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신퇴(功遂身退), 공이 이루어지면 물러나라,
1.
持而盈之 不如其已,
넘치도록 채우기보다는 적절한 때 멈추는 게 낫네
揣而銳之 不可長保,
쇠를 불러 날카롭게 하면 오래도록 보존할 수 없네
金玉滿堂 莫之能守,
금과 옥이 방에 가득하면 아무도 지켜낼 수 없네
富貴而驕 自遺其咎,
부귀하면서 교만하면 스스로 허물만 남길 뿐이네
功遂身退 天地道,
공이 이루어지면 물러나는 게 천지자연의 이치라네
2.
이 장의 핵심은 마지막 구절 “공수신퇴(功遂身退)”, 즉 “공이 이루어지면 물러나라”에 있다. 이는 노자가 늘 강조하는 겸양의 도리로, 2장의 “공을 이루어도 그 공에 머무르지 않는다(功成而不居也)”, 34장 “공이 이루어져도 그 명예를 소유하지 않는다(功成不名有)”, 77장 “성인은 행위 하고도 공을 소유하지 않고, 공을 이루고도 거기에 머무르지 않는다(聖人爲而不恃, 功成而不處)” 등과 같은 맥락을 지닌다.
이러한 겸양의 도리는 자연계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봄은 자신의 역할, 즉 만물을 소생시키고 꽃을 피우고 나면 여름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물러난다. 여름 또한 자기 일을 마치면 가을에, 가을은 다시 겨울에, 겨울은 다시 봄에 자리를 물려주고 미련없이 떠난다. 이처럼 공이 이루어지면 뒤로 물러나는 게 천지자연의 늘 그러한 이치이다.
『도덕경』, 노자 저, 이석명 역, 올재 클래식스, 9장. 공이 이루어지면 물러나라, 中에서,
~고성은/건국대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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