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ys/나누고 싶은 이야기

향기로 말을 거는 꽃 처럼

Peter Hong 2020. 5. 29. 09:01
내가 자주
오르내리는
수녀원 언덕길의
천리향이
짙은 향기로
먼저 말을
건네오기에 깜짝
놀라 달려가서
아는 체했습니다.

"응, 그래 알았어.
미처 못 봐서 미안해.
올해도
같은 자리에서
곱게 피어주니
반갑고 고마워" 라고.

좋은 냄새든,
역겨운 냄새든
사람들도
그 인품만큼의
향기를 풍깁니다.

많은 말이나
요란한 소리 없이
고요한 향기로
먼저 말을
건네오는 꽃처럼
살 수 있다면,

이웃에게도
무거운 짐이 아닌
가벼운 향기를
전하며 한 세상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이해인 /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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