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ys/나누고 싶은 이야기

오선지에 뿌린 글씨

Peter Hong 2023. 6. 12. 10:07

숲을 보라.
우람한 나무가
돋보이지만
작은 풀 포기
돌멩이 하나도
보드라운 흙까지

숲을 이루는데
자양분을 나누고
있지 않은가.

이름 없는 풀꽃도
꽃피워 열매 맺고
여린 풀 벌레도
가족이 있지 않던가.

더없이 흐린
작은 별이라도
은하수 강에서
별의 자리를 지키며
찬란하게
별 무리로 흐르듯이

낮은 자리
외진 자리라도
소임을 다할 때
아름다운 하모니
톱니바퀴 도는
세상의 소리가
들리지 않던가

그런즉 이름
없는 꽃이라서
별빛이 흐린
작은 별이라 해서
낮은 자리
외진 자리라도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은

부족한 미완의
공간을 채움으로
비로소 세상이
꿈틀거리는
생명의 소리가
들리지 않던가.

~ 오민숙 /
오선지에 뿌린 글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