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ys/나누고 싶은 이야기

세월아, 내 뒤를 따라오렴

Peter Hong 2018. 6. 20. 12:53

먼길을 돌아와 얼마쯤일까.

산 모퉁이 자갈길에 다리가 무거워서

가던 길을 쉬어갈까 두리번거리지만

내 쉴 마땅한 곳이 보이지 않아

바위 위에 걸터 앉아 노을진 석양을 바라보며

가쁜 숨을 몰아 쉬니

지나온 한평생 너무 허무하다.

젊음의 시절엔 그 세월이 더디 가기에

어서 가자 세월아 재촉도 했었는데

속절없이 변해가는 내 모습에

살아온 지난 일들이

후회와 아쉬움만 더덕 더덕 쌓이고

남은 길은 저만치 눈에 어린다.

걸어온 그 험난한 길 위에

내 흔적은 얼마나 남아 있을까

뒤돌아보니 보잘것 없는 삶이었기에

작은 마음만 미어지는 것 같다.

줄어드는 꿈이라 이 길을 멈춰설 수 없다 해도

육신에 허약함을 어이 감당해야 하나

가는 세월아

너도 쉬엄 쉬엄 쉬었다 내 뒤를

따라 오렴...

  

세월아 세월아 야속한 세월아

이제 따라 가기도 힘이 드는구나.

우리좀 쉬엄 쉬엄 갈 터이니

우린 두고 너만 가거라.

미워할 수도 뿌리칠 수도 없는 세월아

한평생 너 따라 숨 가쁘게 달려오며

미운 정 고운 정 뒤섞인 너와 우리

이젠 우리 두고 너만 가거라.

우리 이 모습 이대로

살아온 세상 뒤돌아보며

너털웃음 깔깔대며 여기 머물러

오래 오래 살고 싶구나

이젠 우린 두고 너만 가거라.

 

~모셔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