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ys/나누고 싶은 이야기
따듯한 독종
Peter Hong
2023. 5. 2. 11:03
한 소년이
독수리 알을 주웠다.
그는 그 독수리 알을
암탉의 품에 넣어 두었다.
병아리들과 함께
부화한 독수리는 자신을
병아리라고 생각했다.
그는 다른 병아리처럼
닭장을 헤집으며 자랐고,
병아리처럼 행동했다.
어린 독수리에게
큰 두 날개는 먹이를 먹는 데 거추장스럽기만
했을 뿐 쓸모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독수리 한 마리가 하늘을
나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 순간 그 독수리는
높이 날고 싶었다.
그는 높이 날아서 저 멀리,
산 정상까지 가고 싶었다.
병아리처럼 살았던
어린 독수리는
거추장스럽기만 했던
날개를 활짝 펴서
푸른 하늘을 날고 싶었다.
자신에게 있지만
그것을 쓰지 않고
그냥 갖고 있기만 한다면
그건 병아리의 삶을 택한
독수리의 쓸데없고
거추장스러운
날개에 불과하다.
우리가 평범한 삶을
택해 거기에 안주하는 한
독수리의 날개는
쓸 일이 없을 것이다.
~ 서거원 / 따뜻한 독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