 인하여 마음이 산란해지는 것을 피하고, 자기 내부의 힘을 충실히 하는 데 힘쓴다.

ㅇ복(腹)-배. ㅇ목(目)-눈.

 33.

寵辱若驚은 貴大患若身이라.(老子 上篇 13章)

총욕약경은   귀대환약신이라.    (노자 상편 13장)

    총애와 굴욕을 놀라워하고, 큰 걱정을 귀히 여기기 몸 같이 한다.

   사람들은 총애를 받을 수 있을 것인가 굴욕을 당하게 될 것인가 하여 깜짝깜짝 놀라고 불안해한다. 그것은 명예라든가 재산이라든가 하는 커다란 걱정을 중히 여겨 내 몸 같이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세상 사람들은 입신출세만을 노리고 재산을 모은다든지 상사나 이웃에게 좋은 평판을 받는다든지 하는 것을 중요시 한 나머지 그것이 자기의 몸보다도 더 소중히 다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어쩌면 총애를 받고 굴욕을 면하고자 하여 걱정한 나머지 자신에게는 해가 되는 것을 자기의 몸보다도 소중히 여기고 있는  것이다.

ㅇ총(寵)-사랑하다. 총애하다. ㅇ욕(辱)-욕보다. ㅇ약(若)-같다.  ㅇ경(驚)-놀라다. ㅇ귀(貴)-귀하다. ㅇ환(患)-병. 걱정.

 34.

愛以身爲天下면 若可寄天下라.(老子 上篇 12章)

애이신위천하면    약가기천하라.    (노자 상편 12장)

    사랑하기를 몸으로써 하여 천하를 다스린다면 천하를 맡길 수 있다.

   나의 몸은 천하의 어느 것보다도 소중한 존재임을 자각하고, 천하를 자신의 몸보다 못지않게 사랑한다면, 그런 사람에게는 천하를 맡길 수 있다.

ㅇ애(愛)-사랑하다. ㅇ신(身)-몸. ㅇ약(若)-같다. ㅇ기(寄)-맡기다.

 35.

執古之道하여  以御今之有면 能知古始라..(老子 上篇 14章)

집고지도하여     이어금지유면    능지고시라.   .(노자 상편 14장)

    옛날의 도를 잡고서 지금 있는 것을 다스리면 능히 처음을 알 수 있다.

   오랜 옛날의 도를 착실히 지켜 그것에 의하여 현재의 당면한 일들을 다스려 나아가면 사물의 처음을 알 수 있다.

ㅇ집(執)-잡다. ㅇ고(古)-옛. ㅇ어(御)-거느리다. ㅇ금(今)-이제. ㅇ유(有)-있다. ㅇ공(古)-옛날. ㅇ시(始)-시작. 처음.

 36.

唯不欲盈이니 故能蔽而新成이라.(老子 上篇 15章)

유불욕영이니    고능폐이신성이라.   (노자 상편 15장)

     가득 채우고자 욕심 내지 아니하니 다하여도 새로워진다.

   가득 채우려고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다 낡아 떨어져 못쓰게 되어도 새롭게 재생되는 것이다. 가득 차버리면 재생 능력은 소멸됨을 말한다.

ㅇ유(唯)-오로지. ㅇ욕(欲)-욕심내다. ㅇ영(盈)-차다. ㅇ폐(蔽)-다하다. 낡다. ㅇ성(成)-이루다.

 37.

致虛極하고 守靜篤이라.(老子 上篇 16章)

치허극하고 수정독이라.(노자 상편 16장)

     허를 이루기를 극진히 하고 고요함을 지키기를 참되게 하라.

   어디까지나 욕심을 버리고 무욕의 상태에서 마음을 철저히 비우고, 깊고 고요함을 철저히 지킨다. 허정(虛靜)의 상태에 나의 몸을 침잠시켜 자기 본래의 본성을 깨닫는다면 그 허와 정의 깊은 속에서 도와의 합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ㅇ치(致)-이루다. ㅇ허(虛)-비다. ㅇ극(極)-지극하다. ㅇ수(守)-지키다. ㅇ정(靜)-고요하다. ㅇ독(篤)-돈독하다.

 38.

容乃公이요 公乃王이라.(老子 上篇 16章)

용내공이요   공내왕이라.   (노자 상편 16장)

    용납하면 곧 공평해지고 공평해지면 곧 왕이라.

   용(容)이란 자기 자신의 좋고 싫음의 감정을 벗어나 남을 받아들이는 마음이다. 이런 마음으로 남을 용납한다면 공평무사함이 이루어지고, 공평무사함이 이루어지면 왕자의 덕을 이룬다.

ㅇ용(容)-용납하다. ㅇ내(乃)-이에. ㅇ공(公)-공평하다. ㅇ왕(王)-왕.

 39.

太上下知有之라.(老子 上篇 17章)

태상하지유지라.    (노자 상편 17장)

    태상은 아래가 있는 것을 알뿐이다.

   가장 뛰어난 군주는 정치는 하지 않으므로 아래의 백성들은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 따름이다. 정치가가 있는지 없는지를 알 수 없는 상태의 정치가 실상은 훌륭한 정치이다.

ㅇ태(太)-크다. ㅇ상(上)-위. ㅇ하(下)-아래. ㅇ지(知)-알다. ㅇ지(之)-이것.

 40.

大道廢하면 有仁義라.(老子 上篇 18章)

대도폐하면   유인의라.   (노자 상편 18장)

    큰 도가 없어지면 인의가 있다.

   큰 도가 없어지면 인애와 정의의 덕을 강조하기 시작하게 된다. 인의의 덕을 강조해야 되는 이유는 큰 도가 쇠하여 없어진 때문이다.

ㅇ대(大)-크다. ㅇ폐(廢)-없어지다. ㅇ인(仁)-어질다. 인애의 도. ㅇ의(義)-의롭다. 정의.

 41.

智慧出이면 有大僞라.(老子 上篇 18章)

지혜출이면   유대위라.    (노자 상편 18장)

    지혜가 나오면 큰 거짓이 있다.

   인간의 자랑스러운 점, 현명한 점이 나타나면 반드시 그 반면에 서로 속이고 속는 큰 거짓이 생긴다.

ㅇ지(智)-지혜. ㅇ혜(慧)-지혜. ㅇ위(僞)-거짓.

 42.

六親不和하면 有孝慈니라.(老子 上篇 18章)

육친불화하면    유효자니라.   (노자 상편 18장)

    육친이 불화하면 효도와 사랑이 있다.

   육친이란 친자, 형제, 부부 관계의 매우 가까운 친족을 말한다. 집안의 육친 관계에 있는 사람들 사이가 불화해지면, 그 자녀들로 하여금 효도하도록 하고 어버이로 하여금 자애로움을 베풀게 하는 덕을 강조하게 된다.

ㅇ친(親)-어버이 친족. ㅇ화(和)-화하다. ㅇ효(孝)-효도. ㅇ자(慈)-사랑.

 43.

國家昏亂하면 有忠臣이라.(老子 上篇 18章)

국가혼란하면    유충신이라.   (노자 상편 18장)

    국가가 혼란하면 충신이 있다.

   국가가 심히 혼란해지면 충신이 그리워지고 또 충신이라 힐 만한 신하가 생겨난다.

ㅇ국(國)-나라. ㅇ가(家)-집. ㅇ혼(昏)-어지럽다. ㅇ란(亂)-어지럽다.ㅇ충(忠)-충성. ㅇ신(臣)-신하. 

 44.

絶聖棄智면 民利百倍라.(老子 上篇 19章)

절성기지면    민리백배라.  (노자 상편 19장)

    성을 끊고 지혜를 버리면 백성의 이익이 백배가 된다.

   영지를 끊고 지혜와 분별을 버린다면 백성의 이익은 백배가 될 것이다.

ㅇ절(絶)-끊다. ㅇ기(棄)-버리다. ㅇ지(智)-지혜. ㅇ리(利)-이롭다. ㅇ배(倍)-갑절.

 45.

絶仁棄義면 民復孝慈라.(老子 上篇 19章)

절인기의면  민복효자라.  (노자 상편 19장)

    인을 끊고 의를 버리면 백성은 효도와 사랑으로 돌아간다.

   인이라든가 의라든가 하는 인간의 도덕을 버리면 백성은 효도하고 사랑하는 자리로 돌아가게 된다.

ㅇ절(絶)-끊다. 의(義)-의롭다. ㅇ복(復)-돌아오다. ㅇ효(孝)-효도하다. ㅇ자(慈)-사랑하다.

46.

絶巧棄利면 盜賊無有라.(老子 上篇 19章)

절교기리면   도적무류라.   (노자 상편 19장)

     교를 끊고 이를 버리면 도적이 있을 수 없다.

   재주와 기교를 부리지 아니하고, 편리함을 버리면 도적은 없어질 것이다.

ㅇ교(巧)-교묘하다. ㅇ리(利)-이롭다. ㅇ도(盜)-도둑. ㅇ적(賊)-도둑.

 47.

絶學無憂라.(老子 上篇 20章)

절학무우라.   (노자 상편 20장)

    배움을 끊으면 걱정이 없다.

   배우는 일을 끊으면 생각하고 걱정하는 일도 없어진다. 인간은 배움으로 인하여 걱정과 고민이 있게 된다. 특히 예의에 관한 사항에 익숙할수록 걱정은 많아진다. 독서는 우환의 시작이라는 말과 글자를 알면 걱정이 있다는 뜻의 식자우환(識字憂患)이라는 말과도 비슷한 점이 있다.

ㅇ절(絶)-끊다. ㅇ학(學)-배우다. ㅇ우(憂)-걱정하다.

 48.

貴食母라.(老子 上篇 20章)

귀식모라.   (노자 상편 20장)

    어머니에게 양육됨을 귀히 여긴다.

   모(母)는 자연 또는 근본 도리를 뜻하는 말로서 인간은 자연 속에서 자연히 양육되는 것이 가장 좋은 상태이므로, 자연에 의하여 양육되는 것을 존귀하게 생각한다 함이다.

ㅇ귀(貴)-귀하다. ㅇ식(食)-먹다. ㅇ모(母)-어머니.

49.

孔德之容은 惟道是從이라.(老子 上篇 21章)

공덕지용은   유도시종이라.   (노자 상편 21장)

    큰 덕을 지닌 사람의 모습은 오직 도만을 따른다.

   덕이란 득(得)과 동일한 의미를 가지는 말로서, 내 몸에 얻어 지닌 것 또는 능력이라는 뜻이 있고, 은혜라든지 효과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공덕 곧 높고, 크고, 깊은 덕을 갖춘 인물의 모습은 오로지 도를 따르는 모습일 뿐이다. 노자는 자연의 근본이 되는 도의 체득을 도라 본다.

ㅇ공(孔)-크다. 깊다. 용(容)-모습. 얼굴. ㅇ유(惟)-오직. ㅇ시(是)-이다. ㅇ종(從)-따르다.

 50.

跂者不立이라.(老子 上篇 22章)

기자불립이라.    (노자 상편 22장)

     발돋움으로는 서지 못한다.

   발돋움을 하여 오래 서있기는 힘들다. 이는 무리를 하기 때문이다.

ㅇ기(跂)-발돋움하다. ㅇ립(立)-서다.

 51.

跨者不行이라.(老子 上篇 22章)

과자불행이라.   (노자 상편 22장)

    가랑이를 벌리고 걷는 자는 나아가지 못한다.

   가랑이를 넓게 벌리고 걷는 사람은 멀리 걸어 나아가지 못한다.

ㅇ과(跨)-걸터앉다. ㅇ행(行)-가다.

 52.

自伐者無功이라.(老子 上篇 22章)

자벌자무공이라.    (노자 상편 22장)

    스스로를 자랑하는 자는 공이 없다.

   자기가 한 일을 자랑하는 자는 무슨 일이나 성공시킬 수 없다.

ㅇ자(自)-스스로. ㅇ벌(伐)-자랑하다. ㅇ공(功)-공.

 53.

曲則全이라.(老子 上篇 23章)

곡즉전이라.   (노자 상편 23장)

     굽으면 온전하다.

   곧고 잘 자란 나무는 일찍 베어지지만, 굽은 나무는 쓸모가 없으니 베어지지 아니하여 수명을 온전하게 마칠 수 있다. 사람도 재주가 뛰어나면 지나치게 이용되거나 자만을 불러, 오히려 스스로의 발달을 저해시킨다. 이를 곡전(曲全)의 도(道)라 한다.

ㅇ곡(曲)-굽다. ㅇ전(全)-온전하다.

 54.

少則得이라.(老子 上篇 23章)

소즉득이라.   (노자 상편 23장)

    적으면 얻는다.

   소유가 적은 사람은 적은 것이라 하더라도 얻는 기쁨을 얻을 수 있다. 너무 많이 가지고 있으면, 새로 얻는 것에 대한 기쁨이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

ㅇ소(少)-적다. ㅇ득(得)-얻다.

 55.

多則惑이라.(老子 上篇 23章)

다즉혹이라.   (노자 상편 23장)

    많으면 어지럽다.

   재화를 많이 가지는 것은 즐겁고 기쁜 일인 듯하나, 과연 어느 것을 써야 할지 선택에 곤란을 느끼게 된다. 비슷한 물건이 많은 곳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려면, 어느 것을 골라야 좋은지 곤혹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이처럼 사람도 지식이 많으면 사상적 선택에 곤혹스러움을 느낀다.

ㅇ다(多)-많다. ㅇ혹(惑)-미혹하다.

 56.

不自見故明하고 不自是故彰이라.(老子 上篇 23章)

부자현고명하고    부자시고창이라.   (노자 상편 23장)

     스스로 나타나지 않으므로 밝고 스스로 옳다 하지 않으므로 나타난다.

   자기 스스로 자신의 재능을 자랑하고자 하면 인정을 받지 못하지만, 스스로 자랑을 하지 아니하므로 그 존재가 더 뚜렷해진다. 그리고 자기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옳다고 주장하는 자는 그 옳음이 나타나지 아니하나, 스스로 자신을 옳다고 하지 아니하므로 그 옳은 것이 세상에 나타난다.

ㅇ자(自)-스스로. ㅇ현(見)-나타나다. ㅇ명(明)-밝다.ㅇ시(是)-옳다. ㅇ창(彰)-나타나다. 드러내다.

 57.

希言은 自然이라.(老子 上篇 23章)

희언은   자연이라.  (노자 상편 23장)

     희언은 자연이다.

   희(希)는 적다는 뜻을 가진다. 희언은 소리가 없는 말이다. 음성이 나는 것은 무엇이 무엇과 충돌하여 마찰될 때 생기는 것이다. 소리가 없는 무성이야말로 자연의 모습이다. 이 말은 무리를 하지 말라는 말이다. 인간이 무리를 하여 충돌과 마찰을 일으키는 것은 자연과는 위배되는 것이다.

ㅇ희(希)-적다. 드물다. ㅇ희언(希言)-말하지 않은 말. 들리지 않은 말.

 58.

飄風은 不終朝하고 驟雨는 不終日이라.(老子 上篇 23章)

표풍은   부종조하고   취우는   부종일이라.  (노자 상편 23장)

    회오리바람은 아침을 마치지 못하고 소나기는 하루를 마치지 못한다.

   회오리바람은 한 나절을 계속하여 불지 아니하고, 소나기는 하루 종일 내리지 아니 한다. 이것은 자연에 반하는 무리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ㅇ표(飄)-회오리바람. ㅇ풍(風)-바람 ㅇ표풍(飄風)-회오리바람.  ㅇ취(聚)-많다. ㅇ우(雨)-비.  ㅇ취우(聚雨)-소나기. ㅇ종(終)-마치다.

 59.

有物混成하여 先天地生이라.(老子 上篇 25章)

유물혼성하여    선천지생이라.   (노자 상편 25장)

     혼성하여 하나가 된 것이 있어 천지보다 먼저 생겼다.

   모든 것을 싸서 하나로 뭉쳐있으면서 그 속에 어떤 질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있는데, 이것이 천지보다 먼저 생겨났다. 이것은 도를 말하는 말로서 도는 혼란 속에서 질서를 가지고 있어서 천지가 생겨나게 하는 것이다.

ㅇ유(有)-있다. ㅇ물(物)-물건. ㅇ혼(混)-섞다. ㅇ성(成)-이루다. ㅇ선(先)-먼저. ㅇ생(生)-낳다.

 60.

寂兮寥兮하고 獨立不改周行而不殆하여 可以爲天下之母라.(老子 上篇 25章)

적혜요혜하고    독립불개주행이불태하여      가이위천하지모라.   (노자 상편 25장)

     적하고 요하며 홀로 서서 고치지 않으며 두루 다녀 지치지 아니하여 천지의 어머니라 할 수 있다.

   도(道)란 고요하여 소리도 없고, 몽롱하여 모양도 없으며, 무엇에 의지하는바 없이 독립하여 불변하며, 삼라만상에 두루 나타나 멈추는 바가 없어, 이 우주를 낳은 어머니라 할 수 있다. 이름을 붙인다면 도라 할 수 있다. 노자의 도를 설명한 말이다.

ㅇ적(寂)-고요하다. ㅇ요(寥)-잠잠하다. 쓸쓸하다. ㅇ독(獨)-홀로. ㅇ개(改)-고치다. ㅇ주(周)-두루. ㅇ태(殆)-위태롭다.

 61.

道法自然이라.(老子 上篇 25章)

도법자연이라.  (노자 상편 25장)

     도는 자연을 본받는다.

   모든 것은 자연을 본으로 하고 있다. 초목이 무성하고 시드는 것이나, 춘하추동의 계절이 변화하는 것이나, 모두 자연의 변화이다. 인간도 이 자연에 따르는 것이 가장 옳은 것이다. 바로 도는 자연 그대로이다.

ㅇ도(道)-도. 도리. ㅇ법(法)-본받다. 법.

 62.

重爲輕根하고 靜爲躁君이라.(老子 上篇 26章)

중위경근하고    정위조군이라.   (노자 상편 26장)

     무거움은 가벼움의 뿌리가 되고 고요함은 시끄러움의 임금이 된다.

   무겁게 잠겨 있음은 가벼이 떠 있는 것의 근본이 되고, 고요하게 가라앉은 것은 시끄럽게 움직여 돌아다니는 것의 임금이 된다. 나무를 볼 때 뿌리는 무겁게 땅 속에 드리워 있고, 가지나 잎은 가벼워 하늘을 향해 뻗쳐 있다. 무거운 것은 언제나 근저가 되고, 가벼운 것은 지엽이 된다. 그리고 고요한 것이 시끄러운 것을 지배한다. 이처럼 지도자가 되고자 하면 항상 청정신중(淸靜愼重)하여야 한다. 중후함을 존귀하게 여기고 경솔함을 멀리할 일이다.

ㅇ중(重)-무겁다. ㅇ경(輕)-가볍다. ㅇ근(根)-뿌리.  ㅇ정(靜)-고요하다. ㅇ조(躁)-시끄럽다.

 63.

輕則失本하고 躁則失君이라.(老子 上篇 26章)

경즉실본하고    조즉실군이라.   (노자 상편 26장)

    가벼우면 근본을 잃고 시끄러우면 임금을 잃는다.

   가볍게 움직이면 근본인 자기 몸을 잃고, 시끄럽게 움직여 다니면 지배자로서의 지위를 잃게 된다. 깊고 고요함에 몸을 잠기는 것이 노자의 이상이다. 곧 경거망동(輕擧妄動)하거나 기민경묘(機敏輕妙)하지 말라는 경고이다.

ㅇ경(輕)-가볍다. ㅇ실(失)-잃다. ㅇ본(本)-근본. 뿌리. ㅇ조(躁)-달리다. ㅇ군(君)-임금.

 64.

善行은 無轍迹이라.(老子 上篇 27章)

선행은   무철적이라.   (노자 상편 27장)

     잘 나아가는 사람은 바퀴자국이 없다.

   걸음걸이가 좋은 사람은 걸은 자국을 남기지 아니한다. 인생에 있어서도 발자취를 남기지 않는 것이 참된 인간의 자세이다.

ㅇ선(善)-좋다. 잘하다. ㅇ철(轍)-바퀴자국. ㅇ철적(轍迹)-바퀴자국.

 65.

善閉無關楗이나 而不可開라.(老子 上篇 27章)

선폐무관건이나     이불가개라.  (노자 상편 27장)

     잘 닫는 사람은 자물쇠를 걸지 않아도 열 수가 없다.

   문단속을 잘하는 방법은 자물쇠를 걸지 아니하여도 열리지 않게 하는 것이다. 만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약속이 잘 되어 있다면 계약서 같은 것은 쓸 필요가 없다. 곧 계약서는 쓰지 않아도 약속은 잘 지킨다.

 ㅇ폐(閉)-닫다. ㅇ관(關)-문빗장. 관문. ㅇ건(楗)-문빗장. ㅇ개(開)-열다.

 66.

善結無繩約이나 而不可解라.(老子 上篇 27章)

선결무승약이나    이불가해라.   (노자 상편 27장)

    잘 묶는 사람은 새끼로 맺지 않아도 풀 수 없다.

   잘 묶는 방법은 새끼나 밧줄을 쓰지 아니하여도 풀 수 없게 하는 것이다.

ㅇ결(結)-맺다. ㅇ승(繩)-새끼. ㅇ약(約)-약속하다. ㅇ해(解)-풀다.

 67.

不善人은 善人之資라.(老子 上篇 27章)

불선인은   선인지자라.   (노자 상편 27장)

   선하지 못한 사람은 선한 사람의 바탕이다.

   악한 사람은 선한 사람이 반성을 돕는 자료가 된다. 이 세상에는 선한 사람은 선한 대로 악한 사람은 악한 대로 버릴 것이 없다.

ㅇ선(善)-착하다. ㅇ자(資)-자료. 바탕.

 68.

知其雄하고 守其雌이면 爲天下谿라.(老子 上篇 28章)

지기웅하고    수기자이면   위천하계라.   (노자 상편 28장)

    그 수컷을 알아 암컷을 지키면 천하의 골짜기가 된다.

   남성적인 강함을 잘 알아서 여성적인 유연한 점을 잘 지켜 지탱하면, 물이 모여드는 골짜기처럼 세상 모든 사람이 흠모하여 모여드는 훌륭한 인격을 가지게 된다.

ㅇ지(知)-알다. ㅇ웅(雄)-수컷. ㅇ자(雌)-암컷. ㅇ계(谿)-골짜기.

 69.

大制無割이라.(老子 上篇 28章)

대제무할이라.    (노자 상편 28장)

    큰 작품은 베지 아니한다.

   가장 큰 작품 또는 가장 뛰어난 예술품은 소재를 그대로 살려 결코 나누거나 자르거나 베어내어 인공을 가하지 아니한다. 이처럼 참된 인간은 자랑삼아 지식을 축적하거나 잔재주를 부려서 꾸며내거나 하지 아니한다.

ㅇ제(制)-만들다. ㅇ할(割)-베다. 나누다.

 70.

天下는 神器이니 不可爲也라.(老子 上篇 29章)

천하는   신기이니   불가위야라.   (노자 상편 29장)

    천하는 신기라서 어찌 할 수 없다.

   세계란 불가사의한 그릇이라서 사람의 뜻한 바대로 되지 아니한다. 가만히 두어도 절로 되는 무위자연의 묘한 이치를 깨닫고 지나친 욕심은 끊어버려야 한다.

ㅇ신(神)-귀신. ㅇ기(器)-그릇. 도구. ㅇ위(爲)-하다. 되다.

 71.

聖人은 去甚하고 去奢하며 去泰하니라.(老子 上篇 29章)

성인은   거심하고   거사하며   거태하니라.  (노자 상편 29장)

    성인은 심함을 물리치고 사치함을 물리치며 편안함을 물리친다.

   성인은 두드러지게 심한 행동을 아니 하고, 또 사치함을 물리치고, 풍부하여 넘치는 생활을 아니 한다. 이 심(甚), 사(奢), 태(泰) 등 셋은 적극적인 표현을 취한 것인데 이런 적극적인 점을 물리치고 소극적인 표현에 해당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러므로 중용을 지키고 생활하면 심하지 않고, 검소한 생활을 하면 사하지 아니하고, 검소하면 태가 되지 아니한다. 과도한 욕심, 지나친 사치, 지나친 편안함은 피하는 것이 좋다.

ㅇ거(去)-가다. ㅇ시(甚)-심하다. ㅇ사(奢)-호사하다. 사치하다.

ㅇ태(泰)-크다. 편안하다.

 72.

師之所處는 荊棘生焉이라.(老子 上篇 30章)

사지소처는    형극생언이라.   (노자 상편 30장)

    군사가 있는 곳은 가시가 난다.

   전쟁이 오래 계속되면 논이나 밭이 가시밭이 되어 황폐해진다. 일꾼이 모두 군대에 나가기 때문이다.

ㅇ사(師)-군대. ㅇ소(所)-곳. ㅇ처(處)-곳. ㅇ형(荊)-가시. ㅇ극(棘)-가시.

 73.

大軍之後는 必有凶年이라.(老子 上篇 30章)

대군지후는    필유흉년이라.   (노자 상편 30장)

    대군이 지나간 후에는 반드시 흉년이 있다.

   전쟁이 일어난 뒤에는 반드시 흉년과 기근이 일어난다. 젊은이들이 전쟁에 참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자는 전쟁은 하늘의 뜻을 어기어 일어나는 것이므로 반드시 흉년과 기근이라는 형벌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ㅇ군(軍)-군사. ㅇ후(後)-뒤. ㅇ필(必)-반드시. ㅇ흉(凶)-흉하다.

 74.

物壯則老하니라.(老子 上篇 30章)

 물장즉로하니라.   (노자 상편 30장)

    만물은 왕성해지면 늙는다.

   모든 것은 왕성할 때가 있는가 하면 반드시 늙어 쇠퇴해지는 시기가 있게 되어 있다. 왕성한 때는 그 힘에 이끌리어 무리한 일을 많이 저지르게 되고, 따라서 정력을 소모하여 반드시 쇠퇴의 길로 빠져들어 가는 것이다. 이것이 자연의 도리이다.

ㅇ물(物)-물건. 만물. ㅇ장(壯)-장하다. 힘차다. ㅇ로(老)-늙다.

 75.

佳兵者는 不祥之器라.(老子 上篇 31章)

가병자는   불상지기라.   (노자 상편 31장)

     병기란 상서롭지 못한 기물이다.

   군대에서 좋은 무기라고 일컬어지는 예리한 병기는 일반 세상에서는 불길한 도구일 따름이다.

ㅇ가(佳)-좋다. ㅇ병(兵)-병사. 병기. ㅇ상(祥)-상서롭다. 좋다.ㅇ기(器)-그릇.

 76.

樂殺人者는 不可以得志於天下矣라.(老子 上篇 31章)

낙살인자는    불가이득지어천하의라.     (노자 상편 31장)

    살인을 좋아하는 자는 살인함으로써는 천하를 얻을 수 없다.

   전쟁에서 승리하면 전승을 축하하기 위하여 성대히 축하 행사를 연다. 이것은 사람을 많이 죽인 것을 축하하여 즐기는 것으로 이런 사람은 천하에 그 뜻을 펴 이루지는 못한다.

ㅇ낙(樂)-즐기다. 좋아하다. ㅇ살(殺)-죽이다. ㅇ득(得)-얻다. ㅇ지(志)-뜻.

 77.

戰勝以喪禮處之라.(老子 上篇 31章)

전승이상례처지라.   (노자 상편 31장)

    전쟁에 이겼어도 상례로써 이에 대처한다.

   전쟁에 이겼다면 이것을 기뻐하여 즐기기보다도 장례에 임하는 사람들처럼 슬픔으로 처신할 일이다.

ㅇ전(戰)-싸움. ㅇ승(勝)-이기다. ㅇ상(喪)-죽다. ㅇ례(禮)-예. 예의. ㅇ처(處)-처한다.

 78.

樸雖小이나 天下莫能臣也라.(老子 上篇 32章)

박수소이나    천하막능신야라.    (노자 상편 32장)

    통나무는 비록 작아도 천하가 능히 신하로 하는 일이 없다.

   산에서 갓 베어낸 통나무가 비록 작아도 천하의 어느 누구도 이를 그릇으로 쓸 수 없다. 박(樸)은 손을 대어 가공하지 아니한 통나무로서 자연 그대로의 도를 의미하며, 신(臣)은 도구를 의미한다. 박은 인공을 가하지 아니한 소재 곧 도라고 해서 그것으로 쓸모 있는 도구로서는 쓸 수  있는 사람은 없으며 오직 박(도) 만이 최고의 지배자가 된다.

ㅇ박(樸)-통나무. ㅇ수(雖)-비록. ㅇ막(莫)-말다. 아니하다.  ㅇ능(能)-능하다. 잘하다. ㅇ신(臣)-신하.

 79.

知止所以不殆라.(老子 上篇 32章)

지지소이불태라.    (노자 상편 32장)

    중지할 것을 알므로 위태롭지 않다.

   자기 자신의 욕망의 한계를 아는 것은 몸을 안전하게 하는 도이다.

ㅇ지(知)-알다. ㅇ지(止)-그치다. 멈추다. ㅇ태(殆)-위태롭다.

 80.

知人者智하고 自知者明이라.(老子 上篇 33章)

지인자지하고     자지자명이라.   (노자 상편 33장)

    남을 아는 사람은 지혜롭고, 자기 스스로를 아는 사람은 밝다.

   다른 사람을 잘 아는 것은 지혜의 역할이라 할 수 있으나, 자기 자신이 자기 스스로를 잘 아는 것은 최상의 명지(明知)라 할 수 있다.

ㅇ지(知)-알다. ㅇ지(智)-지혜. ㅇ자(自)-스스로. ㅇ명(明)-밝다.

 81.

勝人者有力하고 自勝者强이라.(老子 上篇 33章)

승인자유력하고     자승자강이라.  (노자 상편 33장)

    남을 이기는 사람은 힘이 있고 스스로를 이기는 사람은 강하다.

   남을 이기는 것은 힘이 있어서 그를 이겼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자기 자신의 욕망을 이기는 사람은 더 강하다 할 수 있다. 명나라 왕양먕(王陽明)의 “산중의 적은 물리치기 쉬우나, 마음속의 적은 물리치기 어렵다.”고 한 말과 통하는 바가 있다.

ㅇ승(勝)-이기다. ㅇ력(力)-힘. ㅇ강(强)-강하다.

 82.

知足者富라.(老子 上篇 33章)

지족자부라.   (노자 상편 33장)

    만족함을 아는 자는 부하다.

   만족함을 아는 사람은 부자이다. 아무리 억만 금의 재산을 축적하였다 하더라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 언제나 가난한 것이다.

ㅇ지(知)-알다. ㅇ족(足)-만족하다. 족하다. ㅇ부(富)-부하다.

 83.

死而不亡者壽라.(老子 上篇 33章)

사이불망자수라.  (노자 상편 33장)

   죽어도 없어지지 아니하는 사람은 목숨이 길다.

   죽어도 없어지지 아니하는 방법은 위대한 사업을 남기거나, 덕망 높은 교화를 이루거나, 훌륭한 예술품을 창조하는 것 따위이다. 이런 것을 남기는 것이 실제로 수명을 길게 하는 것이다.

ㅇ사(死)-죽다. ㅇ망(亡)-없어지다. ㅇ수(壽)-목숨. 오래 살다.

 84.

以其終不自爲大하여 故能成其大라.(老子 上篇 34章)

이기종부자위대하여      고능성기대라.  (노자 상편 34장)

    끝내 스스로 크다 하지 않기 때문에 능히 그 큰 것을 이룬다.

   아무리 큰일을 하였다 하더라도 큰일을 했노라고 의식하지 아니한다. 이런 사람이라야 참으로 큰일을 하는 사람이다.

ㅇ종(終)-끝내다. ㅇ자(自)-스스로. ㅇ능(能)-능하다 잘하다. ㅇ성(成)-이루다.

 85.

執大象天下往이면 往而不害安平大니라.(老子 上篇 35章)

집대상천하왕이면      왕이불해안평대니라.   (노자 상편 35장)

   대상을 잡아 천하를 가면, 가도 해롭지 않아 안전하고 평안하며 태평하다.

   위대한 형상 곧 도를 굳게 지켜서 세상을 노닐면, 어디를 가더라도 해를 받지 않아 안전하고 편안하며 태평하다. 한편 우의로 풀이한다면, 커다란 코끼리의 고삐를 잡고 그에 끌리어 천하를 여행하면 어느 곳에 가더라도 해로움을 당하는 일이 없이 안전하고 편안하며 태평한 여행을 할 수 있다. 여기서 코끼리는 노자 사상의 도를 상징하는 말로서 도를 지켜 가면 천하 어느 곳에 가더라도 걱정이 없다 함이다.

ㅇ집(執)-잡다. ㅇ상(象)-형상. 모양. 코끼리. ㅇ왕(往)-가다. ㅇ해(害)-해롭다. ㅇ안(安)-편안하다. ㅇ평(平)-평탄하다. ㅇ대(大)-크다.

 86.

道之出口면 淡乎其無味라.(老子 上篇 35章)

도지출구면    담호기무미라.   (노자 상편 35장)

    도가 입으로 나오면, 담담하여 그 맛이 없다.

   참된 도는 말로써 표현하면 평범하고 담백하여 세상 사람들의 기호에 맞지 않으므로 맛이 없다. 그러므로 아무도 눈치를 채지 못한다.

ㅇ출(出)-나오다. ㅇ구(口)-입. ㅇ담(淡)-묽다. 담담하다. ㅇ미(味)-맛.

 87.

柔弱勝剛强이라.(老子 上篇 36章)

유약승강강이라.    (노자 상편 36장)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

   흔히 세상에서는 강한 것이 약한 것을 이긴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은 그 반대로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 세상에서 물은 가장 부드럽고 약한 것이다. 그러나 물은 커다란 배를 띄우기도 하고 암벽을 뚫기도 한다. 한편 여자는 약하다고 한다. 그러나 영웅이 미인의 계략에 조종당하는 경우도 있다.

ㅇ유(柔)-부드럽다. ㅇ약(弱)-약하다. ㅇ승(勝)-이기다. ㅇ강(剛)-굳세다. ㅇ강(强)-세다.

 88.

道常無爲하되 而無不爲라.(老子 上篇 37章)

도상무위하되    이무불위라.   (노자 상편 37장)

    도는 늘 무위로되 하지 않는 것이 없다.

   진실한 도는 반드시 하고자 하는 의도가 없는 무위의 움직임이지만 모든 일을 훌륭히 해낸다.

ㅇ도(道)-도. 도리. ㅇ상(常)-늘. 떳떳하다.

 89.

不欲以靜이면 天下將自定이라.(老子 上篇 37章)

불욕이정이면    천하장자정이라.  (노자 상편 37장)

    욕심을 내지 아니하고 고요하면 천하는 장차 스스로 안정된다.

   모든 사물이 욕망을 가지지 아니 하고 평정해지면, 세상은 스스로 안정되어 잘 다스려질 것이다. 

ㅇ욕(欲)-욕심. ㅇ정(靜)-고요하다. ㅇ장(將)-장차. ㅇ정(定)-편안하다.

 

노자 하편(덕경)


90.

上德不德이니 是以有德이라.(老子 下篇 38章)

상덕부덕이니    시이유덕이라.   (노자 하편 38장)

    상덕은 덕이라 말하지 않으니 이로써 덕이 있다.

   참으로 덕을 지닌 사람은 한결같이 덕에 따를 뿐 자기 자신의 덕을 덕이라 의식하여 말하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덕을 지니는 것이다.
ㅇ덕(德)-덕. ㅇ시(是)-이것. ㅇ유(有)-있다.

 91.

禮者는 忠信薄而亂之首라.(老子 下篇 38章)

예자는   충신박이란지수라.    (노자 하편 38장)

     예란 것은 충성스러움과 신의가 엷어진 것으로 어지러움의 머리이다.

   예란 것은 충성심과 신의가 박해질 때 나오는 것으로, 상대와의 왕래를 전제로 하고 이를 존중하며, 응답을 필요로 한다. 이쪽에서 하는 행동에 대하여 상당한 응답이 없으면 무례자라 하여 싸움으로 옮아가게 된다. 그러므로 예는 어지러움 곧 쟁란의 머리가 되는 것이다.
ㅇ예(禮)-예. 예도. ㅇ충(忠)-충성. ㅇ신(信)-믿음. 신의. ㅇ박(薄)-엷다. 박하다. ㅇ란(亂)-어지럽다. 난리. ㅇ수(首)-머리.

 92.

前識者는 道之華而愚之始也라.(老子 下篇 38章)

전식자는   도지화이우지시야라.    (노자 하편 38장)

    전식은 도의 꽃으로 어리석음의 시작이다.

   전식(前識)이란 사물을 미리 알아 깨닫는 것으로 지혜를 말한다. 이 전식이란 지혜는 도의 실질을 잃어버린 그 꽃일 따름으로 어리석음의 시초이다. 이는 화려한 꽃으로 상징되는 문화를 말하는 것으로, 인간은 이 문화로 인하여 즐거움을 얻기도 하지만, 괴로움을 당하는 일도 많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리석음의 시작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ㅇ전(前)-앞. ㅇ식(識)-알다. ㅇ화(華)-꽃. ㅇ우(愚)-어리석다. ㅇ시(始)-시작. 시초.

 93.

天得一以淸하고 地得一以寧하니라.(老子 下篇 38章)

천득일이청하고     지득일이녕하니라.   (노자 하편 38장)

    하늘은 하나를 얻어 맑고 땅은 하나를 얻어 편안하다.

   하나란 유일한 근원인 도를 말하는 것으로 하늘은 이 도를 얻어서 맑고, 땅은 이 도를 얻어서 편안하다.

ㅇ득(得)-얻다. ㅇ청(淸)-맑다. ㅇ녕(寧)-편안하다.

 94.

致數譽無譽라.(老子 下篇 39章)

치삭예무예라.   (노자 하편 39장)

    자주 명예를 이루려면 명예는 없다.

   자주 명예를 얻어서 고귀하게 되고자 하는 것은 오히려 명예를 잃게 되는 것이다.

ㅇ치(致)-이루다. ㅇ삭(數)-자주. ㅇ예(譽)-명예. 칭찬.

 95.

天下萬物은 生於有하고 有生於無하니라.(老子 下篇 40章)

천하만물은   생어유하고    유생어무하니라.    (노자 하편 40장)

    천하 만물은 유에서 나고 유는 무에서 난다.

   천하의 만물은 최초의 유 곧 천지에서 나고, 그 천지는 무 곧 도에서 나는 것이다. 말하자면 도는 천지를 낳고 천지는 만물을 낳는 것이다.

ㅇ만(萬)-온갖. ㅇ생(生)-낳다. ㅇ유(有)-있다. ㅇ무(無)-없다.

 96.

大器晩成이라.(老子 下篇 41章)

대기만성이라.    (노자 하편 41장)

     큰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

   대기 곧 최상의 제작품은 인공을 가하지 아니한 소박한 것이다. 만성(晩成)은 늦게 이루어진다는 것이나, 실은 이루어지지 아니한다는 뜻이다. 완성이 되어 버리면 형태가 고정되고, 기능이나 용도도 한정이 되어 대기가 되지 못한다. 참으로 순수 소박한 대기는 미완성인 채로 무한히 변하면서 훌륭해져 가는 것이다. 이를 전의하여 위대한 인물은 만년에 크게 이루어진다는 뜻인 격려의 말로 쓰인다.

ㅇ기(器)-그릇. ㅇ만(晩)-늦다. ㅇ성(成)-이루다. *만성(晩成)-이루어지는 것이 늦다.

 97.

大音希聲이라.(老子 下篇 41章)

대음희성이라.    (노자 하편 41장)

      큰소리는 희미한 소리이다.

   희(希)는 거의 무성에 가까운 울림의 뜻이 있다. 들어도 들리지 아니하는 소리 곧 소리 없는 소리가 희성으로 깊은 침묵 속에서 울리는 울림이라서 들을 수는 없으나 이것이 곧 도이다.

ㅇ음(音)-소리. ㅇ희(希)-드물다. 적다.

 98.

大象無形이라.(老子 下篇 41章)

 대상무형이라.   (노자 하편 41장)

    큰 모양은 얼굴이 없다.

   가장 큰 현상은 형태가 없는 것이다. 우주란 가장 큰 현상인데 그것은 형태가 없다. 이처럼 도는 형태가 없다.

ㅇ상(象)-형상. ㅇ형(形)-모양.

 99.

道隱無名이라.(老子 下篇 41章)

 도은무명이라.   (노자 하편 41장)

    도는 숨어서 이름이 없다.

   도는 현상의 뒤에 숨겨져 있어 볼 수도 없거니와 들을 수도 없어서 이름을 붙일 수 없다..

ㅇ도(道)-도. 도리. ㅇ은(隱)-숨다.

 100.

道生一하고 一生二하고 二生三하고 三生萬物이라.(老子 下篇 42章)

도생일하고   일생이하고    이생삼하고    삼생만물이라.  (노자 하편 42장)

   도는 하나를 낳고 하나는 둘을 낳고 둘은 셋을 낳고 셋은 만물을 낳는다.

   만물은 부모 또는 음양에 의하여 낳는다고 한다. 그 부모, 또는 음양이라는 둘도 무엇을 낳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고래로 이것을 신이라 생각하기도 하고, 유교에서는 태극이라 하기도 한다. 노자는 최초의 유 곧 도는 무에서 난다고 한다. 최초의 유인 일이라는 원리가 있어서 음양을 낳으므로 일은 이를 낳는다고 하며, 삼은 음양이 교합하는 힘을 말하는 것이다. 이 음양의 교합함으로써 만물이 생성된다.

ㅇ도(道)-도. 도리. ㅇ생(生)-낳다.

 101.

强梁者는 不得其死라.(老子 下篇 42章)

강량자는   부득기사라.   (노자 하편 42장)

     강량한 자는 그 죽음을 얻지 못한다.

   사람을 힘으로 무리하게 때려눕히는 사람은 결국 제명에 죽지 못하고 불행한 최후를 맞게 된다..

ㅇ강(强)-힘쓰다. ㅇ량(梁)-굳세다. ㅇ득(得)얻다. ㅇ사(死)-죽다.

 102.

天下之至柔는 馳騁天下之至堅이라.(老子 下篇 43章)

천하지지유는    치빙천하지지견이라.     (노자 하편 43장)

천하의 가장 부드러운 것이 천하의 가장 굳은 것을 마음대로 달리게 한다.

   천하에서 가장 부드러운 것은 천하에서 가장 굳은 것을 지배하는 힘을 가진다. 물은 둥근 그릇에 넣으면 그릇의 모양에 따라서 스스로 모양을 바꾸는 가장 부드러운 것이지만 큰 철선을 띄우기도 하고, 굳은 쇠를 녹슬게 한다.

ㅇ유(柔)-부드럽다. ㅇ치(馳)-달리다. ㅇ빙(騁)-달리다. ㅇ견(堅)-굳다. ㅇ치빙(馳騁)-말이 달리듯이 마음대로 달린다.

 103.

多藏이면 必厚亡이라.(老子 下篇 44章)

다장이면    필후망이라.  (노자 하편 44장)

    많이 간직하면 반드시 두텁게 잃는다.

   재산을 많이 축적하면 반드시 그 재산을 많이  잃는다. 그 잃는 것은 재산만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인간의 본질을 잃게 되는 경우가 있기도 하고, 목숨을 잃기도 한다. 욕심이 많으면 인간으로서의 수양이나 처세에도 잃는 것이 많아진다.

ㅇ다(多)-많다. ㅇ장(藏)-갈무리하다. ㅇ필(必)-반드시. ㅇ후(厚)-두껍다. ㅇ망(亡)-잃다.

 104.

知足不辱이라.(老子 下篇 44章)

지족불욕이라.   (노자 하편 44장)

    넉넉함을 알면 욕을 당하지 아니한다.

   만족함을 알면 결코 과실을 범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세상 사람들에게서 부끄러움을 당하는 일이 없다.

ㅇ족(足)-만족. 족하다. ㅇ욕(辱)-욕하다.

 105.

大盈若沖이나 其用不窮이라.(老子 上篇 45章)

 대영약충이나   기용불궁이라.  (노자 상편 45장)

     완전히 찬 것은 비어 있는 것과 같으나 그 쓰임은 끝이 없다.

   완전히 충만한 것 곧 도의 완전함이란 마치 비어 있는 것 같으나, 그 역할은 언제 까지나 끝이 없다.

ㅇ대(大)-지극하다. ㅇ영(盈)-차다. ㅇ충(冲)-비다. ㅇ궁(窮)-다하다.

 106.

大巧若拙이라.(老子 下篇 45章)

대교약졸이라.   (노자 하편 45장)

    크게 잘 된 것은 서투른 것과 같다.

  지나치게 잘 된 것은 가장 졸작으로 보인다.

ㅇ교(巧)-교묘하다. ㅇ졸(拙)-못나다. 서투르다.

 107.

大辯若訥이라.(老子 下篇 45章)

대변약눌이라.    (노자 하편 45장)

    말 잘하는 것은 말더듬는 것 같다.

   대단한 웅변은 눌변과 같아서 많은 말을 하지 아니하는 것이다. 말을 많이 하지 아니하고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게 하는 것이 최상의 웅변이다.

ㅇ변(辯)-말 잘하다. ㅇ약(若)-같다. ㅇ눌(訥)-말더듬다.

 108.

躁勝寒이라.(老子 下篇 45章)

조승한이라.   (노자 하편 45장)

    움직임은 추위를 이긴다.

   뛰어 돌아다니면 추위를 견디어 낼 수 있다.

ㅇ조(躁)-움직이다.  ㅇ한(寒)-춥다.

 109.

靜勝熱이라.(老子 下篇 45章)

정승열이라.   (노자 하편 45장)

    고요함은 더위를 이긴다.

 가만히 있으면 더위가 물러나게 된다.

ㅇ정(靜)-고요하다. ㅇ열(熱)-뜨겁다.

 110.

天下有道면 却走馬以糞이라.(老子 下篇 46章)

천하유도면   각주마이분이라.    (노자 하편 46장)

    천하에 도가 있으면 파발마를 물리쳐 밭갈이를 한다.

   세상에 도리가 잘 통하여 평화가 이루어지면, 전황을 알리기 위하여 전령을 태워 달리는 말을 없애고, 농사짓는 말이 된다.

ㅇ각(却)-물리치다. ㅇ주(走)-달리다. ㅇ마(馬)-말. ㅇ분(糞)-똥. 비료를 주어 농사를 함.

 111.

天下無道면 戎馬生於郊라.(老子 下篇 46章)

천하무도면    융마생어교라.  (노자 하편 46장)

    천하에 도가 없으면 융마가 들에서 낳는다.

   천하에 도리가 통하지 않은 어지러운 세상이 되면, 전쟁이 일어나서 갑옷을 입힌 융마가 전쟁에 끌리어나가 전장인 들에서 새끼를 낳는다.

ㅇ융(戎)-병기. ㅇ마(馬)-말. ㅇ교(郊)-들.

 112.

禍는 莫大於不知足이라.(老子 下篇 46章)

화는   막대어부지족이라.   (노자 하편 46장)

    화는 족함을 알지 못하는 것보다 더 큰 것이 없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 화 곧 재앙이 있지만 만족함을 알지 못하는 것보다 더 큰 화는 없다. 만족을 아는 것이 곧 부라고 말하지 아니 하는가.

ㅇ화(禍)-재앙. ㅇ막(莫)-아니다.ㅇ지(知)-알다. ㅇ족(足)-만족하다.

 113.

不出戶하되 以知天下라.(老子 下篇 47章)

불출호하되    이지천하라.  (노자 하편 47장)

    문을 나가지 않고 천하를 안다.

   사람에게는 밖에서 얻는 대상적 경험적인 지식이 아니고, 내 마음에 원래 갖추어져 있는 직관의 영지가 있어서, 한 사람의 마음은 천 사람의 마음일 수 있다. 자기의 마음을 미루어보면 문밖을 나가지 않아도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알 수 있다.

ㅇ출(出)-나다. ㅇ호(戶)-문.

 114.

其出彌遠이면 其知彌少라.(老子 下篇 47章)

기출미원이면    기지미소라.  (노자 하편 47장)

     그 나감이 더 멀어지면, 그 아는 것이 더 적어진다.

   멀리 나가면 나갈수록 아는 것은 점점 적어진다. 가장 가까운 곳을 보라는 말로 발밑을 보라는 말이 있지만, 발밑보다도 내 마음속을 응시해야 한다. 알고자 하여 밖으로 멀리 나아가는 것은 상식이지만, 그곳에서는 참된 지식은 얻을 수 없다. 멀리 가면 갈수록 지엽말단의 것일 뿐 본질에서 멀어진다. 

ㅇ미(彌)-더하다. ㅇ원(遠)-멀다. ㅇ소(少)-적다.

 115.

爲學日益이라.(老子 下篇 48章)

 위학일익이라.  (노자 하편 48장)

     배우면 날로 더한다.

   학문에 힘쓰면 그 지식과 내용이 날로 풍부해진다. 그러나 지식이 늘수록 곤혹스러운 일도 많으니 식자우환(識字憂患)이란 말이 있기도 하다.

ㅇ학(學)-배우다. 학문. ㅇ일(日)-날. ㅇ익(益)-더하다.

 116.

爲道日損이라.(老子 下篇 48章)

 위도일손이라.  (노자 하편 48장)

    도를 하면 날로 손해난다.

   세상의 학문을 버리고 진실한 도의 수행에 힘쓰면, 자신의 몸에 배인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스로를 깎아 내리게 된다. 도를 수행하는 데 세간의 지식을 내세우면 수행은 이루어지지 아니한다.

ㅇ도(道)-도. 도리. ㅇ손(損)-손해난다. 덜다.

 117.

聖人無常心하여 以百姓心爲心이라.(老子 下篇 49章)

성인무상심하여     이백성심위심이라.   (노자 하편 49장)

    성인은 상심이 없어서 백성의 마음으로써 마음을 삼는다.

   도와 일체가 된 성인에게는 꼭 이렇게 해야 한다고 고집하는 일이 없다. 성인은 백성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으로 삼아 그에 따르려 한다. 곧 하나의 고정된 위치에서 세상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무든 것을 포용하여 그 총체적인 의사를 자신의 의사로 한다. 이것은 자아에 의한 분별을 버리고 도와 하나가 되는 것이다.

ㅇ상(常)-늘. 항상. ㅇ백(百)-백. 일백. ㅇ성(姓)-성씨. ㅇ심(心)-마음.

 118.

善者吾善之하고 不善者吾亦善之하니 德善矣라.(老子 下篇 49章)

선자오선지하고    불선자오역선지하니     덕선의라.   (노자 하편 49장)

     착한 사람도 나는 착하다 하고, 착하지 않은 사람도 역시 나는 착하다고 하니 덕이 착한 것이다.

   백성은 착한 사람도 있고 착하지 못한 사람도 있는데, 이들을 모두 착한 사람으로 이해한다. 왜냐 하면 인간의 성품은 원래 착하기 때문이다. 비록 착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긴 안목으로 볼 때 그도 언젠가는 차한 사람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착하지 못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덕으로 이를 포용하면 품안으로 들어오게 되고, 품안으로 들어오면 감화시켜 착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

ㅇ선(善)-착하다. ㅇ오(吾)-나. ㅇ역(亦)-또.

 119.

爲天下渾其心이라.(老子 下篇 49章)

 위천하혼기심이라.   (노자 하편 49장)

    천하를 위하여 그 마음을 혼돈하게 한다.

   세상사를 잘 다스려 나아가려면, 될 수 있는 대로 세상을 보고 듣는 데 자신의 마음을 너무 밝히지 말아야 한다. 마음을 너무 밝히면 딱딱해지고 거북스러워진다.

ㅇ위(위)-위하다. ㅇ혼(渾)-흐리다. ㅇ기(其)-그.

 120.

善攝生者는 陸行不遇兕虎라.(老子 下篇 50章)

선섭생자는   육행불우시호라.    (노자 하편 50장)

    잘 섭생하는 자는 뭍으로 가도 외뿔소와 호랑이를 만나지 아니 한다.

   최상의 섭생가 곧 자신의 몸을 잘 지키고 세상을 잘 헤쳐 나아가는 사람은 산 속에 들어가도 외뿔소나 호랑이 같은 맹수를 만나지 아니한다. 이는 만물에 대하여 적대심을 가지지 않기 때문이다. 만물을 적대시하지 않는 것이 자기 자신을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ㅇ선(善)-잘하다. ㅇ섭(攝)-기르다. ㅇ생(生)-삶. 살다. ㅇ육(陸)-육지. 뭍. ㅇ우(遇)-만나다. ㅇ시(兕)-오뿔소. ㅇ호(虎)-호랑이.

 121.

生而不有하고 爲而不恃라.(老子 下篇 51章)

생이불유하고    위이불시라.   (노자 하편 51장)

    낳아도 가지지 아니하고 하고도 의지하지 아니한다.

   도는 만물을 낳아도 그것을 자기의 소유로 여기지 아니하고, 덕은 대단한 큰일을 해내어도 그것을 자신의 공적이라 생각하지 아니한다.

ㅇ유(有)-있다. ㅇ시(恃)-의지하다.

 122.

塞其兌하고 閉其門이라.(老子 下篇 52章)

색기태하고    폐기문이라.   (노자 하편 52장)

    그 구멍을 막고 그 문을 닫는다.

   귀와 눈과 입과 배 등의 욕심을 불러일으키는 구멍을 막고, 지식욕과 정욕의 문을 닫으면 무욕무지의 인간이 될 수 있다.

ㅇ색(塞)-막다. ㅇ태(兌)-구멍. ㅇ폐(閉)-닫다. ㅇ문(門)-문.

 123.

大道甚夷이나 而民好徑이라.(老子 下篇 53章)

대도심이이나    이민호경이라.   (노자 하편 53장)

    대도는 매우 평평하지만 백성은 지름길을 좋아한다.

   대도는 걸어 다니기에 평탄하여 매우 편안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지름길을 좋아하여 다닌다. 지름길은 즐거움을 줄 수는 있지만 때로는 막힐 수도 있다.

ㅇ심(甚)-심하다. 매우. ㅇ이(夷)-평평하다. ㅇ호(好)-좋아하다. ㅇ경(徑)-지름길.

 124.

善建者不拔하고 善抱者不脫이라.(老子 下篇 54章)

선건자불발하고     선포자불탈이라.   (노자 하편 54장)

    잘 세워진 것은 뽑히지 아니하고, 잘 안긴 것은 벗기지 아니한다.

   단단히 잘 박힌 것은 뽑아내기 어렵고, 단단히 잘 안긴 것은 떨어지지 아니한다. 사업도 창업하여 뿌리가 잘 박히고. 이를 단단히 잘 끌어안는다면 안전하여 번창할 것이다.

ㅇ건(建)-세우다. ㅇ발(拔)-뽑다. ㅇ포(抱)-안다. ㅇ탈(脫)-벗다.

 125.

含德之厚는 比於赤子라.(老子 下篇 55章)

함덕지후는    비어적자라.   (노자 하편 55장)

    덕을 깊이 쌓아 둔 사람은 비유하면 갓난아기와 같다.

   하늘이 준 덕을 두텁게 쌓아 둔 사람은 무욕의 갓난아기와 비유할 수가 있다. 이런 사람에게는 맹수라 한들 해를 끼치지 아니한다. 남을 해칠 의사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ㅇ함(含)-머금다. ㅇ후(厚)-두껍다. ㅇ비(比)-비한다. ㅇ적(赤)-붉다. ㅇ적자(赤子)-갓난아기.

 126.

知者不言하고 言者不知라.(老子 下篇 56章)

지자불언하고    언자부지라.   (노자 하편 56장)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아니하고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

   참으로 아는 사람은 말이 적고, 말이 많은 사람은 아는 것이 없다.

ㅇ지(知)-알다. ㅇ언言)-말하다.

 127.

不可得而貴하고 不可得而賤이라.(老子 下篇 56章)

불가득이귀하고     불가득이천이라.   (노자 하편 56장)

     얻어서 귀하게 할 수 없고, 얻어서 천하게 할 수 없다.

   권력에 의하여 얻어진 것은 권력에 의하여 빼앗기게 된다. 그러나 자연과 일체가 된 참된 인간은 외부의 힘에 의하여 귀하게도 천하게도 되지 아니한다. 언제나 도와 일체 된 상태이다.

ㅇ득(得)-얻다. ㅇ귀(貴)-귀하다. ㅇ천(賤)-천하다.

 128.

天下多忌諱하여 而民彌貧이라.(老子 下篇 57章)

천하다기휘하여     이민미빈이라.   (노자 하편 57장)

    천하에 기휘하는 것이 많아서 백성은 가난해진다.

   기휘(忌諱)란 사람이 싫어하여 피하는 것 또는 사람의 행동을 규제하는 금령을 말하는 것으로, 백성을 선도하기 위하여 만들어지는 것이지만, 그것이 세분되고 복잡해지면, 오히려 백성의 행동을 속박하여 빈곤으로 몰아가게 된다.

ㅇ기(忌)-꺼리다. ㅇ휘(諱)-피하다. 꺼리다. ㅇ미(彌)-더하다. ㅇ빈(貧)-가난하다.

 129.

民多利器면 國家滋昏이라.(老子 下篇 57章)  

민다리기면   국가자혼이라.    (노자 하편 57장)

    백성에게 편리한 도구가 많으면 국가가 점점 더 혼란해진다.

   편리한 문명의 이기가 많이 보급되면 세상은 혼란스러워진다.

ㅇ리(利)-이롭다. 편리하다. ㅇ기(器)-그릇. 도구. ㅇ자(滋)-더하다.

 130.

以正治國이라.(老子 下篇 57章)

 이정치국이라.  (노자 하편 57장)

    바른 것으로써 나라를 다스린다.

  국가는 바른 정책을 써서 다스려야 한다.

ㅇ정(正)-바르다. ㅇ치(治)-다스리다.

 131.

以無事取天下라.(老子 下篇 57章)

이무사취천하라.    (노자 하편 57장)

     무사함으로써 천하를 차지한다.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바른 정책으로써 해야 하나, 천하를 차지하려면 무사함으로써 해야 한다. 무사함이란 무위를 말하며 의도함이 없는 것을 말한다.

ㅇ사(事)-일. ㅇ취(取)-가지다.

 132.

我無爲而民自化라.(老子 下篇 57章)

아무위이민자화라.    (노자 하편 57장)

     내가 무위이면 백성은 저절로 교화된다.

   내가 새삼스러이 일을 꾀하지 아니하여 무위라면 백성은 자연히 감화를 받아 교화된다. 노자의 정치적 이상은 백성의 교육에도 간섭함이 없는 자유방임을 원리로 하여 정치가 없는 정치를 가장 훌륭한 정치라고 한다.

ㅇ아(我)-나. ㅇ민(民)-백성. ㅇ자9自)-스스로. ㅇ화(化)-되다. 교화되다.

 133.

我無欲而면 民自樸이라.(老子 下篇 57章)

아무욕이면    민자박이라.   (노자 하편 57장) 

     내가 욕심 없으면 백성은 저절로 순박해진다.

 나라를 다스리는 위정자 스스로가 욕심을 버리면, 백성은 규제함이 없어도 저절로 순박해진다.

ㅇ아)我)-나. ㅇ욕(欲)-욕심. ㅇ박(樸)-순박하다.

 134.

其政悶悶하면 其民淳淳하니라.(老子 下篇 58章)

기정민민하면    기민순순하니라.    (노자 하편 58장)

     그 정사가 대범하면 그 백성이 순박해진다.

   나라를 다스리는 정사가 또렷하거나 까다롭지 아니하여 대범하면, 백성들은 순박해진다

ㅇ정(政)-정치. 다스리다. ㅇ민(悶)-답답하다. ㅇ민민(悶悶)-흐리멍덩하다. ㅇ순(淳)-순박하다.

 135.

其政察察하면 其民缺缺하니라.(老子 下篇 58章)

기정찰찰하면    기민결결하니라.   (노자  하편 58장)

     그 정사가 까다로우면 그 백성이 잔꾀를 부리게 된다.

   정치가 지나치게 세세한 부분까지 눈을 밝히게 되면, 백성은 어딘가 결함이 있어 순박함을 잃게 된다.

ㅇ찰(察)-살피다. ㅇ민(悶)-답답하다. ㅇ찰찰(察察)-분명하고 철저한 상태. ㅇ결결(缺缺)-결함이 있어 불완전한 상태. 순박하지 못한 상태.

 136.

禍兮福所倚하고 福兮禍所伏이라.(老子 下篇 58章)

화혜복소의하고    복혜화소복이라.    (노자 하편 58장)

     화는 복이 의지하는 곳이고 복은 재앙이 엎드려있는 곳이다.

   화가 있으면 그 그늘에는 행운이 의지해 있고, 복의 그늘에는 재앙이 엎드려 숨어 있다.

ㅇ화(禍)-재앙. ㅇ복(福)-복. ㅇ의(倚)-의지하다. ㅇ복(伏)-엎드리다.

 137.

聖人은 方而不割이라.(老子 下篇 58章)

성인은   방이불할이라.   (노자 하편 58장)

    성인은 방정하되 남을 재단하지는 아니한다.

   성인은 자신이 행동이 방정하다고 해서, 그것으로써 남을 재단하여 자신과 같게 하려 하지 아니한다.

ㅇ방(方)-모. 떳떳하다. 할(割)-베다. 재단하다.

 138.

聖人은 直而不肆라.(老子 下篇 58章)

성인은   직이불사라.  (노자 하편 58장)

     성인은 곧다고 해서 방자하지는 아니한다.

   성인은 그 행동이 곧기는 하지만 방자하게 그대로 밀고 나아가려고 하지 아니한다.

ㅇ직(直)-곧다. ㅇ사(肆)-방자하다.

 139.

聖人은 光而不耀라.(老子 下篇 58章)

성인은   광이불요라.   (노자 하편 58장)

     성인은 빛이 나도 내비치지는 아니한다.

   성인은 영지가 번쩍이듯이 빛나기는 하지만, 남의 눈을 끌 정도로 밖으로 내비치지는 아니한다.

ㅇ광(光)-빛. ㅇ요(耀)-비치다. 빛나다.

 140.

治人事天은 莫若嗇이라.(老子 下篇 59章)

치인사천은   막약색이라.   (노자 하편 59장)

     사람을 다스리고 하늘을 섬기는 것은 인색한 것보다 더한 것이 없다.

   사람을 다스리는 정치나 하늘을 섬기는 길은 물자를 아껴서 만사에 씀씀이가 헤프지 않게 하는 것이 제일이다.

ㅇ치(治)-다스리다. ㅇ사(事)-섬기다. ㅇ약(若)-같다. ㅇ색(嗇)-아끼다. 인색하다.

 141.

長生久視道라.(老子 下篇 59章)

 장생구시도라.   (노자 하편 59장)

     장수하여 오래 사는 도이다.

   장생구시의 도란 장수를 누릴 수 있는 도를 말한다. 구시(久視)란 말에서 시(視)는 활(活) 곧 산다는 뜻으로 장생구시의 도란 영원한 생명을 갖는 도를 말한다. 후에 도교에서는 구시(久視눈)를 눈도 깜짝하지 아니하고 노려본다는 뜻으로 도가에서의 양생법의 하나이다.

ㅇ장(長)-길다. ㅇ구(久)-오래다. ㅇ시(視)-보다. 살다.

 142.

治大國은 若烹小鮮이라.(老子 下篇 60章)

치대국은   약팽소선이라.   (노자 하편 60장)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삶는 것과 같다.

   큰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은 비유한다면 작은 생선을 삶는 것과 같다. 작은 생선을 삶을 경우 그것을 젓든지 잘못 손을 대면 살은 살대로 가시는 가시대로 떨어져서 생선의 본래의 모습을 잃게 된다.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경우에 법을 복잡하게 만들어 시행하면 오히려 백성은 혼란을 느낄 뿐이다.

ㅇ치(治)-다스리다. ㅇ약(若)-같다. ㅇ팽(烹)-삶다. ㅇ선(鮮)-생선. 신선하다.

 143.

大國은 下流라.(老子 下篇 61章)

대국은   하류라.  (노자 하편 61장)

     대국은 하류이다.

  대국은 강으로 비유한다면 강의 하류이다. 작은 시내 곧 소국이 모여서 대를 이룬다. 이 소국을 통어하는 대국으로서는 강대함을 자랑하지 말고 강의 하류처럼 작은 시내 곧 소국이 모여들게 하여야 한다.

ㅇ하(下)-아래. ㅇ류(流)-흐름.

 144.

大者宜爲下라.(老子 下篇 61章)

대자의위하라.   (노자 하편 61장)

     큰 것이 마땅히 내려앉아야 한다.

   큰 것은 크고 힘이 센 만큼 위에 군림하여 아래로 내려앉기를 싫어할 것이다. 큰 것일수록 몸을 낮추어 아래로 내려앉아야 한다. 큰 나라가 강의 하류로 내려앉아야 강물은 더 커지는 것이다.

ㅇ의(宜)-마땅하다. ㅇ하(下)-아래.

 145.

報怨以德이라.(老子 下篇 63章)

보원이덕이라.    (노자 하편 63장)

     원한을 덕으로써 갚는다.

   원한은 덕으로써 갚아야 한다. 그러면 원한을 품게 한 당사자도 이에 감화되어 후회하고 반성할 것이다.

ㅇ보(報)-갚다. ㅇ원(怨)-원한. 원망하다.

 146.

九層之臺는 起於累土라.(老子 下篇 64章)

구층지대는    기어루토라.   (노자 하편 64장)

     아홉 층의 대도 흙을 쌓는 데서 일어난다.

   아홉 층의 높은 대도 처음은 작은 흙더미에서 기공된 것이다.

ㅇ층(層)-층. ㅇ대(臺)-돈대.  ㅇ기(起)-일어나다. ㅇ루(累)-더하다. ㅇ토(土)-흙.

 147.

千里之行은 始於足下라.(老子 下篇 64章)

천리지행은   시어족하라.   (노자 하편 64장)

     천리 길도 발밑에서 시작된다.

   천리 길도 한 걸음으로부터 시작된다. 이처럼 모든 일은 가깝고 쉬운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ㅇ천(千)-천. ㅇ리(里)-리. ㅇ행(行)-가다. ㅇ시(始)-시작하다. 처음. ㅇ족(足)-발.

 148.

爲者敗之하고 執者失之라.(老子 下篇 64章)

위자패지하고    집자실지라.   (노자 하편 64장)

     하는 사람은 실패하고 잡는 사람은 잃는다.

   모든 일은 가깝고 쉬운 데서부터 시작해야 된다는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새삼스러이 새로운 일을 하는 사람은 그 일을 실패하게 되고. 새로운 것을 무리하게 잡으려는 사람은 잡아도 이를 잃게 된다.

ㅇ패(敗)-실패. ㅇ집(執)-잡다. ㅇ실(失)-ㅇ잃다.

 149.

民之難治는 以其智多라.(老子 下篇 65章)

민지난치는    이기지다라.   (노자 하편 65장)

     백성이 다스리기 어려운 것은 그 지혜가 많기 때문이다.

  백성의 지식이 많아지면 다스리기가 어려워진다. 그러니 우민정책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ㅇ난(難)-어렵다. ㅇ치(治)-다스리다. ㅇ지(智)-지혜.

 150.

江海所以能爲百谷王은 以其善下之라.(老子 下篇 66章)

강해소이능위백곡왕은      이기선하지라.   (노자 하편 66장)

     강과 바다가 온 골짜기의 왕이 되는 까닭은 아래에 있어 몸을 잘 낮추기 때문이다.

   강이나 바다는 낮은 자리에 있기 때문에 온 골짜기의 물이 모여들어서 왕위를 차지하는 것이다. 지도적인 위치에 있는 자는 자신의 몸가짐을 낮추어야 물이 낮은 데를 찾아 모여들 듯이 뭇 사람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ㅇ강(江)-강. ㅇ해(海)-바다. ㅇ소(所)-바. ㅇ소이(所以)-까닭. ㅇ백(百)-백.  ㅇ곡(谷)-골짜기. ㅇ왕(王)-왕. ㅇ하(下)-아래.

 151.

是以欲上民이면 必以言下之하고 欲先民이면 必以身後之라. (老子 下篇 66章)

시이욕상민이면    필이언하지하고     욕선민이면   필이신후지라.    (노자 하편 66장)

     백성의 위에 있고자 하면 반드시 말을 내리고, 백성에 앞서고자 하면 반드시 몸을 뒤에 선다.

   지도자가 되어서 백성의 위에 서고자 하면, 반드시 자신의 말을 겸허히 하여 몸을 낮추고, 백성의 앞에 나서고자 하면, 반드시 자신의 몸가짐을 조심하여 남의 뒤에서 따라가야 한다.

ㅇ욕(欲)-하고자 하다. ㅇ상(上)-위. ㅇ필(必)-반드시. ㅇ하(下)-낮추다. ㅇ선(先)-먼저. ㅇ신(身)-몸. ㅇ후(後)-뒤.

 152.

我有三寶니 持而保之라.(老子 下篇 67章)

아유삼보니   지이보지라.   (노자 하편 67장)

     나에게 세 가지 보배가 있어서 지니어 이를 소중히 한다.

   나에게는 세 가지의 보물이 있는데, 이를 안전하게 잘 지니고 있다. 그 첫째는 자(慈)로서 인자한 정(情)이고, 둘째는 검(儉)으로 검약하는 것이며, 셋째는 남의 앞에 서지 아니하고 뒤에 낮추어 있는 것이다.

ㅇ아(我)-나. ㅇ보(寶)-보물. ㅇ지(持)-가지다. ㅇ보(保)-안전하다.

 153.

慈故能勇이라.(老子 下篇 67章)

자고능용이라.   (노자 하편 67장)

     사랑하기 때문에 능히 용감하다.

   사랑하는 정이 있기 때문에 용기가 나는 것이다. 보통 정이라 하면 부드러운 것으로 생각하나, 어머니가 자식의 어려움에 맞서 싸우는 용기를 생각해 보라. 참으로 사랑이 있기 때문에 용기가 나는 것이다.

ㅇ자(慈)-사랑하다. ㅇ용(勇)-용기.

 154.

儉故能廣이라.(老子 下篇 67章)

검고능광이라.  (노자 하편 67장)

     검소하기 때문에 넓어질 수 있다.

   항상 검약하여 씀씀이를 절약하는 것은, 널리 사람에게 여유를 주게 된다. 경제적으로 검약을 실천하면 여유를 만들 수 있고, 몸가짐을 삼가면 마음에 여유를 가질 수 있다.

ㅇ검(儉)-검약. 검소하다. ㅇ광(廣)-넓다.

 155.

不敢爲天下先이니 故能成器長이라.(老子 下篇 67章)

불감위천하선이니     고능성기장이라.   (노자 하편 67장)

   일부러 천하의 앞에 서지 아니하므로 능히 유능한 사람들의 어른이 된다.

   세상의 선두에 서서 어른이 되려고 하지 아니하므로, 인재를 잘 부려서 그 수장이 될 수 있다.

ㅇ감(敢)-구태여 ㅇ선(先)-먼저. ㅇ성(成)-이루다. ㅇ기(器)-그릇. 인재..

 156.

善用人者는 爲之下라.(老子 下篇 68章)

선용인자는   위지하라.   (노자 하편 68장)

     사람을 잘 쓰는 자는 아래가 된다.

   많은 사람을 잘 다루려면, 자신이 가장 낮은 자리에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ㅇ선(善)-잘하다. ㅇ용(用)-쓰다.

 157.

不敢進寸하여 而退尺이라.(老子 下篇 69章)

불감진촌하여    이퇴척이라.    (노자 하편 69장)

    감히 한 치를 나아가지 못하고 한 자를 물러선다.

   병가에서는 한치를 나아가는 것보다 한 자를 물러설 것을 생각한다고 한다. 이는 전쟁을 어떻게 시작할까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전쟁을 끝낼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만일 한 치 더 나아가기만을 생각하고 전쟁에 승리할 것만을 생각하면 결국은 패하기 쉽다.

ㅇ감(敢)-감히. 일부러. ㅇ진(進)-나아가다. ㅇ촌(寸)-치. ㅇ퇴(退)-물러나다. ㅇ척(尺)-자.

 158.

知我者希는 則我貴矣라.(老子 下篇 70章)

지아자희는    즉아귀의라.  (노자 하편 70장)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드문 것은 그만큼 내가 존귀한 것이다.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은, 자신이 가장 고상한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니 기뻐할 일이지 걱정할 일은 아니다.

ㅇ희(希)-드물다. ㅇ귀(貴)-귀하다.

 159.

聖人은 被褐懷玉이라.(老子 下篇 70章)

성인은   피갈회옥이라.   (노자 하편 70장)

     성인은 굵은 베옷을 입고 구슬을 품는다.

   훌륭한 사람은 가슴속에는 구슬을 품고 있어도, 겉은 남루한 옷을 입고 있다.

ㅇ피(被)-입다. ㅇ갈(褐)-굵은베. 갈옷. ㅇ회(懷)-품다. ㅇ옥(玉)-구슬.

 160.

知不知上이라.(老子 下篇 71章)

지부지상이라.   (노자 하편 71장)

     알면서 알지 못한다는 것은 상이다.

   모든 일을 잘 알고 있지만, 세상 사람에게는 잘 모른다고 겸손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상이다.

ㅇ지(知)-알다. ㅇ상(上)-위. 제일.

 161.

民不畏威면 則大威至라.(老子 下篇 72章)

민불외위면   즉대위지라.   (노자 하편 72장)

 백성이 위엄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면 곧 큰 위엄이 이른다.

   만일 백성이 하늘의 권위를 무시하여 그 벌이 무서운 것을 잊는다면, 그야말로 무서운 천벌이 이른다.

ㅇ민(民)-백성. ㅇ외(畏)-두렵다. ㅇ위(威)-위엄. ㅇ지(至)-이르다.

 162.

勇於敢則殺하고 勇於不敢則活이라.(老子 下篇 73章)

용어감즉살하고    용어불감즉활이라.    (노자 하편 73장)

     감히 하는 데 용감하면 죽이고 감히 못하는 데 용감하면 살린다.

   용기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감(敢), 곧 어떤 곤란이 있어도 감히 해낸다고 하는 적극적인 용기로서 이는 사람을 죽이게 되고, 또 하나인 불감(不敢), 곧 어떤 일이 있어도 하지 아니한다는 소극적인 용기로서 이는 사람을 살리고 자신도 살린다.

ㅇ용(勇)-용기 ㅇ감(敢)-구태여. 일부러. ㅇ살(殺)-죽이다. ㅇ활(活)-살다.

 163.

天網은 恢恢疎而不失이라.(老子 下篇 73章)

천망은    회회소이불실이라.   (노자 하편 73장)

     하늘의 그물은 넓고 크고 성기어도 잃어버리지 아니한다.

   하늘은 커다란 그물을 치고 있다. 그 그물은 코가 넓고 크고 성기지만 걸리지 아니하고 빠지는 것이 없다. 잘못을 저지르면 이 그물에 걸리게 된다.

ㅇ망(網)-그물. ㅇ회(恢)-넓고 크다. ㅇ소(疎송)-성기다. ㅇ실(失)-잃다.

 164.

堅强者는 死之徒요 柔弱者는 生之徒라.(老子 下篇 76章)

견강자는    사지도요  유약자는   생지도라.  (노자 하편 76장)

     굳세고 강한 것은 죽음의 벗이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의 벗이다.

   사람은 태어나서 살아 있는 동안에는 부드럽고 약하다. 그러나 죽으면 굳어서 강해진다. 사람은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고 약하지만 성장의 능력이 있고, 나이가 들어 늙으면 굳어져서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처럼 굳세고 강하다는 것은 죽음을 가까이 하는 것이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을 조장하는 것이 된다.

ㅇ견(堅)-굳다. ㅇ강(强)-강하다. ㅇ사(死)-죽다. ㅇ유(柔)-부드럽다. ㅇ약(弱)-약하다. ㅇ도(徒)-무리.

 165.

天之道는 損有餘하고 而補不足이라.(老子 下篇 77章)

천지도는   손유여하고    이보부족이라.   (노자 하편 77장)

     하늘의 도는 남는 것을 덜어 모자라는 것을 보탠다.

   하늘은 남는 것을 덜어서 모자란 것을 보탬으로써 전체의 통일된 균형을 잡는다. 추위가 있으면 더위가 있고, 낮이 있으면 밤이 있어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자연의 도리이다. 인간의 도는 어쩌면 남는 것에는 더 힘을 들이고, 모자란 것에는 힘을 쓰려 하지 아니하기 때문에 빈부의 차나 귀천의 차가 점점 확대되는 것이다.

ㅇ손(損)-덜다. ㅇ여(餘)-남다. ㅇ보(補)-기우다. 보태다.

 166.

正言者反이라.(老子 下篇 78章)

정언자반이라.   노자 하편 78장)

     바른 말은 뒤집힌 것 같다.

   도리에 맞는 바른 말은 보통과는 반대의 말처럼 느껴진다. 이처럼 성인의 말은 모순된 것처럼 들리나 이것이야말로 정언 곧 바른 말이다.

ㅇ정(正)-바르다. ㅇ언(言)-말하다. ㅇ반(反)-뒤집다. 반대.

 167.

天道無親하니 常與善人이라.(老子 下篇 79章)

천도무친하니    상여선인이라.   (노자 하편 79장)

     천도는 친함이 없어 항상 선인에 편든다.

   천도는 이기적인 생각에서 사람을 선별적으로 친하거나 친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언제나 선한 사람에게 같은 편이 된다.

ㅇ친(親)-친하다. ㅇ상(常)-늘. ㅇ여(與)-함께. ㅇ선(善)-착하다.

 168.

小國寡民이라.(老子 下篇 80章)

소국과민이라.    (노자 하편 80장)

     나라를 작게 하고 국민을 적게 한다.

   나라가 작고 인구가 적은 나라, 이것이 노자가 그리는 이상향이다. 이런 나라는 타국과의 내왕이 없고, 모든 것을 자급자족하며,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경쟁이나 다툼이 없을 것이고, 유유자적하여 마음의 여유가 있고, 넉넉하며 온화한 생활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ㅇ소(小)-작다. ㅇ과(寡)-적다.

 169.

信言不美하고 美言不信이라.(老子 下篇 81章)

신언불미하고    미언불신이라.   (노자 하편 81장)

     진실한 말은 아름답지 아니하고 아름다운 말은 진실하지 아니하다.

   진실을 말하는 말은 결코 수식을 필요로 하지 아니하고, 수식이 많은 말에는 진실이 없다.

ㅇ신(信)-믿다. ㅇ미(美)-아름답다. ㅇ언(言)-말하다.

 170.

天地之道는 利而不害하고 聖人之道는 爲而不爭하니라.(老子 下篇 81章)

천지지도는    이이불해하고   성인지도는    위이부쟁하니라.   (노자 하편 81장)

     천지의 도는 이롭기는 하여도 해롭지 아니하고 성인의 도는 하기는 하지만 다투지는 아니한다.

   천지의 도 곧 자연의 운행의 이치는 만물에 이로움은 주지만 해로움은 주지 아니하고, 성인의 도 곧 무위자연의 도와 일치된 인격자의 행동은 꾀하여 하기는 하지만 자연의 이치에 충돌되게는 아니한다.

ㅇ리(利)-이롭다. ㅇ해(害)-해롭다. ㅇ쟁(爭)-다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