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ys/나누고 싶은 이야기

내나이 가을에서야

Peter Hong 2017. 9. 18. 07:51

젊었을 적

내 향기가 너무 짙어서

남의 향기를

맡을 줄 몰랐습니다.

 

내 밥그릇이

가득 차서

남의 밥그릇이

빈 줄을 몰랐습니다.

 

사랑을 받기만 하고

사랑에 관한 마음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세월이 지나 퇴색의 계절

반짝반짝 윤이 나고 풍성했던

나의 가진 것들이 바래고

향기도 옅어지면서

은은히 풍겨오는 다른 이의

향기를 맡게 되었습니다.

 

고픈 이들의

빈 소리도 들려옵니다.

목마른 이의 갈라지고

터진 마음도 보입니다.

 

이제서야 보이는

이제서야 들리는

내 삶의 늦은 깨달음!

 

이제는 은은한 국화꽃 향기 같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내 밥그릇보다

빈 밥그릇을 먼저 채우겠습니다.

 

받은 사랑 잘 키워서

풍성히 나눠 드리겠습니다.

내 나이 가을에

겸손의 언어로 채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