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ys/나누고 싶은 이야기

가던 길 멈춰 서서

Peter Hong 2019. 7. 10. 18:14

가던길 멈춰서서

 

<현재 서강대 영문학과 교수인 장영희 씨는 어렸을때 소아마비를 앓아 목발을 집고 다니는 불구자이시다. 지난날 동생과 함께 거리를 지나다가 동생이 잠 옷가게에 들어가고 자기는 가게앞에서 기다리는데 옷가게 주인이 목발을 짚은 장교수를 걸인 취급하며 돈이 없으니 가게앞을 떠 나라는 말을 듣고, 문득 영국의 걸인 시인 "윌리엄 헨리 데이비스"6"가던 길을 멈춰 서서" 라는 시를 생각하게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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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던길 멈춰서서

~윌리엄 헨리 데이비스~

 

근심에 가득차 ,가던길 멈춰서서

잠시 주위를 바라볼 틈도 없다면

얼마나 슬픈 인생일까?

 

나무아래 서있는 양이나 젓소 처럼

한가로이 오랫동안 바라볼 틈도 없다면

 

숲을 지날때 다람쥐가 풀숲에

개암 감추는 것을 바라볼 틈도 없다면

 

햇빛 눈부신 한낮, 밤하늘처럼

별들 반짝이는 강물을 바라볼 틈도 없다면

 

아름다운 여인의 눈길과 발

또 그발이 춤추는 맵시 바라볼 틈도 없다면

 

눈가에서 시작한 그의 미소가

입술로 번지는 것을 기다릴 틈도 없다면,

 

그런 인생은 불쌍한 인생,

근심으로 가득 차

가던길 멈춰서서 잠시 주위를 바라볼 틈도 없다면.

* *

 

장영희 교수는 "까짓, 동전 구하는 거지로 오인되고 예쁜 잠 옷 안 입으면 어떠랴. 온 세상이 풍비박산 나는듯 왁자지껄 시끄러운데, 나는 이 아름다운 봄날 가던길 멈춰서서 나뭇가지에 돋는 새순을 한번 만져보고 하늘 한번 올려다 볼수 있는 여유가 있으니 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