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배받는 지배자, 김종영 지음, 돌베개
문화자본의 지정학
P35-36. 부르디외에 따르면 한 개인의 사회적 지위는 경제자본(돈), 문화자본(학위, 지식, 취향), 사회자본(사회적 연결망)의 총합과 이들의 구성 양상으로 결정된다. ‘돈’과 ‘연줄’로 일상적으로 언급되는 경제자본과 사회자본은 이해하기 쉬우나, 문화자본은 설명이 필요하다. 문화자본이란 특정 지위, 자원, 직업의 접근과 배제에 작용하는 학위, 언어, 취향, 지식을 포함하는 문화적 능력을 의미한다. 한국 사회에서 영어를 유창하게 한다든지, 클래식 음악에 조예가 깊다든지, 명문 대학을 졸업했다는 것은 간접적으로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를 드러낸다. 이러한 문화적 능력을 문화자본으로 지칭하는 것은 이것이 중요한 자원(resource)이며 개인의 이익(interest)에 봉사하기 때문이다. 부르디외는 기본적으로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존재이며, 사회는 이런 개인들 간의 투쟁이라고 본다. 부르디외 사회학의 가장 큰 기여 중 하나는 문화자본이 어떻게 사회적 지위와 계층화에 기여하는지를 밝혔다는 데 있다. 문화라는 것이 미묘한 방식으로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사용되고, 사람들을 구별하고 차별하는 기제라는 것이다.
언어, 학위, 취향은 단기간에 획득할 수 없는 것으로, 긴 훈련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문화자본은 주로 가정과 학교에서 성취되며 부모의 경제자본에 의존한다. 경제적 지위가 높은 부모는 자녀의 교육을 위해 다양한 종류의 교육적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다. 여기서 행위자의 계층적 아비투스(habitus)가 형성되는데, 이는 일종의 몸에 밴 지식과 취향이다. 아비투스는 무의식적인 행위의 경향성을 말하며, 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구조화되면서 변화하기도 한다. 가령 어릴 때 오랜 영어 교육을 통해 형성된 영어 발음은 몸에 밴 지식이 되며, 무의식적이지만 특정한 경향성을 나타낸다. 한편 특정 계층이나 집단은 특정한 아비투스를 공유하게 된다. 예를 들어 한국인의 영어 발음은 인도인의 영어 발음은 쉽게 구별된다.
▲ 현대 철학 로드맵, 오카모토 유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arte
P158-159. 부르디외는 이렇게 하여 ‘문화 자본’과 ‘아비투스’를 매개로 한 개인의 계급적인 ‘구별’(distinction)이 명확해졌다.
이상의 논의를 살펴본 것만으로도 부르디외의 사회학이 얼마나 비판적인 자세를 관철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비판적 자세는 1990년대 되면 실천적인 활동으로 드러나며 점점 활발해진다. 마침 그 무렵, 세계적인 규모로 ‘세계화’와 ‘신자유주의’가 진행되었는데, 부르디외는 이에 대해 정치적인 반대 운동을 펼쳤다. 그 모습은 과거 사르트르가 ‘앙가주망’(engagement, 정치 참여)을 실천한 것과 비교되기도 했다.
부르디외는 어째서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를 비판한 것일까? 부르디외에 따르면 신자유주의는 지금까지 유럽이 획득해 온 권리, 즉 ‘사회보장제도’와 ‘노동법’을 파괴하고 노동자들을 끊임없는 고용 불안에 빠트렸다. 게다가 ‘문화 자본’의 격차로 말미암아 사회적 격차도 증대되었다. 부르디외의 ‘문화 자본’ 개념은 여기에도 해당된다.
~건국대병원 재활의학과 고성은 교수의 글에서 퍼옴~
'Says > 일반·과학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심상휴가 (0) | 2017.06.01 |
---|---|
사계절 비(일비, 잠비, 떡비, 술비) (0) | 2017.06.01 |
COUNTRY COMPARISON :: POPULATION (0) | 2016.11.09 |
석고와 석면의 차이 (0) | 2016.02.13 |
마타도어(Matador) (0) | 2015.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