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ys/나누고 싶은 이야기

그리운 모퉁이 그대

Peter Hong 2023. 11. 3. 08:27

바람의
수레로 옮긴
촘촘한
새털구름 사이
투명해서
시린 가슴하나
얼핏
빗장에 걸려
채곡이는데

접거나
펼치거나
이미 받아 든 허락
뭉클히 앓아봐야
가을인 것을

성근 바람 오가는
내 그리운
모퉁이도
키 낮춰
피워내고 싶은
코스모스 데려와

미열로 돋는
소름 잠재우려는
기다림의
책갈피를
한 장 한 장 넘기어
색깔, 색깔로
꽃피워 볼꺼나

한 문장 안에
다 담을 수 없는
그리움끼리
모퉁이 돌아
악수하는
바람수레 위에
앉은 계절

오늘은
오솔길 따라서
들꽃 하나하나
아찔하게
꽃피워 간다.

 ~ 원재선 /
그리운 모퉁이, 그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