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이름에서 영, 치, 재의 차이

 

 ‘고개’를 뜻하는 표현에 영(嶺), 현(峴), 치(峙) 등이 있습니다. ‘매우 큰 고개’란 뜻으로 관(關)이 쓰이기도 합니다.

고개는 ‘산이나 언덕의, 넘어 오르내리게 된 비탈진 곳’을 말합니다. 지명의 뒷음절로 들어갈 때는 ‘벌 고개’ ‘싸리 고개’처럼 앞 음절이 일반명사인 경우가 많습니다.

‘재’ 역시 독립적으로 쓰이는 낱말이며, 고개와 거의 같은 뜻입니다.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느니’ 등에서 보듯 옛날에는 사용 빈도가 높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고개라는 말에 묻혀 사용하는 경우는 적습니다.

고개 이름에 다른 낱말이나 지명이 붙습니다. ‘재’는 단순히 고개의 뜻을 넘어, 산(山)이란 의미로도 사용된 듯합니다.

치(峙)는 고개란 뜻이지만 독립적으로 쓰이진 않습니다. 서울 대치동의 대치(大峙)나, 남원의 웅치(熊峙), 원주의 송치(松峙)처럼 두 음절 지명에 치가 많이 들어갑니다.

영(嶺)은 명사 뒤에 붙어 고개임을 뜻하는 접미사로 쓰이지만, 독립적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백두대간을 넘는 고개인 조령(鳥嶺), 추풍령(秋風嶺), 한계령(寒溪嶺)처럼 비교적 큰 고개에 영(嶺)이 많습니다.

고개를 뜻하는 것에 현(峴)도 있는데, 애오개라 했던 서울의 아현(阿峴), 인성붓재라 불렸던 인현(仁峴) 등이 좋은 예 입니다.

관(關)은 한자 풀이로는 고개가 아니지만, 두 지역을 지형적으로 크게 구분짓는 큰 산줄기의 목(고개)을 나타내는 데 쓰이기도 합니다.
 

(출처 : '고개 이름 영, 치, 재 차이는' - 네이버 지식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