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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시

Peter Hong 2017. 6. 1. 17:13

어쩌면 미소짓는 물여울처럼

부는 바람일까?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언저리에

고마운 햇빛은 기름인 양 하고,

 

깊은 화평의 숨 쉬면서

저만치 트인 청청한 하늘이

성그런 물줄기 되어

마음에 빗발쳐 온다.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또 보리밭은

미움이 서로 없는 사랑의 고을이라

바람도 미소하며 부는 것일까?

 

잔 물결 큰 물결의

출렁이는 비단인가도 싶고

은 물결 금 물결의

강물인가도 싶어

 

보리가 익어가는

푸른 밭 밭머리에서

유월과 바람과

풋보리의 시를 쓰자.

맑고 푸르른 노래를 적자.

 

- 김남조 -

 

 

6월입니다.

향기 품었던 5월의 길섶에

차례로 풀잎을 내리고

차분히 나를

초록의 큰 나무로 만들어 갈

싱그러운 낱말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꽃길을 걸었고

향기를 품었으니

넉넉히 푸근해도 좋을

그대의 향긋한 가슴에

찰랑이도록 푸르고

넘치도록 싱싱한 날들이

팔랑이는 유월 되세요.