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ys/나누고 싶은 이야기

아버지

Peter Hong 2020. 5. 9. 03:41
아버지는 밖에서는 대장이지만
집에서는 언제나 쫄병이다.

아버지는 집에서 어른인 척하지만 어릴 적 친구들
앞에서는 소년이 되곤 한다.

엄마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기도를 하지만
아버지는 아무도 안 보는 곳에서
신문을 보는 척하며 기도를 한다.

자녀가 늦게 들어올 때
엄마는 전화를 걸어 악을 쓰지만
아버지는 묵묵히 어둠 속의 현관으로 나가서
막 돌아온 자식의 신발이 있는가 조용히 확인할 뿐이다.

엄마는 울었기 때문에 세수를 하지만
아버지는 울기 위해 세수를 한다.
그래야 아무도 우는 것을 못 볼테니까.....

엄마의 가슴은 봄과 여름을 왔다 갔다 하지만
아버지의 가슴은 가을과 겨울을 오갈 뿐이다.

그래서 아버지의 술잔에는 눈물이 절반이다.

- 옮겨온 글 -

'Says > 나누고 싶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검정 고무신 한 짝  (0) 2020.05.12
소주병  (0) 2020.05.09
얼마나 많이 실패하느냐에 달려있다  (0) 2020.05.09
당신의 미소  (0) 2020.05.09
부처님 말씀  (0) 2020.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