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 칠삭둥이 재상으로 유명한 '한명회'란 사람이 있었다.
지금은 역사에 남은 유명인사가 되었지만 그의 어린 시절은 매우 불우하고 보잘 것이 없었다. 가난도 가난이지만 너무 못생겨서 태어나자마자 길에 버려졌다는 일화도 있을 정도이다. 한명회는 이렇듯 혹독한 어린 시절을 오직 자신의 강한 의지력 하나로 극복하고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인 영의정에 세 번이나 올라, 세 분의 임금을 섬겼던 입지전적인 재상이다.
수 많은 일화를 남긴 그도 72세의 나이로 와병중에 드디어 임종 직전이라는 급보가 대궐에 전해졌다. 임종 소식을 전해들은 성종은 한명회가 신하이면서 동시에 스승이며 사사로이는 장인이기도 했다. 명석한 임금이었던 성종은 즉시 승지를 보내어 그의 마지막 충고를 귀담아 들어오도록 했다. 그만큼 한명회는 지략과 궁량이 뛰어난 인물이었기 때문이었다.
'천하가 내 손바닥 안에 있다.'고 큰소리를 칠만큼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과 조감력이 탁월했던 한명회가 과연 자신의 사위이자 조선 제9대 임금인 성종과 자녀들을 위해 남긴 마지막 충고의 말 한 마디는 무엇이었을까.
노재상의 마지막 가는 길을, 대궐에서 파견된 도승지를 비롯한, 온 가족들이 긴장하며 지켜보고 있었다.
드디어 한명회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혼신의 힘을 다해 마른 입술을 열었다.
"전하,
사람들은 처음에는 부지런하다가 나중에는 모두 게을러집니다. 이것은 인지상정이옵니다.
모름지기 끝까지 부지런하기를 처음과 같게 하신다면 반드시 대업을 이룰 것이옵니다."
지금부터 519년 전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던 한 경세가의 체험에서 우러나온 간절한 유언이었다.
졸업과 입학시즌을 맞이하여 가슴에 두고두고 새겨야 할 금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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