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Hong 2017. 11. 20. 15:02

뭘 그렇게 고민하는 거니?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 순간이야.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이야.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야.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돌지 다 바람이야.

 

이 세상에 온 것도 바람처럼

온다고 이 육신을 버리는 것도

바람처럼 사라지는 거야.

 

가을 바람 불어

곱게 물든 잎들을 떨어뜨리듯

덧 없는 바람 불어

모든 사연을 공허하게 하지.

 

어차피 바람일 뿐인 걸

굳이 무얼 아파하며 번민하리.

 

결국 잡히지 않는게 삶인 걸

애써 무얼 집착하리.

다 바람인 거야.

 

그러나 바람 그 자체는 늘 신선하지.

상큼하고 새큼한 새벽바람 맞으며

바람처럼 가볍게

그렇게 살다 가는 게 좋다.

 

- 좋은 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