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Hong 2018. 3. 8. 09:39

비 오는날,

어린 자녀와

부모가

우산을 맞잡은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면

부모라는

존재의 역할과

숙명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자녀가

어린 경우

왠만한 부모는

아들딸이

비 맞지 않도록

우산을 자식

쪽으로 가져간다.

그러면

아이는 부모를

올려다보며 묻는다.

 

"아빠, 옷 젖었어?"

"아니..."

 

거짓말이다.

부모의

한쪽 어깨는

이미 흠뻑

젖어있다.

 

자식이 세상

풍파를 겪을수록

빗줄기는

굵어지고

축축한 옷은

납처럼

무거워진다.

 

그러는 사이

부모는

우산 밖으로

밀려난다.

조금씩 조금씩

어쩔 수 없이..

 

~ 이기주 / 언어의 온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