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었을 적
내 향기가 너무 짙어서
남의 향기를
맡을 줄 몰랐습니다.
내 밥그릇이
가득 차서
남의 밥그릇이
빈 줄을 몰랐습니다.
사랑을 받기만 하고
사랑에 관한 마음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세월이 지나 퇴색의 계절
반짝반짝 윤이 나고 풍성했던
나의 가진 것들이 바래고
향기도 옅어지면서
은은히 풍겨오는 다른 이의
향기를 맡게 되었습니다.
고픈 이들의
빈 소리도 들려옵니다.
목마른 이의 갈라지고
터진 마음도 보입니다.
이제서야 보이는
이제서야 들리는
내 삶의 늦은 깨달음!
이제는 은은한 국화꽃 향기 같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내 밥그릇보다
빈 밥그릇을 먼저 채우겠습니다.
받은 사랑 잘 키워서
풍성히 나눠 드리겠습니다.
내 나이 가을에
겸손의 언어로 채우겠습니다.
'Says > 나누고 싶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속으로 떠나는 하루 (0) | 2017.09.20 |
---|---|
사향노루(麝鹿)의 香氣 (0) | 2017.09.20 |
걸림돌과 디딤돌 (0) | 2017.09.18 |
누가 묻거든 (0) | 2017.09.14 |
정 (0) | 2017.09.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