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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기도

Peter Hong 2017. 10. 6. 13:59

너도 나도

집을 향한 그리움으로

둥근 달이 되는 한가위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럽기를...

 

우리의 삶이

욕심의 어둠을 걷어 내

좀 더 환해지기를...

 

모난 마음과 편견을 버리고

좀 더 둥글어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려니

하늘보다 내 마음에

고운 달이 먼저 뜹니다.

 

한가위 달을 마음에 걸어 두고

당신도 내내 행복하세요.

둥글게!

 

- 이해인 수녀님 산문집 『기쁨이 열리는 창』 中에서 -

 

 

?추석 달을 보며...

 

그대 안에는

아무래도 옛날 우리 어머니가

장독대에 떠놓았던 정한수 속의

그 맑은 신이 살고 있나 보다.

 

지난 여름 모진 홍수와

지난 봄의 온갖 가시덤불 속에서도

솔 향내 푸르게 배인 송편으로

떠올랐구나.

 

사발마다 가득히 채운 향기

손바닥이 닳도록

빌고 또 빌던 말씀

참으로 옥양목같이 희고 맑은

우리들의 살결로 살아났구나.

 

모든 산맥이 조용히 힘줄을 세우는

오늘은 한가윗날

그리운 얼굴.....

헤어져 그리운 얼굴들 곁으로

가을처럼

곱게 다가서고 싶다.

 

가혹한 짐승의 소리로

녹슨 양철처럼 구겨 버린

북쪽의 달, 남쪽의 달

이제는 제발

크고 둥근 하나로 띄워 놓고

 

나의 추석 달은

백동전 같이 눈부신 이마를 번쩍이며

밤 깊도록 그리운 얘기를 나누고 싶다.

 

 

- 문정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