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ys/나누고 싶은 이야기

새는 날아가면서 뒤 돌아보지 않는다

Peter Hong 2017. 9. 4. 15:04

이미 일어난 생각이 기억되는 것을 우리는 과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아직 일어나지 않는 것을 미래라고 하지요.

과거나 미래는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입니다. 

특히 과거는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우리는 과거에 사로잡혀 괴로워하고 후회하고 그리워하면서 현재의 삶을 망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류시화 시인은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 보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만일 새가 뒤를 돌아본다면 앞을 보지 못해서 장애물에 부딪치거나 제대로 날 수 없을 것입니다.

날아가는 새는 뒤를 돌아보지 않듯이 현재를 제대로 사는 사람은 과거 때문에 괴로워하고 슬퍼하지 않을 것입니다.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나였다.

다시는 세월에 대해 말하지 말자.

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 새에 대해

나는 꿈꾸어선 안 될 것들을 꿈꾸고 있었다.

죽을 때까지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

나는 두려웠다.

다시는 묻지 말자.

내 마음을 지나 손짓하며 사라진 그것들을

저 세월들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는 법이 없다.

고개를 꺾고 뒤돌아보는 새는

이미 죽은 새다.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누구도 아닌 바로 ‘나’입니다.

내 가슴에 상처를 입히고 가버린 것들에 대해 증오, 복수 등을 꿈꾸며 괴로워했던 자신을 돌아보면서 이제 더 이상 과거 때문에 괴로워하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이제 날아가는 새가 뒤 돌아보지 않는 것처럼 내 마음을 지나치며 사라진 과거를 생각하지 않고 세월 앞에서 당당하게 살아가겠다고 마음을 다지고 있습니다.

영화 ‘죽은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카르페 디엠’을 말합니다.

우리말로 ‘현재를 잡아라’는 뜻이지요.

이미 지난 과거나 다가올 미래 때문에 괴로워하거나 불안해하지 말고 현재를 즐기고, 현재 생활에 충실하라는 말씀입니다.

임제선사는 ‘만나는 모든 것을 죽여라’고 말했습니다. 

부처, 조사, 나한 심지어 부모까지도 죽이라는 것은 그들과의 인연에 집착하면 현재를 역동적으로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를 잡을 수 있을 때까지 자신의 생각 속에 있는 과거를 모두 죽이라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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