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ys/나누고 싶은 이야기

중년에 맞이하는 봄

Peter Hong 2020. 3. 31. 13:59

     시 / 이채

 

봄은 겨울을 거쳐야 꽃이고

꽃은 당신을 스쳐야 사랑인가 봅니다

 

백설의 언덕에 묻어 놓은 많은 이야기

또 다시 그리움에 눈꽃이 필 때

꽃샘추위에 매달린 눈물마저 익어야 향기인가 봅니다

 

잊을 만치 지나온 여정의 뜰에

철없던 시절의 꽃은 계절 따라 피고 철새도 둥지가 그리워 돌아왔습니다

 

꽃과 사랑의 향기에 춤추던

삶의 뒤안길로 많은 봄이 스쳐가고, 또 스쳐가고 뜨거운 열정도 일찌감치 지나갔지만

 

아직도 따스한 가슴 식을까

두 손으로 움켜쥐고 걸어오는

중년에 맞이하는 봄

 

여전히 계절의 꽃이 아름답고

새삼 바람이 반갑고

날마다 정이 든 사람이 고마워

입을 맞추고 가슴 부비고

당신의 풍경에 물든 사랑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