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lish Class/Teaching Materials

뉴욕의 공립학교

Peter Hong 2013. 8. 2. 23:19

미국에서는 교육 정책이 주 권한이니까 아주 상세한 세부 사항은 다를 수 있습니다만 대체적으로 같은 맥락이니까 참고해서 읽어 주십시오.

미국의 교사가 자율성이 많다는 것은 교사로서 자유가 많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professionalism에 충실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흔히들 자유의 나라라고 하고 미국에 오면 무엇이든지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자유를 누리는 데는 책임 완수가 필히 선행되어야 합니다.

교사가 교실에서 행하는 모든 것은 자신만의 교육 방법은 아닐 겁니다. 아주 오랜 경험을 가진 교사의 경우 자신만의 노하우가 첨가 될 수는 있겠지만 대부분은 윗분(교장, 교감, mentor teacher...)의 지시에 따르는 것입니다. 때에 따라 상사의 지시가 부당하게 느껴져도 따라야 합니다. 직장에서의 상사의 권위(authority)는 대단합니다. 그것은 그 사람 개인의 권위가 아니고 system,즉 laws의 권위입니다. 교사 자신이 그것을 뛰어 넘기 힙듭니다. 미국은 법이 지배하는 나라입니다. 모든 일에서 법, 규칙을 지키는 일이 편하게 사는 방법입니다.

미국(뉴욕)에서 교사의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실행되는 몇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우선 신참 교사는 1년에 7번 교장과 교감의 수업 참관observation)을 겪어내야 합니다. 교장은 전공이 다를 수도 있으니까 일반적인 수업 진행에 관한 것을 주로 봅니다. 그러나 교감은 전공이 같으니까(수학과, 사회과 영어과 등..) 수업의 내용, 시간 활용, 진행, 학생 컨트롤 등 아주 세밀하게 다 기록해서 수업이 끝난 후 당사자인 교사와 한 시간 회의(post-observation conference)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교장이나 교감이 서너 페이지의 post-observation letter를 써서 교사에게 주고 교사의 file에도 보관합니다. 그러기를 1년에 6번, 3년 동안을 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잘 되면 S(satisfactory), 수준에 못 미친다 싶으면 U(unsatisfactory)를 받는 것입니다. U를 받으면 그 학교에 잇기 힘들게 신참 교사에게 그 과정은 피를 말리는 일입니다. 저도 그런 과정을 겪었는데, 그러면서 신참 교사는 이론으로만 배운 것을 실제로 교실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기술을 습득해 갑니다. 초기에 경험이 많은 다른 선생님들의 수업을 참관할 기회도 줍니다.

점수를 줄 때 고려해야만 하는 것도 각 과목마다 퍼센티지도 다르므로 자기가 속한 과(department)의 정책에 따라야 합니다. 시험, 숙제, 학습태도, 출결 등이 모두 고려됩니다. 이러한 한도 내에서 교사는 자율을 지니며, 시험 점수뿐아니라 그 이외의 모든 것을 기록으로 남겨 두어야 합니다. 여차 해서 부모가 성적에 대해 따지고 들 때 교사는 객관적 기준에 근거한 기록을 증거로 제시해야 합니다.

수업에 있어서도 주(New York State)에서 제시한 curriculum이 있는데 내가 담당한 사회과의 경우 가르쳐야 하는 내용이 너무 방대해서 한 시간도 여유롭지 못하고 bell-to-bell수업을 강조하니까 정확한 시스템을 구축해 놓지 않으면 observation때 큰 코 다칠 수도 있습니다.

미국 선생님들이 하는 것이 한국과 많이 다른 것이 자율적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사실 미국 선생님들은 일이 엄청나다. 나도 한국에서 80년대에 3년 정도 교직에 있어 보았는데 미국 선생님은 학교에 있는 시간은 짧은데(6시간 40분, 뉴욕시의 경우) 집에서 해야 하는 업무가 많다. 예를 들어 숙제를 매일 주어야 하니까 그것 검사해서 기록하는 것, 특히 쓰기 숙제를 주었을 경우 다 읽고 comment를 해 주어야 하니 시간이 많이 든다. 게다가, 가르치는 과목의 Lesson Plan도 매일 써야 하고 시험도 2주에 한번 1시간짜리를 주어야 하는데 시험 때 마다 essay test가 있으니 채점도 만만치 않다. project를 내 주는 것도 research해서 주어야 하니 따로 시간을 할애해야 하고 그런 모든 것이 감독자(교감)의 레이다 밑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으니 내용을 모르는 학부모들의 눈에 교사가 많은 자유를 누리는 것처럼 보이나 교사의 일은 굉장히 많다.

이러한 일을 해나가며 교사들은 자기의 일(profession)에 충실해지는 것이다. 이렇게 교사가 된다는 것은 학교 졸업하고 자격증만으로 되지 않고 잘 짜여진 시스템 하에 고된 훈련으로 이루어진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