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ys/일반·과학상식

참새 대학살 운동의 의미

Peter Hong 2019. 2. 28. 11:00

마오쩌둥이 내전에서 승리하고 국가주석이 되서 중국 지배자로 군림하던 시절, 공산주의 사회 건설에 걸림돌이 식량부족이었다. 협동농장사업이나 토지개혁 운동을 시행하면서 식량증진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어느날 마오쩌둥은 농업지도 갔다가 우연히 참새가 곡식 알을 따먹는 것을 보고 "참새는 해로운 새다!"라고 하여 참새 대학살 운동을 펼쳤다. “참새는 4대 유해 생물의 하나이다. 참새 한 마디리가 한 해 일곱 근(3.5kg)의 곡식을 먹어치운다. 5천만 참새들이 해마다 3백만 인민이 먹을 양식을 훔쳐 먹는다. 5천만 참새를 박멸하면, 3백만 인민이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참새는 인민의 공적이다! 모든 참새를 잡아 죽여라!”대약진 운동’이 전개된 1958년 참새 학살령이 떨어졌다. 사람 먹을 곡식을 쪼아댄 죄다. 가장 주효했던 수단은 냄비 두드리기다. 요란한 소리에 놀라 아무 데도 못 내려앉고 날다 지쳐 죽은 새들이 부지기수였다. 불과 사흘 만에 중국 전역에선 대략 1천5백만 마리의 참새들이 조직적으로 제거되었다. 인민들은 8만 여개의 참새 둥지를 허물고, 35만 여개의 참새알을 박살냈다. 정부의 집계에 따르면, 1958년 11월에 이르기까지 중국 전역에선 대략 19억 6천만 마리의 참새가 박멸되었다. 사실 참새는 곡식만 먹는 해롭기만 새가 아니라 곡식을 갉아먹는 해충도 잡아먹는 이로운 새이기도 하다. 근데 해충의 천적이 없어지니 해충들이 들끌게 된다. 해충은 기하급수적으로 번성하고 식량을 닥치는데로 먹어치우니 이듬해 ‘참새의 저주’가 닥쳤다. 천적이 사라진 들판에 해충이 들끓어 곡식 수확이 곤두박질했다. 쌀 수확량은 예상과 정반대로 급격히 감소했고 이 해 중국은 역사상 최악의 흉년을 맞았다. 2년 만에 3000만 명이 굶어 죽고 나서야 박멸 운동은 막을 내렸다. 비극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먹을 게 없는 사람들은 자신의 몸이나 아이들을 팔았다. 심지어 인육을 먹는 사람도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그제야 사태를 파악한 정부는 참새를 더 죽이지 않기로 했다. 메뚜기들을 소탕하기 위해선 구소련에서 참새들을 들여와야 했다. 그러나 일을 되돌리기엔 때는 늦었다. 정부의 그릇된 통찰로 수백 마리의 동물과 수백 명이 희생된 뒤였다. 저명한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돈 벌자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건 저녁밥을 지으려 루브르 박물관 그림들을 태우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우리가 마주칠 실상은 더 끔찍하다. 중국의 참새 학살사건이 보여주듯 그들은 결코 혼자 죽지 않기 때문이다. 상처받은 자연은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역습으로 보복한다. 그러니 새 떼의 죽음을 말세의 메시지로 읽는 게 현명할지 모르겠다. 몽상은 주로 '헛된 생각'을 뜻하지만, 중국에서 “몽상(夢想)”은 긍정적 의미로 쓰인다. 중국에선 미래적 희망과 이상을 뜻하는 "몽상"이라는 멋진 단어가 왜 한국에선 부정적 의미로 쓰이게 되었을까? 공산주의는 유토피아의 실현을 지향하지만, 자본주의는 현실의 한계를 수용하기 때문은 아닐까? 서양 속담에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다’는 말이 있다. 국민을 들뜨게 하는 화려한 정책일수록 부작용을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Says > 일반·과학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동차 범칙금 변경  (0) 2019.03.19
미국 대통령 탄핵 사례  (0) 2019.03.11
살라미 전술(salami tactics)  (0) 2019.02.27
야민정음(野民正音)  (0) 2019.02.22
소확행(小確幸)  (0) 2019.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