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ys/나누고 싶은 이야기

막역한 벗

Peter Hong 2017. 12. 6. 16:13

주봉지기천배소(酒逢知己千杯少)

화불투기반구다(話不投機半句多)

막역한 친구와의 술은 천 잔도 부족,

말 섞기 싫은 사람의 말은 반 마디도 많다.

 

살아가며 얼굴을 아는 사람은 많이 있으되

마음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되겠는가?

열매를 맺지 않는 꽃은 심지 말고

의리 없는 친구는 사귀지 말라 했다.

 

서로 술이나 음식을 함께 할 때에는

형님 동생이니 하는 친구가 많으나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에

도와 줄 친구는 별로 없느니라.

길은 멀어도 찾아갈 벗이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기별 없이 찾아가도 가슴을

가득 채우는 정겨움으로 맞이해 주고

이런저런 속내를 밤새워 나눌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한 인생이 아니겠는가?

 

부부간이라도 살다 보면

털어 놓을 수 없는 일이 있고

피 나눈 형제라도 말 못할 형편이 있는데

함께 하는 술 한 잔만으로도

속마음이 이미 통하고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마주하면 내 심정을 아는 벗이 좋다.

 

좋고 성공할 때 이런저런 친구가 많으나

힘들고 어려우면 등 돌리고

나 몰라라 하는 세상 인심인데

그래도 가슴 한점 툭 털어내 놓고 마주하며

세월이 모습을 변하게 할지라도

보고 싶은 얼굴이 되어

먼 길이지만 찾아갈

벗이라도 있으면 행복하지 않을까?

 

내가 아집을 내려놓고

내가 양보하고 이해하고 생각해 줌으로서

멀리서도 찾아오는

벗이 있기를 조용히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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